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루 노젓기 응원' 노르웨이 8강 진출 '새역사'

[북유럽 생생통신] 월드컵 8강 진출하던 날 16강전 앞두고 12시간 전부터 공동응원 월드컵 예선 경기부터 공공장소 모여 응원 곳곳에 축구장, 핸드볼과 함께 최고 인기

2026-07-06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고양신문] 루루루(Ro! Ro! Ro!).
북유럽의 밤하늘을 뒤흔든 노르웨이 바이킹의 축구응원이 오슬로 전역을 삼켰다.

북중미 월드컵 진출 축하행사가 열린 시청사 앞 광장이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28년 만에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꺾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노르웨이의 월드컵 응원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노르웨이 축구 영웅, 엘링 브레우트 홀란의 북소리에 맞춰, 선수들이 바이킹 노젓는 응원을 하고 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 보도화면 캡처

현지시각 5일 밤 11시 북중미 월드컵 노르웨이- 브라질 축구 경기를 앞두고 12시간 전인 정오부터 오슬로 왕궁 앞 칼요한 거리, 시청사 앞 등에서는 월드컵 축구 공동응원을 위해 붉은색 바탕의 청색 십자가 모양의 노르웨이 국기 응원 옷을 입은 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노르웨이-브라질 월드컵 16강전 경기를 12시간 앞두고, 왕궁앞 칼요한 거리에 팬들이 공동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는 5월 월드컵 예선 경기부터 축구 대표팀의 피오르드(Fjord) 바이킹 출항을 시작으로 자국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이면 공공 장소에 모여 북소리와 함께 "루루루(Ro! Ro! Ro!)" 소리를 내며 바이킹 노젓는 응원을 진행했다. 

노르웨이-브라질 월드컵 16강전 경기를 12시간 앞두고, 왕궁앞 칼요한 거리에 팬들이 공동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바이킹 노젓기 응원은 노르웨이 국회의사당에서 국회의원들이 모여 의회 회의 전에 함께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며 세계적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또한 노르웨이 각 지자체마다 시청 문화센터, 마을 문화의집, 극장 등의 공공장소에 모여 진행하는 바이킹 응원은 대한민국의 붉은악마 응원을 방불케하는 열정적 응원으로 노르웨이 문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스(Ås) 지차체, 월드컵 공동응원 홍보자료가 도서관 디지털 광고화면에 게시되고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대형스크린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축구, 진짜 경기장에 온 듯한 생생한 감동'이라는 응원 문구와 함께 공동응원을 장려하는 모습이 노르웨이의 축구 열기를 실감하게 한다.

노르웨이 불칸지구 푸드코너 주변에 정오부터 응원객이 모이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라질과의 16강전 경기를 보기 위해 늦은 밤 오슬로 시청 앞 광장, 칼요한 거리, 불칸 세계 푸드코너 등 오슬로 곳곳에서는 경기 시작 수시간 전부터 수천 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에도 축구 열기와 백야현상으로 그리 어둡지 않았다.

오슬로 불칸지구 대현 스크린 앞에서 노르웨이-브라질 경기를 보고 있는 응원객 - 자정의 시간에도 백야현상으로 어둡지 않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붉은색과 청색이 어우러진 노르웨이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은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남미의 강호 브라질과의 경기를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 경기가 끝날 무렵 엘링 홀란의 연속골로 승리가 눈앞에 보이자 축제의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 오슬로 불칸지구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바이킹의 노젓기 떼창 응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르웨이의 승리를 확정짓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누구나 할 것도 없이 얼싸안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실시간 생중계된 경기를 지켜본 응원객들은 “노르웨이의 역사적인 순간에 서 있다”며 “우리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이기고 8강에 가다니 꿈만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르웨이 공영방송에 소개된 브라질전 바이킹 응원 모습. 엔알코(NRK) 보도화면 캡처

한편,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에서는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며, 화려한 삼바 축구를 구사하는 브라질을 상대로, 노르웨이는 단단한 조직력과 강인한 피지컬을 앞세운 북유럽식 조직력으로 승리를 할 수 있었다며 기쁜 소식을 전했다.

한편 이날 16강전 경기에는 노르웨이 왕실의 왕위 계승 서열 2위 잉그리드 알렉산드라(Ingrid Alexandra) 공주가 응원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르웨이 에링 홀란의 첫골이 터지자 기뻐하는 노르웨이 잉그리드 알렉산드라 공주(맨오른쪽).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자정을 지나 노르웨이 월드컵 축제의 물결은 밤새 이어졌다. 경기 후 에링 홀란은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와의 인터뷰에서 기쁨을 눈물을 흘리며 "저도 응원의 거리에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분위기에 함께 휩쓸리고 싶어요. 오늘은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멋진 날 중에 하나예요. 노르웨이 국민 모두가 즐겨야 해요" 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 엘링 홀란은 2골을 추가해 경기 승리의 주역이 됐고, 월드컵 개인통산 득점도 7골로 늘려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르웨이 생활체육에서 축구의 인기는 핸드볼과 함께 최고로 뽑힌다.

노르웨이 오스(Ås) 지역 학교 학생들의 축구경기 모습.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학교 운동장과 실내 경기장은 축구열풍을 실감하게 한다.

노르웨이 드뢰박(Drøbak) 지자체의 체육관과 왼쪽 축구경기장에 노르웨이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숲과 섬, 피오르드를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축구장을 볼 수 있다. 로포텐(Lofoten) 지역의 마을은 작은 섬 하나 전체가 축구 경기장이다. 송네 피오르드 마을 곳곳을 다니다보면 수백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도 축구경기장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노르웨이 아울란드 피오르드(Aurland Fjord) 인근 작은 마을, 600m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 축구장이 보인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지차체 곳곳 공공체육시설의 축구 열기가 이번 월드컵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루루루" 바이킹들의 노젓는 떼창 응원 열기가 오늘도 북유럽의 여름 백야의 밤하늘을 수 놓고 있다.  한편 노르웨이는 8강전에서 잉글랜드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