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BMC, 고양서 5년내 코스닥 상장사 배출할 것”
[특별인터뷰] 성정석 동국대BMC 부총장 겸 경기 라이즈 단장
양한방병원·약학대학·바이오학과 집적 강점
지자체 최대규모 4개대학 라이즈컨소시엄 주관
경기북부 바이오혁신 생태 핵심축으로 나서
“국책사업 유치위한 적극 행정지원 필요”
[고양신문] 고양시는 그동안 테크노밸리 조성과 앵커기업 유치 등을 통해 자족도시 기반을 다져왔지만, 경기남부에 집중된 첨단산업 클러스터와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지역에 집적된 대형 병원과 대학, 연구 인프라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일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은 동국대학교 바이오메디캠퍼스(이하 동국대BMC)가 경기북부 바이오 혁신 생태계 구축의 핵심 축으로 나서고 있다. 동국대BMC는 지난해 부총장 제도를 신설하고 대외협력처장과 비서실장을 역임한 성정석 교수를 초대 부총장 겸 경기라이즈(RISE) 앵커사업단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10여 년간 교육·연구 역량을 축적해 온 캠퍼스가 지역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지산학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양·한방 병원과 약학대학, 바이오 관련 학과들이 집적된 동국대BMC. 성정석 부총장을 만나 고양시 바이오 산업의 가능성과 경기북부 혁신 생태계 구축 구상을 들어봤다.
▍동국대병원은 친숙하지만 동국대BMC는 낯설다.
주민들 눈에는 큰 병원 건물이 먼저 보여 낯설게 여길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 역시 밖으로 드러내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다. 내부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연구 역량을 비축하는 숨 고르기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부총장 제도가 신설되고 제가 책임을 맡으면서 학교 기조를 ‘공격적인 외연 확장’으로 전환했다. 내실을 바탕으로 학교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우리 캠퍼스가 중심이 되어 지역 산업을 견인하는 경기북부의 ‘바이오 실리콘밸리’를 일궈내겠다는 각오다.
동국대는 최근 주요 대학평가에서 종합 8위까지 급부상하며 명문 사학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일산에 있는 바이오메디캠퍼스는 지방의 별도 분교가 아니라, 서울 본교의 유망 학과들이 그대로 내려온 ‘이원화 캠퍼스’다. 졸업장도, 교수진도, 예산도 서울과 완전히 같다. 그렇다 보니 경기북부 전체를 통틀어 입학 커트라인이 가장 높다. 전국 최고 수준인 약학대학이 중심을 잡고, 63년 역사의 생명과학과와 전국 두 번째 전통의 융합식품생명공학과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이러한 자산 바탕에는 인근 식사동 주민들과의 끈끈한 상생 역사도 자리한다. 대학의 성장 축이 고양시 식사지구의 발전과 정확히 궤를 같이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부터 기틀을 닦고 2014년 상영바이오관이 완공되면서 식사지구의 활력과 맞물려 돌아갔다. 당시 동국대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인근 상가 분들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창업 장학금을 대주셨을 만큼 깊은 애정을 보내주셨다. 현재 우리 병원 식구들과 학생, 연구 인력까지 약 3000명의 동국 가족이 식사동에 상주하며 지역 경제의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의 교육 인프라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나.
물론이다. 동국대BMC는 연구와 대학 교육만 하는 차갑고 딱딱한 공간이 아니다.
특히 고양시 젊은 엄마들은 우리 캠퍼스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교육 자원에 관심이 많다. 과기정통부가 지정하고 동국대가 운영하는 과학영재교육원이 대표적이다. 우리 지역 아이들이 멀리 갈 필요 없이 최고 수준의 교수진 밑에서 창의력과 과학적 잠재력을 깨울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지역 학부모들이 동국대BMC를 친근하게 찾고 높은 수준의 교육 거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소통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고양시가 향후 바이오 사업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는.
삼성 본사가 있는 강남역부터 수원, 기흥, 평택으로 이어지는 경기 남부의 반도체 라인을 고양시가 부지를 제공한다고 해서 바로 가져오기는 어렵다. 특히 고양시는 규제가 많고 산업 물량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바이오메디컬 분야는 다르다.
