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조연합 “홍도 고양이 과학적 조사” 환경부에 촉구

"생태민감지역 무분별한 급식 안돼" 개체수·행동권·조류 포식 실태 등  종합조사, 맞춤형 관리체계 마련을

2026-09-10     박경만 기자
한국탐조연합이 지난 3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 비인간생명을 위한 연대'라는 제목으로 탐조문화 발전을 위한 500인 워크숍을 열고 있다.

[고양신문]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 고양이의 야생조류 포식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탐조연합이 고양이와 야생조류의 공존을 위한 과학적 조사와 지역 맞춤형 관리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 탐조인 네트워크 단체인 한국탐조연합은 10일 양경모·곽호경·김덕성·김성호·이기섭 공동대표 명의의 성명을 내어 “생태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소유자 없는 고양이에 대한 무분별한 급식에 반대한다”며 “특히 홍도와 같이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관리되지 않는 고양이 개체와 무분별한 급식이 야생조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탐조연합의 이날 성명은 최근 ‘소유자 없는 고양이 급식 제한 및 관리체계 개선에 관한 국회청원’과 이에 반대하는 청원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관련 논쟁이 사회적 갈등으로 치닫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여기에 홍도에서 고양이가 야생조류를 사냥하는 모습과 다수의 조류 사체가 확인되면서 고양이와 철새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립공원공단이 올해 4~6월 홍도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최소 105마리의 고양이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47마리는 중성화된 개체로 알려졌다. 한국탐조연합은 이 수치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최소 개체수인 만큼 실제 개체수와 활동 범위, 조류 포식 규모 및 생태계 영향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종합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탐조연합이 철새 이동 시기에 굴업도에 설치한 '여행중인 새를 위한 옹달샘'. 고양이의 기습 공격을 막기 위해 특별히 설계되었다.

한국탐조연합은 “고양이가 야생조류를 포식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조사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제한적인 관찰이나 일부 영상만으로 홍도의 생태계 변화 전체를 고양이의 책임으로 단정하는 것 역시 과학적인 접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실태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조사”라고 강조했다.
고양이에 대한 혐오와 동물 학대에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성명은 “야생조류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특정 동물에 대한 혐오나 배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고양이 역시 보호받아야 할 생명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고양이에 대한 혐오, 학대, 무분별한 포획과 살상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에 △홍도 고양이의 정확한 개체수·활동 범위·조류 포식 실태 및 생태계 영향에 대한 종합조사 △급식·개체수·쓰레기·먹이원·철새 보호구역 등을 포함한 종합관리체계 마련 △홍도와 같은 섬 지역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관리계획 수립 △탐조인·지역주민·동물보호단체·생태학자·수의학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개적인 논의기구 마련 등을 요구했다.
조사 방법으로는 무인카메라와 GPS, 분변 분석 등 과학적 조사기법을 활용하고 기존 기관과 연구자들의 조사자료를 통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고양이의 구조·이격이나 중성화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급식 관리와 개체수 관리, 쓰레기·먹이원 관리, 철새 보호구역 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탐조연합은 “새를 사랑하는 사람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 적이 아니다”라며 “야생조류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고양이의 생명도 존중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