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천억 '백마역세권 사업', 고양도시관리공사 업무보고에 재등장 '논란'
제10대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 "시장 승인 없는 위법적 보고" 질타 B/C 0.463 불과·상습 침수구역 누락 등 경제성·안전성 부실 검토 의혹도 도마 위
[고양신문] 지난 9대 고양시의회에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았던 1조3000억원 규모의 '백마역세권 개발사업(고양일산 OO 개발사업)'이 제10대 의회 첫 업무보고에 주요 추진 사업으로 다시 올라와 절차적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 승인도 없이 의회에 상정"… 절차 무시한 공사 행태 질타
지난 7월 22일 열린 제10대 고양시의회 제306회 임시회 건설교통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고양도시관리공사는 해당 사업을 주요 추진 계획으로 보고했다. 이에 대해 김학영 건설교통위원장은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김 위원장은 해당 사업이 지난 3월 의회에 제출됐으나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계류돼 사실상 폐기된 사안임을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방공기업법」 제54조를 근거로, 공사가 다른 법인에 출자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고양시장)의 승인을 받아 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폐기된 안건을 진행 중인 업무로 보고하는 것은 선후관계가 잘못된 것"이라며 "지방공기업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경호 고양도시관리공사 도시교통본부장은 "시장님 정책 결정을 먼저 받았어야 했는데 아직 그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선후관계의 오류를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업을 하고 싶은 게 공사의 희망"이라고 해명해 조직 독단으로 의회에 안건을 올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강승필 고양도시관리공사 사장은 "시의 의견을 받고 절차가 진행되면 다시 보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전임 임기 말 강행된 '1.3조 깜깜이 사업'… "일산 와이시티 사태 판박이"
이 사업은 고양시 백마역 주변 약 26만 평(88만7332㎡) 부지에 4330~45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하는 대규모 민관합동 개발 프로젝트다.
고양도시관리공사가 50.1%, 민간사업자가 49.9%의 지분을 출자해 자본금 51억원의 특수목적법인(PFV)을 설립하는 방식이며, 총사업비는 1조3701억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안건은 전임 시장 임기 말이었던 지난 3월 의회에 제출될 당시부터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안건명이 '고양일산 OO 개발사업'으로 명시돼 제출된 것은 물론, 상임위원회 회의 직후 시 담당 부서가 '보안'을 이유로 배포했던 자료를 전량 회수해 가면서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당시 시의회 안팎에서는 이 사업이 과거 임기 말에 무리하게 추진돼 막대한 후폭풍과 특혜 의혹을 낳았던 '일산 와이시티(Y-City)' 사태와 판박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B/C 0.463 불과… 상습 침수구역 대규모 아파트 건립 비판
해당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과 안전성 결함 문제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임시회에서 이해림 의원은 "타당성 검토 결과 수익성지수(PI)는 0.98로 나오지만, 비용편익분석(B/C)은 0.463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짐에도 공공이 나서서 추진하는 배경을 추궁했다.
또한, 이 의원은 개발 예정지 26만 평 중 약 1만 평이 2023년 자연재해종합계획서상 우기 시 '상습 침수구역'으로 명시된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당 일대를 개발하려면 재해지역 복토, 제방 축조, 저류지 조성 등에 막대한 추가 비용이 소요될 텐데, 타당성 검토 결과에 이러한 항목들이 누락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00% 공공개발도 아니고 49 대 51의 지분으로 상습 침수구역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겠다는 발상이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묻고 싶다"며 민간 참여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특혜 소지를 원천 차단하고 개발이익이 고양시민에게 돌아가야 함을 역설했다.
백마역 인근 주민들 역시 출퇴근 시간대 풍동 2지구 난개발 여파로 인한 극심한 교통 체증을 호소하며, 제대로 된 인프라 확충 없는 4500세대 추가 건립 계획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