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는 문 열었는데…고양 홈플러스 3곳 ‘폐점 세일’

[현장체크]

2026-08-14     유경종 기자

고양터미널·킨텍스점 13일부터 고별전 
고양시 홈플러스, 한 곳도 회생 못 해 

(왼쪽부터)홈플러스 고양터미널점, 일산점, 킨텍스점에 폐점 현수막이 내걸렸다. 

[고양신문] 지난달 중순 전국 모든 매장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홈플러스가 13일 다시 영업을 재개해했다. 한 달만에 문이 열리자 매장마다 고객들의 반가운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모든 매장이 재가동된 것은 아니다.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는 67개의 핵심 점포만 추렸다. 가까운 파주시에서는 운정점과 문산점, 김포시에서도 김포점과 풍무점 등 각각 2곳씩 재개장을 했다. 그러나 고양시는 일산점, 고양터미널점, 킨텍스점 등 기존 운영되던 3곳 모두 재개장 매장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고양터미널점과 킨텍스점에는 재개장 대신 ‘폐점 SALE’이라는 현수막이 커다랗게 내걸렸다. 인근 도시 홈플러스가 재개장 행사를 게시한 날, 고양시 홈플러스는 고별전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폐점했던 홈를러스 일산점 외벽에는 해당 매장의 보유권을 확보한 자산운용사가 ‘매각·임대’ 현수막을 게시했다. 107만 도시 고양에 홈플러스가 한 곳도 살아남지 못한 것이다. 

페점 세일 행사를 알리는 거리 포스터. 

고양터미널점과 킨텍스점의 폐점 세일 첫날 모습은 예상보다 한가했다. 벽면과 기둥마다 빼곡히 붙여놓은 현수막이 ‘파격적 할인’을 강조하고 있지만, 행사장을 찾은 고객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유사한 성격으로 진행됐던 ‘그랜드백화점 고별전’이 개장 첫날부터 수많은 인파를 끌어모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홈플러스 폐점 세일’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참가 브랜드들이 단순히 장소만 빌려 대규모 재고처리 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 참가 브랜드가 진열한 상품이 가득했지만, 매장이 붐비지는 않았다.

오히려 행사장에서 눈길을 끄는 게시물은 곳곳에 나붙은 ‘임대매장 정상 영업’ 안내였다. 매장을 임대해 영업을 이어오던 상인들에게는 현 상황이 재앙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 고양터미널점과 킨텍스점에는 약국, 헤어숍, 세탁소, 여행사, 식음료 매장 등이 들어서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임대점주는 “계약기간을 어떻게 버터야 할지, 정산관계는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든 게 막막하고 고통스럽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임대매장 정상 영업을 알리는 현수막. 

홈플러스의 폐업은 임대매장뿐 아니라 인근 상권 전체에도 먹구름이다. 고양터미널점만 하더라도 같은 건물에 롯데아울렛, 전문식당가, 교보문고, CGV영화관 등이 밀집해 상권의 시너지를 유지해왔는데, 유동인구의 상당부분을 담당하던 홈플러스가 이탈하면서 타 매장들의 동반 매출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킨텍스점 인근 상황도 마찬가지다. 바로 옆에는 수년 전 폐점한 후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롯데빅마켓 건물이 방치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번 재개장을 앞두고 ‘구조조정에 따른 비핵심 점포 정리’를 원칙으로 제시한 바 있다. 도시 고령화, 상권 악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더해져 일산 점포들이 모두 ‘비핵심 점포’로 분류된 셈이다. 한때 황금 상권으로 불렸던 중앙로와 호수로에 내걸린 대형 ‘폐점’ 현수막은 1992년 입주 후 34년이 지난 ‘1기 신도시’ 일산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고양터미널 건물에는 아울렛과 대형 문고 등 다양한 매장이 공동 상권을 형성했는데, 홈플러스 이탈로 인한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홈플러스 고양터미널점 동선에서 영업을 했던 백석역 지하의 한 상가에도 '폐업' 현수막이 걸렸다.  
지난해 말 가장 먼저 폐업한 홈플러스 일산점.
홈플러스 킨텍스점 바로 옆에는 수년 전 폐업한 롯데빅마켓 건물(왼쪽)이 새 용도를 찾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