바이오메디 산업은 지식 집약적 산업이라 오염물질 배출이나 수질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롭고, 고학력 인프라가 풍부한 고양시 인구 구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고양시는 메이저 병원 6개와 대학들을 가지고도 이 보물들을 엮어낼 사령탑이 없었다.
이를 전환하기 위해 교육부가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을 지자체로 넘기는 ‘라이즈(RISE) 사업’을 시작했고, 동국대BMC가 경기 북부의 사령탑(앵커 주관 대학)을 꿰찼다. 파주 서영대, 김포대, 고양 농협대를 하나로 묶어 경기도 최대규모의 4개 대학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이다.
▍'동국대 경기 라이즈 사업단'은 어떤 활동을 구체적으로 펼치고 있나
우리 동국대 경기 라이즈 앵커 사업단은 지난해 부총장제 신설과 함께 지산학 협력의 사령탑으로 공식 출범했다. 출범 직후부터 저희는 단순한 계획 수립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실행에 돌입했다.
현재 사업단은 매주 컨소시엄 참여 대학(서영대·김포대·농협대) 및 고양시 실무진과 정기적인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기술 매칭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학이 가진 바이오 분야 첨단 장비를 지역 중소기업들이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 인프라를 구축했고, 기업의 애로 기술을 교수와 매칭해 해결하는 '원스톱 기술 클리닉'을 매달 상시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이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 인력을 원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업 맞춤형 바이오메디 전문 인력 양성 교육 과정을 신설해 현재 1기 교육생들을 집중 훈련시키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고양시의 융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엔진은 이미 풀가동 중이다.
▍라이즈 사업 성공을 위해 고양시에 요구하는 역할은.
고양시 자체의 지원금을 넘어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해야 한다. 국가 사업 유치는 철저한 경쟁이다. 대학과 지역 산업체가 타 지자체와 경쟁할 때 고양시가 든든하게 행정적 뒷받침을 해줘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지자체와 대학이 원팀이 돼 수백억원 규모의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고 사업을 고양시로 가져와야 지역 경제에 훈풍이 불 수 있다.
▍최근 AI 전공자들을 신임 교수로 대거 영입했다. 어떤 복안인가.
생존을 넘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 기업의 약 40% 이상이 바이오 기업인데, 그 핵심 기술 속을 들여다보면 다 AI가 들어가 있다. 미래 바이오는 이제 AI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생성형 AI 자체를 만드는 건 대기업 영역이지만, 이를 바이오 의료분야에 접목해 가치를 창출하는 건 어느 대학보다 우리 캠퍼스가 가장 잘할 수 있다. 이미 우리 캠퍼스는 생명과학과의 데이터 예측 분석, 식품공학의 공장 로봇 자동화(피지컬 AI), 환경학의 위성 기반 농업 AI, 의생명공학의 줄기세포 연구 등 전 분야에 최첨단 AI를 도입했다.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원천 기술들이 AI라는 강력한 날개를 달고 실제 산업화 현장으로 빠르게 이어지도록 지산학 협력 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 제 역할이자 우리 캠퍼스의 핵심 방향이다.
▍ 라이즈 앵커 사업단이 5년 뒤 시민들에게 보여줄 성적표는 어떤 것인가.
숫자로 확실하게 증명할 것이다. 우리 사업단이 보육하고 기술을 지원한 기업 중에서 5년내에 코스닥 상장 기업(IPO)을 최소 1개 이상 배출하는 것이다.
대학과 기업, 대형 병원의 임상 연계 클러스터를 완벽하게 구축해 고양시를 경기 북서부권의 창업 총괄 본부로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이 목표의 끝은 결국 청년들의 ‘지역 정주’다.
지금 우리 연구실의 우수한 석·박사급 졸업생들이 공부는 고양시에서 하고, 취업은 일자리가 없어 경기 남부 판교와 화성 등 연구소로 대거 떠나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
경기 서북권에 대기업 연구소 못잖은 탄탄한 바이오 생태계를 완성해, 우리의 미래 인재들이 일산과 고양시에 머물며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선순환의 신화를 반드시 동국대의 이름으로 증명해 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