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카와 눈 맞추며, 동심으로 떠나는 여행
정미경 기자의 주말, 쉼표 (7) 고양시 대표 동물원 '쥬쥬랜드' 파충류관 400kg 바다악어부터 앵무새 100마리 사랑새빌리지까지 ‘가족형 유원지’ 5천평 새롭게 단장 동물과 교감 프로그램 더 다양해져
[고양신문]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는 가까운 곳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된다. 한낮의 더위는 아직 남아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덕양구 관산동의 ‘쥬쥬랜드(대표 소순희)’를 찾았다.
알파카가 눈앞에 어슬렁거리고, 앵무새가 손바닥에 내려앉는다. 느릿하게 움직이던 거북이는 먹이를 발견하자 성큼 다가오고, 호수에서는 오리가 한가롭게 노닌다. 동물을 보러 갔다가 동심을 발견하게 되는 곳, 쥬쥬랜드에서의 하루다.
자연친화적인 개방형 동물원
고양시의 대표적인 동물원인 쥬쥬랜드는 최근 약 5000평 규모의 공간을 새롭게 단장했다. 작은 동물들이 모여있는 소동물 빌리지 2층에 파충류관을 신설했고, 사랑새 빌리지와 거북이 빌리지도 새롭게 조성했다.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주며 가까이에서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한층 다양해졌다.
이곳이 여느 동물원과 다른 점은 동물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는 데 있다. 자연친화적인 개방형 동물원을 지향하는 만큼 야외에서는 알파카가 관람객 곁을 자유롭게 오간다. 현재 13마리의 알파카가 생활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지난해 가을 태어난 까만색 아기 알파카도 있다. 타조 다음으로 큰 새인 에뮤, 너구리를 닮은 라쿤, 부드러운 털로 유명한 친칠라까지 여러 동물들이 관람객 가까이 다가온다.
양희준 팀장은 “동물들과 어울리는 체험이 우리 동물원의 장점”이라며 “동물원이라기보다 가족형 유원지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과 청결을 관리하는 데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쥬쥬랜드에는 새롭게 태어난 동물과 새 식구가 된 동물들이 늘면서 개체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눈앞에서 마주한 진기한 동물들
쥬쥬랜드는 20여 년 전 국내 최대 파충류 특화 동물원인 ‘쥬쥬동물원’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포유류와 조류, 어류까지 여러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 됐다. 파충류관에서는 뱀, 도마뱀, 거북이 등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수조 안에서 움직이는 커다란 파충류들을 몰입해서 바라보곤 한다.
특히 시선을 붙잡는 곳은 악어 빌리지다. 바다악어와 인도네시아 가비알, 미시시피 엘리게이터 등 세 종류의 악어들이 생활한다. 이곳의 주인공은 바다악어다. 몸길이가 3.5m에 이르고 추정 무게만 350~400kg에 이를 정도로 육중하다. 주말에 진행되는 먹이 주기 체험과 생태 설명회에서는 야생의 본능을 드러내는 악어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평소에는 느긋해 보이던 바다악어가 먹이를 받아먹는 순간은 긴장감이 감돈다.
거북이 빌리지에서는 대형 거북이들이 기다린다. 늑대거북과 마타마타거북처럼 20년 이상 자란 거북이부터 반수생 거북이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관람객과 거북이의 안전을 고려해 특별히 고안한 낚싯대를 이용해 먹이를 주는 체험도 인기다.
새롭게 문을 연 사랑새 빌리지에서는 약 100여 마리의 앵무새가 날아다닌다. 손바닥에 모이를 올려놓고 기다리면 앵무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쪼아 먹는다. 몸집이 큰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흉내 낸다.
야외의 설가타 육지거북이는 느릿느릿 움직이다가도 먹이를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토끼보다 빠르다. ‘거북이는 느리다’는 편견을 단번에 깨뜨린다. 어린 양에게 분유를 먹이는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양에게 먹이려고 준비한 분유를 염소들이 먼저 달려와 먹어버리는 ‘욕심쟁이 염소’들은 또 다른 볼거리다.
호수와 카페, 소풍같은 하루
쥬쥬랜드 중앙에는 커다란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호수에는 오리가 한가롭게 떠 있고, 수련이 싱그럽게 자리를 잡고 있다. 하얀색 건물의 악어 빌리지를 배경으로, 초록색 수련이 떠 있는 모습은 그림 같다.
호수는 앞뒤로 나뉘어 있다. 수백 마리의 잉어가 모여들어 입을 뻐끔거리는 모습은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왜가리와 가마우지 같은 철새들도 찾아온다. 인근 창릉천에 서식하는 개구리와 두꺼비들은 쥬쥬랜드의 식객이다. 이곳 호수는 살아있는 생태계다.
카페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도 매력적이다. 문밖의 푸른 잔디밭을 온순한 포유류들, 에뮤와 알파카들이 오가고 있다. 카페 안에는 실내용 삼각 텐트가 설치돼 있다. 아이들은 텐트 안에서 블록 놀이를 하고, 보호자들은 잠시 앉아 숨을 고른다. 모두가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성수기에는 야외에서 연주회와 문화행사, 플리마켓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평상에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펴고 가족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외부 음식을 가져올 수 있어 소풍 같은 하루를 보내기 좋다. 동물원에서는 이번 가을에 알파카와 함께 산책을 하고, 승마 체험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쥬쥬랜드를 찾은 한 관람객은 “동물원 내에 식당과 카페가 있어서 좋고, 가족이 하루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쥬쥬랜드에서는 사람과 동물이 조금 더 가까워진다. 우리들이 동물과 가장 가까웠던 때는 어린 시절일 것이다. 동물들과 거리가 생기는 순간, 우리는 어른이 된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은 떨어질 수 없다. 이번 주말에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색다른 시간을 가져보자. cmktop21@mygo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