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주악부터 쌍화차까지
조리명인에게 배우는 ‘전통의 맛’
윤영실레시피, 전통 음식 전문가 1·2급 과정 수강생 모집 떡·한과·청·음료 실습 중심, 민간자격 취득 과정과 연계
[고양신문] 개성주악과 약과, 곶감단지, 다식, 수정과, 식혜, 쌍화차까지.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필요한 우리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면서 전문성을 키우는 교육이 고양시에서 열린다.
일산동구 성석동 윤영실레시피 요리연구소가 우리 전통 음식의 가치를 잇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통 음식 전문가 과정 1급·2급’ 수강생을 수시 모집한다.
이번 과정은 대한민국 조리명인 제54호 윤영실 원장이 20여 년간 한식과 궁중음식, 고조리서를 공부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수강생이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음식을 완성하는 실습 중심 수업으로, 전통 떡과 한과부터 청과 음료까지 단계별로 익힌다. 교육 수료 후에는 관련 민간자격 취득 과정과 연계된다.
전체 교육은 2급과 1급을 합쳐 10주 분량의 커리큘럼으로 짜였다. 먼저 2급 과정에서는 곶감단지를 비롯해 호두강정, 증편, 쑥개떡, 다식, 구름떡 등 대표적인 전통 떡과 한과를 배운다.
이어지는 1급 과정에서는 개성주악과 개성약과, 인삼편정과, 배진저청, 대추차, 쌍화차, 흑임자설기 등으로 범위를 넓힌다. 음식별 재료의 성질과 조리 순서, 맛을 내는 방법을 직접 익히고 전통 음식에 담긴 조리 원리까지 배운다.
개성주악과 약과처럼 온도와 반죽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품목은 조리 과정의 차이를 세밀하게 살피고, 청과 음료는 재료 손질과 배합에 따른 맛의 변화를 익힌다. 전통 음식을 처음 접하는 수강생도 기초부터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1급은 2급 자격 취득 후 참여할 수 있다.
수업은 직장인과 주부 등이 참여하기 쉽도록 주중반과 주말반으로 나뉜다. 각 급수는 5주 분량으로, 주중반은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5회, 주말반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5회 집중수업으로 운영된다.
제사상 궁금증에서 시작된 20년 한식 공부
강의를 맡은 윤영실 원장의 한식 공부는 결혼 후 집안의 제사와 차례 음식을 준비하면서 시작됐다. 음식을 차릴 때마다 ‘왜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지’, ‘우리 음식에는 어떤 법도와 이야기가 담겼는지’ 궁금증이 하나둘 쌓였다.
30대 후반 한식조리학원을 찾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학원장의 권유로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에 도전해 한 번에 합격했다. 이후 궁중음식연구원으로 더 깊이 공부했다. 약 10년 전부터 ‘산가요록’ 등을 비롯한 옛 조리법을 익히고 궁중음식 관련 교육을 거쳐 궁중음식체험지도사 자격도 갖췄다.
오랜 공부 끝에 윤 원장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 개성 지역 향토음식인 ‘개성주악’이다. 찹쌀가루와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반죽한 뒤 기름에 지지고 조청을 입혀 만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지만 반죽 상태와 발효, 기름 온도와 조리 시간에 따라 맛과 식감이 크게 달라져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다.
윤 원장이 만든 개성주악은 제23회 한국음식관광박람회 한국음식 전시경연 부문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받았다. 2021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한국음식전시경연 퓨전한식 부문 단체전 금상,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도 수상했고 이후 대한민국 조리명인 제54호에 이름을 올렸다.
파주시농업기술센터 요청으로 파주장단콩웰빙마루체험관에서 한식 디저트 교육을 맡아 녹두메시루떡과 흑임자구름떡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도 가르쳤다.
20년 쌓은 조리 노하우, 이제 수강생에게
윤영실레시피는 이번 과정을 전통 음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자격 취득이나 관련 분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해진 조리법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재료의 특성을 이해한 뒤 직접 맛을 완성하는 데 무게를 뒀다.
윤영실 원장은 “우리 전통 음식에는 오랜 시간 이어온 조리의 지혜와 정성이 담겨 있다. 개성주악이나 약과처럼 익숙한 음식도 재료와 온도, 만드는 순서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20여 년 동안 한식과 궁중음식을 공부하면서 얻은 경험을 나누고, 수강생들이 우리 음식을 제대로 만들고 알리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 장소는 일산동구 진밭로 119 윤영실레시피 요리연구소다. 수강생은 수시 모집한다. 교육 일정과 등록 방법은 전화(031-975-3881)로 문의하면 된다.
제사상을 차리면서 품었던 작은 궁금증에서 출발한 윤 원장의 한식 공부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전통의 맛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성주악 한 알과 차 한 잔에 담긴 옛 조리의 지혜를 배우고, 다시 우리 음식을 이어갈 사람을 키우는 것이 이번 전문가 과정이 품은 또 하나의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