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5465억 감액 추경’ 불똥… 고양시, 397억 기금 융자

도, 세수 결손에 5465억 세출 구조조정 고양시 교부금 56억 감소·도비 미내시 397억 자체 기금 융자로 복지 공백 방어 도의회 국힘 “기초단체에 재정 전가 말라”

2026-08-20     남동진 기자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1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42조2420억원 규모의 2026년 제2회 추경예산안을 편성, 경기도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제공

[고양신문] 취득세 급감과 재원 고갈로 ‘재정 비상상황’을 공식 선언한 경기도가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한 가운데, 감액 추경에 따른 재정적 충격이 일선 시·군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고양시 또한 조정교부금이 56억원가량 줄어드는 등 갑작스런 재정 긴축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397억원이 넘는 자체 내부 기금을 긴급 융자해 투입하는 비상 대책을 가동했다.


경기도, 세수 결손 3000억 대응, 5465억 세출 ‘칼질’
경기도는 19일 42조2420억원 규모의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 기정예산 대비 5621억원(1.35%) 늘어난 규모지만, 실상은 뼈를 깎는 감액 추경이다.

앞서 도는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도세 핵심 세원인 취득세 등에서 약 3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고, 누적 채무 부담과 가용 기금 고갈로 추가 재원 마련이 막히자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행사성·일회성 사업, 집행 부진 및 유사·중복 사업 등 총 5465억원 규모의 기존 세출 예산이 삭감됐다.

주요 감액 내역을 보면 ▲선관위 위탁금 미교부액(236억4800만원) ▲양주 부곡-부곡 국지도 건설 보상비(190억원) ▲경기신용보증재단 손실보전금 출연금(163억5000만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도주관 노선 운영비(114억4200만원) ▲강동하남남양주선 광역철도(102억5500만원) 등이 대폭 깎였다. 도청 행정운영경비 222억원과 3급 이상 업무추진비 4억원 등 자체 경비도 축소됐다.

이렇게 쥐어짠 재원은 당초 본예산에 누락됐던 취약계층 필수 복지사업으로 재배정됐다. ▲노인 장기요양 시설·재가급여(1234억원) ▲학교급식비 지원(584억원) ▲농어민 기회소득(215억원) ▲청년 기본소득(163억원, 성남·고양 제외)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223억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30억원) 등이 반영됐다.
 

고양시 ‘도비 미내시’에 기금 397억 긴급 수혈
문제는 광역단체의 재정 긴축 충격이 기초자치단체인 고양시의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 예산부서에 따르면 고양시는 현재 경기도의 재정 악화 여파로 일반조정교부금이 약 56억원가량 줄었다. 여기에 세출 구조조정 대상이 된 도비 매칭 보조사업의 구체적 삭감 항목과 내시 금액조차 전달받지 못하면서 예산 편성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 일상과 직결된 사업 중단을 막기 위해 고양시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한 내부 차입 방식을 택했다. 이번 추경에 반영된 기금 융자액은 총 397억5500만원으로, 3년 거치 후 5년 차부터 원리금을 균등 분할 상환(금리 2.5%)하는 조건이다.

해당 기금은 도비 내시가 내려오지 않아 집행 차질이 우려되는 핵심 민생사업에 우선 배정됐다. 주요 투입 사업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133억1000만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49억2000만원)를 비롯해 ▲K-패스 대중교통비 환급(173억9000만원) ▲광역교통개선대책 및 문화·복지 인프라 건립 등이다.

이처럼 기초지자체가 자체 기금까지 끌어다 써야 하는 배경에는 경기도와 시·군 간 ‘추경 일정의 엇박자’라는 구조적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고양시의회 제307회 임시회는 8월 21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려 추경안을 확정하는 반면, 경기도의회의 제393회 임시회는 9월 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다. 광역단체의 예산안이 확정되기도 전에 기초단체가 먼저 살림살이를 정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도비 보조사업 집행 일선의 혼란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양시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기도 추경 일정이 고양시보다 늦다 보니 공식적인 보조금 내시서가 아직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며 “내시가 불투명하다고 해서 취약계층 복지 예산을 비워둘 수는 없기 때문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도비 부담분(약 9억8400만원) 등을 포함해 사업 중단을 막고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융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시비를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도 예산이 확정돼 도비가 정상 교부된다면 그만큼 기금 융자 규모를 줄이거나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 31개 시·군 청년 기초의원과 경기도의원단이 추미애 지사의 삭감추경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도의회 국힘 “할당식 삭감 멈추고 시·군 전가 중단하라”
한편 경기도의 일방적 감액 추경에 대해 야당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 31개 시·군 청년 기초의원과 경기도의원단은 성명을 발표하고 “도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 시·군의 곳간을 여는 방식으로는 어떤 위기도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원단은 성명을 통해 “실·국별로 감액 목표(실링)를 배정하고 감액 실적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은 구조조정이 아닌 무책임한 ‘할당 채우기’”라며 “연간 3조9397억원에 이르는 도비보조금이 줄어들면 재정이 열악한 시·군일수록 사업이 통째로 중단되는 직격탄을 맞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가 갚아야 할 채무와 기금 차입금이 7조415억원에 달하는 원인부터 명확히 규명하고 자체 자구책을 내놓는 것이 순서”라며 ▲사업별 감액 내역 및 31개 시·군별 영향 전면 공개 ▲사전 협의 없는 시·군 매칭사업 일방 삭감 중단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추진 중단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