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AI 행정혁신의 파도를 타라

이종훈의 슬기로운 고양생활(7) ‘기본+첨단’ 시민 체감행정 서비스 고양시, 중앙정부보다 앞서 나가야

2026-08-18     이종훈 시사평론가
서울 성동구가 도입한 버스정류장 스마트 쉼터.

[고양신문] 고양시장이 새로 선출되었다. 시민의 기대감은 어떨까? 새로운 시대 참신한 시정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할까? 아니면, 시장은 바뀌었지만 시정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여길까? 후자가 아닐까 한다. 역대 고양시장 중 시정에서 특출한 성과를 낸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성남시장 출신 이재명 대통령 같은 시장이 없었다. 최성 전 시장이 ‘고양고양이’의 전국적 인기에 힘입어 대권에 도전했지만, 참가에 의미를 찾을 수 있었을 뿐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에 도전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세간의 화제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언급하는 바람에 이른바 ‘명픽’으로 알려지며 일순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등극했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탓이다. 정원오 전 구청장은 도대체 어떤 구정 성과 때문에 ‘일 잘하는 구청장’ 또는 ‘리틀 이재명’으로 부상했을까? 2025년 12월 5일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에 출연해 진단내린 자평은 이렇다.
“첫 번째는 성수동이 대변혁을 한 거죠. 그 다음에 주민들이 일상에서 편의를 느끼는 건데요, ‘스마트 3종 세트’라고 해서 버스 정류장에 스마트 쉼터가 있고 스마트 횡단보도, 바닥에 신호등이 들어오는 게 있고요. 그 다음에 정지선 위반하면 차량 번호가 뜨고 멀리서도 보이게 집중 조명하는 게 있어요. 그리고 가장 만족하시는 것은 문자 민원 전용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서 민원을 문자로 받는 겁니다.”
‘리틀 이재명’으로 불리는 정원오 전 구청장의 원조 격인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어떤 시정 성과로 유명해졌을까? 3대 무상복지 정책이다. 청년배당, 무상 공공산후조리, 무상교복 지원 사업이다. 이들 사업의 추진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중앙 정부가 불수용 처분을 내리는가 하면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재정 페널티 부과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재명 당시 시장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법적 대응으로 맞서는가 하면, 재정적 우회 방법도 함께 모색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정책을 경기지사 시절 기본소득 정책으로 발전시켰고,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3대 기본 시리즈로 업그레이드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를 다시 기본사회론으로 한 단계 진화시킨 뒤 여기에 AI까지 결합해 ‘AI 기본사회’를 국정철학으로 내세웠다. 기초단체장에서 출발해 광역자치단체장을 거쳐 대통령직에까지 오른 이 대통령의 정치역정은 기나긴 정책 빌드업 과정이기도 했다. 2026년 6월 기준 성남시 인구는 90만 명이다. 고양시 인구는 107만 명이다. 고양시도 이제 이재명 대통령 같은 시장을 가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사실, 이 대통령과 같은 경로로 성장하길 원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은 전국에 한둘이 아니다. 정치인 출신 현 민경선 고양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들 다수는 이렇게 푸념하곤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좋은 것을 다 해버려서 새로운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하는 중이고, 새로운 행정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넘쳐난다. 다만, 보고도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신임 한성숙 국무총리는 첫 업무로 ‘AI(인공지능) 관계 장관 간담회’를 주재했다. 그 자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바꿔야 하고, 공무원들이 AI를 이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 뒤인 7월 9일 국가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는 다시 이렇게 언급했다. “정부는 AI 기반 행정 내부 업무 시스템인 ‘온 AI’를 연말까지 47개 중앙행정기관에 확대 도입해 공공 부문 AI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AI 행정혁신을 예고한 것이다.
기업을 비롯한 민간 부문에서는 이미 AI 활용도가 높다. AI에 대한 이해도 곧 ‘AI 리터러시’ 수준에 따라 직장인 개개인은 물론 부서 간의 역량에도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한 총리가 예고한 AI 행정혁신이 본격화하면, 마찬가지 현상이 공무원 사회에서도 벌어질 것이다. 공무원 개개인은 물론 중앙 부처 내에서도 또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사이에서도 격차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앞서갈 것인가 쫒아가는 시늉만 할 것인가? 고양시도 선택을 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중앙 정부 또는 다른 지방 정부가 개발한 좋은 행정 아이디어와 행정사무 툴을 가져다 쓰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하는 안전하지만 게으른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는 앞서 나가기 어렵다. 고양시장도 정치적으로 성공하고 고양시도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려면, 오히려 중앙 정부보다 더 달려 나가야 한다. 다행히 AI 행정혁신은 초기 단계다. AI 플랫폼에 대한 접근도에서도 개인 간 기관 간 차이가 없다. 고양시 공무원의 ‘AI 리터러시’를 단기간에 끌어올린다면, 앞서가는 것이 가능한 시점이다.
AI 행정혁신의 초점은 어디에 맞춰져야 할까? 한성숙 총리도 강조한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시정과 정원오 전 구청장의 구정이 지향한 바, ‘국민 체감 행정 서비스’다. 이것을 핵심 키워드로 요약하면, ‘기본+첨단’이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방식은 첨단인 행정 서비스다. 정원오 전 구청장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스마트 쉼터 곧 스마트 정류장을 연상하면 된다. 시민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기본에 첨단 기술을 입힌 대표적 사례다.
고양시는 이런 행정 서비스에 능숙하지 못한 듯하다. 그 흔한 스마트 정류장도 찾아보기 힘들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시설 관리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본다. 일산동구청 바로 옆 지하철 정발산역 인근, 지난번 칼럼에서 소개한 BTS 멤버 RM의 벽화가 그려져 명소로 알려진 고양관광정보센터 바로 옆, 육교에서는 비만 오면 물이 새어나와 도로 위로 떨어진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보강공사를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모두가 예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재정건전화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새로운 사업을 다 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중앙 정부의 AI 행정혁신 물결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다른 지자체에 앞서가는 고양시정을 이뤄내야 한다. ‘기본+첨단’도 잊지 말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