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에 전통의 윤기를 입히다
행호유람, 밤가시초가 마루 콩댐 손질
[고양신문] 협동조합 행호유람은 지난 27일 고양시 밤가시초가 전시관에서 ‘2026년 국가유산지킴이-반짝반짝 광내자 고양의 문화유산’ 사업의 두 번째 콩댐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7월 말 전시관 마루를 손질한 데 이은 마무리 작업으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전통 방식으로 국가유산을 보살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작업에는 고양시 유적지 답사팀 ‘바람따라구름따라’(회장 김옥석) 회원과 화전적십자 회원들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지푸라기로 만든 짚솔로 마루의 먼지를 꼼꼼하게 걷어냈다. 이후 생콩과 들깨를 갈아 만든 재료를 광목자루에 넣어 마루에 여러 차례 문지른 뒤 마른 극세사 수건으로 닦아 윤기를 냈다.
평소에도 관리 상태가 양호했던 밤가시초가 마루는 콩댐 작업을 거치면서 한층 매끄럽고 윤기 있는 모습을 되찾았다. 기존에 콩댐 처리가 되지 않았던 방 두 곳도 새롭게 손질했다. 바닥에 천연 재료를 입혀 내구성을 높이고 은은한 색과 향을 더하면서 전통 한옥 특유의 분위기를 살렸다.
콩댐은 콩과 들깨 등을 이용해 장판이나 목재 표면을 보호하는 우리나라 전통 건축 마감 기법이다. 선조들은 한지를 바른 방바닥이나 마룻바닥에 콩을 으깨거나 갈아 만든 재료를 바르고, 경우에 따라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활용해 표면을 손질했다. 물기가 스며드는 것을 막고 목재와 바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콩댐’ 또는 ‘콩메기기’라고 불렸다.
작업에 참여한 이윤섭씨는 지난해 행주서원에서 경험했던 콩댐 작업을 떠올렸다. 이씨는 “어릴 적 기억도 떠올랐고 우리가 하는 일이 국가유산을 지키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참가자들은 연신 땀을 흘렸지만, 윤기를 되찾는 마루를 바라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최영숙 협동조합 행호유람 사무국장은 “더위가 가시지 않아 모두 땀을 많이 흘렸다. 우리 땅에서 난 콩과 들깨로 직접 손질한 뒤 방바닥과 마룻바닥이 반질반질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협동조합 행호유람은 2023년부터 한국국가유산지킴이연합회의 국가유산지킴이 사업에 선정돼 고양지역 국가유산을 대상으로 모니터링과 주변 정화, SNS 홍보, 콩댐 작업 등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행주서원 마루를 전통 방식으로 손질하기도 했다.
이옥석 협동조합 행호유람 대표는 “지난해 행주서원에서 윤기 없이 푸석했던 마루가 콩댐을 한 뒤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전통 방식의 매력을 다시 느꼈다. 올해는 콩댐을 중심으로 국가유산을 보살피는 활동을 마련했다. 북한산성 대서문루를 비롯해 영사정, 행주서원, 고양향교 마루도 전통 방식으로 정성껏 보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