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다큐영화제 예산 삭감…18년 명맥 끊길 위기

경기도 도비 6억5300만원 삭감 비극장 상영·다큐로드 줄줄이 취소 “의회 의결 전 예산 적용” 논란 내년 영화제 개최도 불투명

2026-09-08     박상준 기자

 

7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2차 회의에서 최규진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4)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예산 감액과 관련해 집행부의 절차적 문제를 질타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고양신문] 오는 10일 개막을 앞둔 제1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다큐영화제)가 경기도의 예산 삭감으로 행사 축소 등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경기도는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재정 비상에 따른 세출 구조조정을 이유로 DMZ다큐영화제 도비 예산을 당초 31억원에서 24억4700만원으로 6억5300만원 감액(21.1%)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총예산 40억원 규모였던 DMZ다큐영화제는 전체 예산의 15%가량을 갑작스럽게 삭감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예산 삭감의 여파는 당장 프로그램 취소로 이어졌다. 영화제 측은 극장 밖에서 다큐멘터리를 관람하는 비극장 상영 행사를 취소했으며, 다큐로드, 다큐콘서트 등 일반 시민과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도 대거 취소하기로 했다. 또한 감독 초청 인원을 줄이고 시상식 상금 규모 역시 축소했다.

이 같은 집행부의 예산 조정과 사업 축소를 두고 경기도의회에서는 상임위원회와의 사전 소통 및 협의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7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고양시를 지역구로 둔 최규진 도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4)은 “집행부가 충분한 설명도 없이 ‘날것의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의원은 추경안에 대한 도의회의 최종 심의・의결이 이뤄지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제출한 감액안을 기준으로 행사 규모가 축소 추진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의회가 의결한 31억원이 아니라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24억4700만원을 확정예산처럼 적용한 것”이라며 “도의회가 집행부 제출안대로 감액을 의결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사업부터 줄인 것인데, 앞으로도 사전설명 없이 깜깜이 감액안을 제출할 것이냐”고 질타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예산 조정이 불가피하다면 사업을 축소하기 전에 소관 상임위원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협의하는 절차부터 지켜야 한다”고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예산안 사전설명과 사업 조정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도의회와의 사전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예산 삭감 사태는 올해로 18회를 맞은 DMZ다큐영화제의 존립 자체에 대한 우려로까지 번지고 있다. 당초 DMZ다큐영화제는 경기도를 비롯해 고양시, 파주시 등 ​접경지역 시·군이 함께 개최하고 예산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고양시는 2022년 영화제 예산을 2억원으로 늘렸다가 2023년 1억원으로 줄인 데 이어, 2024년부터는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파주시는 기존 1억원에서 2023년 8000만원으로 지원 예산을 줄였으나 2024년 8000만원, 2025년과 올해에는 각각 8100만원을 지원했다.

내년도 영화제 운영 전망은 더욱 어둡다. 경기도가 내년도 본예산 역시 초긴축 기조로 편성할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3년 이상 지속된 사업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도비 외에 기초지자체 등의 다른 재정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내년 영화제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꿋꿋하게 명맥을 이어온 경기북부 대표 영화제의 존립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한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영화제 축소 운영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관련 예산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신덕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7일 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모든 정책과 예산은 결국 도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며 “재정 여건이 어렵더라도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의 사업을 단순히 예산 절감의 대상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제 다큐멘터리를 도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 산업이라는 점에서 시스템을 지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8회를 맞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이번 영화제는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