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성심당’ 꿈꾼다…K-콘텐츠 체험공간 ‘소리야노래연습장’

30여 년 노하우 담아 참전용사 후손과 문화교류 K-푸드까지 확대, 한국 문화 경험 '체류형 플랫폼' 계획

2026-07-28     김찬미 객원기자

7층 전체 200평에 24개 테마룸으로 꾸며
드라마·뮤직비디오 등 40여 편 로케이션
K-드라마 보고 왔다가 K-팝 부르고 간다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도 반한 체험 공간
촬영 명소 넘어 K-컬처 대표 랜드마크로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참전용사들의 후손들로 구성된 합창단원들이 화정에 있는 소리야를 찾아 K-팝을 부르며 한국의 노래방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양신문] 노래연습장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생활문화 공간이다. 회식의 끝에서,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혹은 혼자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까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반면 외국인에게 노래연습장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화면으로만 접했던 한국인의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덕양구 화정 로데오거리에 자리한 ‘소리야’는 바로 그 접점에서 출발한다. 단순한 노래연습장을 넘어 K-콘텐츠를 실제 경험으로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 입구 벽면에는 이곳을 거쳐 간 드라마와 방송인들의 흔적이 빼곡하고, 스퀘어 조명을 따라 내부에는 24개의 테마룸이 이어진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온돌방, 객석처럼 단 차를 둔 시네마 룸, 각각의 콘셉트는 서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 장면. 출처 = 소리야 블로그

이곳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한국적인 미’다. 붓글씨의 필획과 먹의 번짐을 형상화한 한글 로고부터 한국화 벽면과 전통적인 색감까지, 곳곳에 한국의 정서를 녹여냈다. 이 같은 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소리야의 시작은 1992년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40평 남짓한 작은 지하 노래연습장이었다. 이후 30여 년간 쌓아온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5년 화정에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브랜드명 ‘소리야’에는 ‘널 부르는 소리야’라는 뜻이 담겨 있다. 사람을 향해 다가가는 즐거운 소리, 가족과 이웃에게 감동을 전하는 소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안전과 청결, 이용자의 편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 꾸준히 시설에 투자해 온 운영 철학 역시 이곳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밑바탕이다.

김용일 대표는 “노래연습장 역시 K-팝과 한류를 담아낼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외국인이 한국에 왔다는 느낌을 공간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징을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방송가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슬기로운 의사생활’, ‘함부로 애틋하게’를 비롯해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예능 프로그램 등 40여 편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촬영이 끝난 뒤에도 이곳은 또 다른 체험 콘텐츠가 된다. 한쪽에 마련된 시네마형 카페에서 드라마 속 장면을 감상한 뒤 실제 촬영 공간을 둘러보는 동선까지 갖춰 화면 속 장면이 현실의 경험으로 이어진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 장면. 출처 = 소리야 블로그

최근에는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이 이곳을 찾으며 공간의 의미를 한층 더했다. 강뉴합창단은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했던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참전용사들의 후손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국회 공연에서 이들의 무대를 본 김 대표는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들을 초청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한국처럼 누구나 쉽게 노래연습장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BTS의 노래와 로제의 APT를 함께 부르며 K-팝을 즐겼고, 장구와 북, 가야금 등 전통 악기도 직접 체험했다. 그렇게 이곳은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무대가 됐다. 김 대표는 “언어는 달라도 음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뒤 단원들은 한국어로 “사랑합니다”, “우리 함께 행복합니다”를 노래로 전했고, 그는 “짧은 노래였지만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 단원들이 소리야를 찾은 기념으로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평소 수년째 밥차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김 대표의 나눔 철학도 운영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외국인 방문객에게는 음료와 다과를 건네며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장구와 북·가야금 등 전통 악기를 누구나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비치해 두었다.

개업 이후 12년 동안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운영해 온 점도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얻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청소년 이용객이 많은 만큼 지역 맘카페에서는 ‘아이들만 보내도 안심되는 노래연습장’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의 시선은 작은 공간을 넘어 지역문화로 향한다. 방송·영상 인프라가 풍부한 고양시에는 K-콘텐츠가 만들어지는 현장은 많지만, 외국인이 머물며 한국의 생활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나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전통 악기 체험과 한복·갓 포토존, 떡볶이와 라면을 직접 만들어 먹는 K-푸드 체험 등을 더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의 일상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체류형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젊은 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가 이달 초 소리야노래연습장을 찾아 김용일 대표와 기념촬영을 했다.

“대전에 성심당이 있듯, 고양에 오면 꼭 들르는 곳이 ‘소리야’가 되었으면 합니다. K-팝과 K-드라마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생활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은 이제 보는 즐거움을 넘어 직접 경험하는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화면 속 한국을 현실의 경험으로 잇는 작은 시도는 오늘도 화정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소리야노래연습장]
위치 : 고양시 덕양구 화신로260번길 47 첼시빌딩 7층
전화 : 010-5678-1220 

<K-DRAMA 촬영>
연애 혁명 7화, 9화, 17화 (박지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11화, 시즌2 5화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전미도, 김대명)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4화 (박은빈)
3인칭 복수 7화 (신예은)
함부로 애틋하게 13화 (수지, 김우빈)
간 떨어지는 동거 4화 (혜리, 장기용) 외 40편 이상 촬영

<아이돌 콘텐츠 촬영>
QWER 방과 후 노래방 편
N.flying 진짜가 나타났다 LIVE VER.
임창정 우리가 사랑한 노래 - 소주 한 잔
송하예 노래방 라이브 - 니소식
BTOB 집으로 가는 길 M/V

K-드라마 쵤영지 소리야 블로그 첫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