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호국보훈의 달,
고양시 보훈정책을 다시 묻는다

[기고] 박철홍 고양시보훈단체협의회 부회장

2026-06-24     박철홍 고양시보훈단체협의회 부회장
 박철홍 고양시보훈단체협의회 부회장

[고양신문]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고양특례시의 보훈정책을 다시 돌아본다. 고양시에는 65세 이상 보훈 자격 대상자 약 920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유공자 상당수가 80~90대 고령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훈대상자와 그 가족의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이제 107만 특례시의 위상에 걸맞은 예우가 이뤄지고 있는지 차분히 살펴볼 때다.

현충일인 지난 6일, 일산서구 덕이동 현충공원에는 민경선 고양시장 당선인이 이른 시간 참배를 다녀갔다. 임기 시작 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앞에 예를 갖춘 모습은 의미가 있었다. 선거 과정에서 보훈단체의 목소리를 들은 만큼, 그 현장의 요구가 민선 9기 시정의 주요 과제로 이어지길 바란다. 보훈은 기념식의 의전이 아니라 도시가 지켜야 할 책임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독립운동가, 6·25와 월남전 참전유공자, 전몰군경 유족과 미망인, 상이군경, 무공수훈자, 고엽제 피해자, 특수임무유공자 등 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서 있다. 보훈은 생활 복지와 출발점이 다르다. 국가를 위한 희생에 공동체가 공적 예우로 답하는 일이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이 제도와 행정으로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는지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보훈기본법과 고양시 관련 조례의 취지를 고려하면 지방자치단체도 보훈대상자 예우와 보훈단체 활동 기반을 넓힐 책임이 있다. 현재 고양시의 9개 보훈단체는 6곳에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공간이 분산돼 있다 보니 상담, 복지 연계, 단체 활동, 교육과 교류가 유기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다. 보훈대상자와 보훈가족이 한 곳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고, 보훈단체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통합 고양시 국가유공자 보훈회관이 필요한 이유다.

보훈명예수당 현실화도 중요하다. 고양시는 65세 이상 국가보훈대상자에게 월 7만원, 만 80세 이상 참전유공자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수원·화성·성남·용인 등 주요 도시가 지급 대상과 금액을 넓히는 흐름과 비교하면 고양시도 연령 기준과 지급 수준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보훈명예수당은 국가유공자에게 “이 도시가 당신의 헌신을 기억한다”고 전하는 직접적인 행정의 언어다.

행정 조직 보강도 필요하다. 고양시 보훈업무는 복지정책과 내 보훈지원팀이 맡고 있다. 대상자는 많고 상당수는 고령이거나 상이 등급을 가진 국가유공자다. 여성과 노인, 장애인, 아동 복지 분야처럼 보훈도 전문성과 지속성이 필요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할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보훈정책은 수당 지급과 단체 지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과 청소년이 생활 속에서 역사와 희생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될 때 보훈은 살아 있는 교육이 된다. 그런 점에서 일산문화광장을 보훈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현재 설치된 고양독립운동기념탑과 공훈비, 고양시 6·25전사자 명비, 평화의 소녀상과 연계해 독립운동사와 6·25 기록, 청소년 역사교육 콘텐츠를 담고 고양시 관광 콘텐츠까지 접목한다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찾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민경선 당선인에게 바란다. 보훈은 남는 예산으로 챙기는 일이 아니다. 민선 9기 고양시는 보훈명예수당 현실화, 통합 보훈공간 마련, 보훈단체 운영 지원 확대, 보훈대상자와 가족을 위한 복지·일자리 연계, 전담 조직 강화를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에만 기억하는 보훈이 아니라, 1년 365일 존중받는 보훈도시 고양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앞에 고양시가 드릴 수 있는 진심 어린 예우이며, 107만 특례시가 갖춰야 할 품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