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3개월만에 장기휴장...공릉천 파크골프장 '입지의 한계'
[현장체크] 지난 3월 문 연 파크골프장 운영 중단 이유는
가로 펜스는 눕혀놓고, 세로 철망은 제거
초기부터 제기된 ‘부적절한 부지’ 현실로
체육정책과 “수요 급격히 증가” 고민 토로
[고양신문] 지난 3월 문을 연 공릉천문화체육공원 파크골프장이 개장 3개월 만에 운영을 중단하고 긴 휴장에 들어갔다. 지난달 하순, 큰 비가 내리고 난 후 현장을 찾아가 보니, 세로로 길게 이어진 약 300m의 펜스는 철망이 제거된 채 기둥만 박혀 있고, 가로 30m 폭에 가변식으로 설치된 펜스는 나란히 바닥에 누워 있었다. 기둥 하단을 보면 펜스 철망을 제거해 놓은 이유를 알 수 있다. 호우에 하천 물이 불어나며 떠내려온 부유물들이 기둥마다 가득 걸려 있기 때문이다.
철망을 뜯어낸 기둥에는 해당 시설을 관리하는 고양시 체육정책과가 내건 ‘침수위험에 따른 피크골프장 휴장 안내’ 현수막이 내걸렸다. ‘집중호우로 인한 하천 수위상승에 따라’ 6월 22일부터 10월 15일까지 넉 달 동안 파크골프장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파크골프장이 조성된 공릉천 둔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 물에 잠기곤 하는 곳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운동시설과 안전펜스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때문에 파크골프장 조성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침수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본보 ‘공릉천 파크골프장 펜스, 여름 폭우에 버틸 수 있을까?’(2026. 1. 28)> 참조>
다행히 올해는 작년에 비해 집중호우의 강도가 약해 공릉천 둔치의 침수 피해도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천 범람으로 인한 시설물 파손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자, 일찌감치 문을 닫아걸 수밖에 없었다.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경기도로부터 자연재난 대책기간 통보를 받은 생태하천과가 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했고, 이를 받아들여 휴장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릉천 파크골프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점은 조성 단계부터 지적돼 온 부분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하천 둔치에 체육시설을 만드는 단계에서 점용허가를 내 준 부서가 다름 아닌 하절기 시설 운영 중단을 요청한 생태하천과라는 점이다. 이럴 거면 애초에 점용허가를 내 주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절기에 공릉천 파크골프장 운영이 어려운 까닭은 시설물 파손 우려만 있는 게 아니다. 상습 침수구간의 특성상 잔디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도 어럽고, 무엇보다도 나무 그늘이 전혀 없어 요즘 같은 폭염에는 운동을 할 엄두를 낼 수 없다. 전반적으로 공릉천 문화체육공원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한 것 자체가 무리한 설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릉천 둔치에 파크골프장이 서둘러 조성된 배경에는 수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파크골프의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동호인들의 숫자를 시설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공릉천문화체육공원을 파크골프장으로 점유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일반 이용자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기존의 공원부지 옆에 서둘러 공식 파크골프장을 만들게 됐다는 게 담당부서의 설명이다.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파크골프장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부지가 마땅찮은 것이 현실”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여름철 내내 눕혀져 있는 공릉천 파크골프장 펜스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돼야 다시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10월까지 휴장한다고 공지했지만, 기상 상황을 봐서 9월 중에 다시 문을 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