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형 통합돌봄모델 성공 열쇠는 민관협력"
고양시사회적경제연합회, 고양신문, 사회적경제뉴스 주최 ‘고양형 통합돌봄 발전방향 모색 포럼’ 열려
사회적경제 87.5% “돌봄사업 참여 의향”
경로당·동네카페 중심 4개 권역 시범운영
“정치의 궁극은 자치, 생활권 돌봄망 필수”
공공의료·복지관·돌봄주택 융합 거버넌스 주문
[고양신문] 민선 9기 출범에 발맞춰 고양시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이 단순한 복지 수혜나 위탁 대상을 넘어 주도적으로 풀뿌리 돌봄 생태계 구축에 나서면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새로운 대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19일 성사혁신캠퍼스에서 열린 ‘고양형 통합돌봄 발전방향 모색 포럼’에서는 민선 9기 고양시의 핵심 과제인 ‘서로돌봄’ 정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풀뿌리 현장의 실태와 구체적인 실천 모델, 각계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포럼 1부에서는 김기태 한국사회연대경제연구소장이 민선 9기 시정백서에 담긴 통합돌봄 실행계획에 대한 제도적 정비와 예산 구조화 과제를 짚었다. 이어 2부에서는 유현실 고양시 사회연대경제 통합돌봄추진단장의 발제를 필두로 복지관, 의료기관, 시의회, 주거, 언론 등 다양한 영역의 패널들이 참여해 고양형 통합돌봄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을 집중 조명했다.
사회적경제, 정책 파트너이자 주체
“재정 지원·제도화 뒷받침돼야”
발제를 맡은 유현실 고양시 통합돌봄추진단장(한살림고양파주돌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통합돌봄 참여 실태 및 의향 조사’ 결과와 함께 추진단이 선제적으로 추진해 온 지역 기반 시범사업 성과를 보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고양시 내 사회적경제 기업 48곳 중 87.5%가 “향후 통합돌봄 사업이 본격화되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통합돌봄 정책 자체에 대한 인지도 역시 90%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희망 서비스 분야로는 노인 돌봄이 압도적이었으며 장애인 분야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현장의 걸림돌도 분명했다. 응답 기업의 60% 이상이 ‘재정 지원 방안의 불확실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으며, 고양시만의 특화 돌봄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 단장은 “고양시에는 474개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있지만 개별 규모는 영세한 편”이라며 “노인 돌봄 중심의 우선 검토와 함께 장애인·정신질환자 전문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풍부한 지역 의료 인프라와 결합한 협력 모델 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연대경제는 단순한 수탁기관이나 돌봄의 수혜 대상이 아니라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는 정책 파트너이자 주체”라고 역설했다.
경로당·동네카페 중심 4개 생활권 시범모델 성과
이날 발표에서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통합돌봄추진단이 정부 및 민간 공모사업을 통해 독자적으로 일궈낸 4개 지역 시범사업 모델이 주목을 받았다. 시 예산 지원이 부재한 조건에서도 생활권 거점을 중심으로 주민 주도형 돌봄을 실험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화전동은 경로당을 거점으로 30명의 돌봄활동가를 양성해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 및 정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돌봄 수혜자가 다시 활동가로 나서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도농복합지역인 ▲고양동에서는 동네 카페를 거점으로 노인 고립 예방 및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신도시 중심지인 ▲주엽동은 동네 카페를 거점으로 60~70대 신노년층의 능동적 사회참여를 이끄는 ‘중장년 활동형 돌봄 거점’ 모델을 제시했다. 아울러 ▲대화동에서는 ‘돌봄똑똑반장’ 양성과 함께 ‘서로돌봄 톡톡 앱’을 개발·적용해 생활돌봄의 지속가능성과 디지털 연결망을 확보하는 사업에 착수한다.
