나누고 재활용하고...노르웨이 자연순환 정수 '옌브루크'
[특파원 생생통신] 노르웨이 자원순환 중심 ‘NLM 옌브루크’를 가다 #1 자원 봉사로 이뤄지는 지역 사회의 자원 순환모델 지구 구하고 이웃 돕는 미니멀라이프 ‘재사용’ 실천 함께 나누며 국적 초월한 소통의 장 만들어
[고양신문] 기후위기 시대, 전 세계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와 순환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그중에 높은 수준의 환경 의식을 자랑하는 북유럽 노르웨이에는 독특한 자원 순환 모델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노르웨이 곳곳 지자체 시청 앞에는 자원을 나누고 재활용하는 다양한 시설들이 즐비하다. 운동기구나 공동으로 사용 가능한 스키, 등산 용품 등을 함께 나누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재활용하는 자원 순환 모델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노르웨이에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 모델을 대표하는 곳이 노르웨이 전역에 위치하고 있는 ‘NLM 옌브루크(NLM Gjenbruk)’ 자원 재활용센터다. NLM은 'Norsk Luthersk Misjonssamband(노르웨이 루터교 선교회)'를 뜻한다.
노르웨이어로 '재사용'을 뜻하는 옌브루크(Gjenbruk)는 비영리 단체로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되고 있다. 단순한 중고 매장을 넘어, 지역 사회의 자원 순환과 글로벌 사회 공헌을 완벽하게 결합한 노르웨이식 친환경 모델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인근 남부도시 오스(Ås)에 위치한 자원재활용센터 'Ås NLM 옌브루크(NLM Gjenbruk)'를 찾았다. 화, 수, 목, 토요일 주 4회 운영되는 재활용 매장에는 재활용 물품을 기부하려는 사람들과 저렴한 재활용 물품을 찾아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로 붐빈다.
대학도시 오스(Ås) 재활용센터에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의류, 가전제품, 가구, 책, 장난감 등 다양한 잡동사니들이 넘쳐난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은 물품기부들의 따듯한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
NLM 옌브루크(Gjenbruk)의 서적 관리자 데이비드 스미스(David M Smith, 86세)씨를 만나 자원 순환과 중고 물품의 순환 운영방식을 들어봤다. 데이비드는 웃는 얼굴로 맞아주었다.
노르웨이의 친환경 실천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NLM 옌브루크(Gjenbruk) 자원봉사자를 만나 개인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NLM 옌브루크의 전반적인 운영 모델과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저희는 노르웨이 루터교 선교회(NLM)가 소유한 자선 상점 네트워크로, 전국에 37개의 ‘재사용(Re-use)’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핵심 가치는 ‘온 세상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고(세상을 구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것(지구를 구하는 것)’입니다. 현재 북부에서 남부까지 전국 각지에서 1800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참해 의류, 가구, 책, CD, DVD 등을 수거하고 재활용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령의 자원봉사자들과 재능 기부로만 운영된다고 들었는데.
(웃음) 고령의 자원봉사자분들만 계신 것은 아닙니다. 우리 매장에는 80세 정도의 ‘젊은’ 자원봉사자분들도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웃음). 우리는 기독교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함께 일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난민, 외국인 유학생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환영하는 선교사 같은 공간이자, 이웃들이 교류하며 숨겨진 보물을 찾는 ‘소통의 장’입니다. 매장 운영으로 창출된 수익이 전 세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쓰인다는 보람이 이들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기입니다.
❚기증품 수집부터 매장 전시까지의 순환 과정이 궁금하다.
기증된 모든 물품은 엄격한 분류 과정을 거칩니다. 간혹 기증품이라는 이유로 무엇이든 다 팔 수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철저히 ‘판매 가능한 가치가 있는 물품’만 선별합니다.
예를 들어 책이나 의류 중 낡고 해진 것은 과감히 폐기합니다. 도서의 경우, 독서 모임용 책은 수량이 너무 많고 인기가 떨어지며, 오래된 고전 작가의 시리즈는 현대 인기 작가의 책에 밀리곤 합니다. 반면 아동 도서는 아무리 오래된 작가의 작품이라도 상태만 좋으면 거의 다 환영받습니다.”
❚ 골동품이나 고가품이 들어왔을 때 가격 책정 기준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거의 모든 품목의 가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합니다. 저희 직원들은 의류, 그림, 도자기, 보석류 등 대부분의 품목 가격을 추정하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은 제품의 경우, 제품 그대로 파는 것보다 녹여서 은 원자재로 판매할 때 가치가 더 높다면 그렇게 처리하기도 합니다.
필요한 경우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에게 감정을 의뢰합니다. 최근에는 내부에 연대가 표시된 오래된 케이스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 들어와 전문가에게 문의했는데, 아쉽게도 가짜로 판명된 재미있는 일화도 있었습니다(웃음).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최종적으로 어디에 사용되나.
수익금은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 15개국의 선교 활동과 노르웨이 국내 기독교 활동을 지원하는 재원으로 쓰입니다. 현지 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을 전할 뿐만 아니라, 지역 교회 지도자 및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교육(학교·유치원), 의료 서비스(병원·진료소), 에너지, 식수, 농업 개발 등 소외계층을 전인적으로 돕는 프로젝트에 전액 사용됩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어린이를 돕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1. 노르웨이 자원 순환의 중심 ‘NLM 옌브루크(Gjenbruk)’를 가다 #1
2. ‘NLM 옌브루크(Gjenbruk)’ 가다 #2 - 중고 도서재활용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