유 단장은 “동네 카페와 경로당 같은 일상 공간이 촘촘한 돌봄 관계망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풀뿌리 실험 성과가 제도적 조례와 행정 거버넌스 안으로 흡수·안착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치의 궁극은 자치, 마을 생활권에서 살아갈 힘 북돋워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고양형 통합돌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자치와 풀뿌리 공동체, 공공 복지 전달체계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이영아 전 고양신문 대표는 ‘돌봄과 주민자치’의 유기적 결합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의 궁극은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삶’, 즉 자치(自治)에 있다”며 “통합돌봄 역시 시민이 자신의 삶과 관련된 권리를 확장하고 스스로 살아갈 힘을 이웃과 함께 북돋워 주는 자치의 과정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자치민주주의의 핵심은 일상이 이루어지는 생활권”이라며 “정치가 세밀하게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마을 주민들이 서로 살피고 채워주는 관계망을 만들어야 하며, 그 중심에서 돌봄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인선 고양시의회 환경경제위원장은 돌봄을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관점의 전환을 제안했다. 신 위원장은 “돌봄을 단순한 시혜성 복지정책에만 가둘 것이 아니라 지역 일자리와 사회적경제가 결합하는 지역경제의 선순환 생태계로 확장해야 한다”며 “공공조달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 민간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 단위 돌봄망을 촘촘히 엮어내기 위한 시의회 차원의 조례 정비와 거버넌스 확대를 약속했다.
이어 임보혜 흰돌종합사회복지관장은 기존 종합복지관의 공공 전달체계와 사회연대경제의 유기적 역할 분담을 주문했다. 임 관장은 “공공 복지관이 지닌 전문적인 사례관리 역량과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닌 유연하고 밀착된 주민 관계망이 상호 보완을 이뤄야 통합돌봄의 사각지대를 실질적으로 메울 수 있다”며 “현장의 민간 복지기관들이 배제되지 않고 하나의 통합 플랫폼 안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공고한 네트워크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혜민 일산병원 공공의료사업단 부장은 의료-복지 연계의 실효성 강화를 강조했다. 박 부장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 대다수가 만성질환이나 복합적인 의료적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퇴원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와 일상 회복을 돕는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결합이 필수적”이라며 “일산병원을 비롯한 지역 내 의료 인프라가 읍·면·동 생활권 돌봄망과 즉각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표준화된 협업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고 짚었다.
공공의료·한의약·돌봄친화주택 융합
“민관 연대로 전국 모범 만들 것”
토론 말미에 이어진 패널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현장 의료 다각화와 주거 대안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고양시에서 재택의료센터 사업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노태진 서화한의원 원장은 예방적 건강관리와 사례 공유 플랫폼 구축을 주문했다. 노 원장은 “만성 퇴행성 질환을 겪는 어르신들에게는 일상에 밀착된 한의약적 건강관리와 예방의학적 접근이 매우 효과적인 돌봄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공공병원뿐 아니라 지역 1차 의료기관과 한의원 등이 폭넓게 참여하고, 현장에서 축적된 다양한 돌봄 사례와 임상 경험을 공식적으로 기록·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수동 전 탄탄주택협동조합 이사장은 주거와 돌봄이 결합된 ‘돌봄친화주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의료적 처치도 중요하지만,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머물기 위해서는 소규모 공동체 주택(협동조합 주택) 형태의 돌봄친화적 주거 모델이 정책적으로 모색돼야 한다”며 “이는 막대한 시설 입소 비용과 행정적 재정 부담을 줄이고 주민 스스로 원하는 주거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핵심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을 주최한 허선주 고양시사회적경제연합회장은 “오늘 포럼은 행정과 시민, 사회연대경제가 머리를 맞대고 ‘고양형 서로돌봄’을 만들어가는 실질적인 시발점이 됐다”며 “민선 9기 고양시가 전국에서 가장 앞선 통합돌봄의 선도 모델이자 자치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현장의 사회적경제 주체들과 시민사회가 든든한 파트너로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