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상영관을 ‘김대중 독립영화관’으로 명명하자

[특별기고] 이재준 전 고양시장

2026-09-13     이재준 전 고양시장

[고양신문] 문화의 힘을 강조한 지도자 중 으뜸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콘텐츠와 IT에 유독 진심이던 분이 고양시 일산 사저에서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했고 IMF 외환 위기를 극복했다. 강국의 조건은 문화 경쟁력이 뛰어난 나라라며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콘텐츠 산업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 예측했다. 운명처럼 고양시에 상설 독립영화 상영관이 세워지고 있다.

곧 준공되는 건물은 3층과 4층에 독립영화관을 운영하지만 2층 주차장도 변경이 쉽도록 주문했다. 필요한 경우 그곳에 DMZ 다큐영화제 본부와 세 들어 사는 고양예총 사무국 등 문화단체를 효율적으로 지원·협업할 수 있다.

프랑스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께서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와 1조5000억원 공동투자도 발표했다. 콘텐츠 산업의 힘은 수많은 실패에서 나오며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문화가 산다고 밝혔다. 독립영화가 커져야 K-POP, K-콘텐츠가 더불어 성공한다. 주차타워 건물을 일부 용도변경하여 독립영화 상영관을 넣도록 한 것도 이재명 대통령의 이런 안목 덕분이다.

경기도시공사가 이 건물을 짓는 것은 원시티 땅을 아파트 용도로 변경하면서 수익 일부를 고양시에 환원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상영관을 짓는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운영 계획과 예산 지원이 필수고 많은 독립영화 제작자들에게 창조의 사다리가 되어줘야 한다. 그래서 상영관의 방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촘촘히 계획되지 않으면 효율적 가동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중심으로 편재되는 콘텐츠 시장에서 일부러 상영관까지 행차하여 영화를 보게 만드는 일은 결코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준공 전 서둘러 계획을 짜야 편차를 더 좁힐 수 있다.

그 맨 먼저 해야 할 일이 상영관 이름부터 짓는 일이다.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과 그 이름으로 불릴 보편적 인지도가 고려되어야 한다. 독립영화는 실험이고 도전이며 인권, 평화, 차별, 소외, 환경이다. 그에 가장 잘 어울리고 고양시와 관련 있는 이름이 ‘김대중’ 말고 또 뭐가 있을까.

그다음 경기도와 고양시의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을 서둘러야 한다. 독립영화 상영관에 마니아들이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는 재미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월별 테마가 진행되며 펀딩을 통해 같은 공간에서 함께 느끼는 수요응답형 영화관도 구상해 볼 일이다. 또 자체 공모 영화제를 추진해 창작자 발굴 및 저변 확대에도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한다.

빠르면 수익이요 늦으면 비용으로 환산되는 것이 계획이다. 이미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겠지만 노파심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름이 총체적 방향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삶 자체가 한 편의 독립영화다. 독서가로 유명할 뿐 아니라 콘텐츠 대국의 꿈을 설계했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분이다. 엄혹한 군부독재 시절 수많은 투옥과 고문,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많은 가해자들에 대한 용서를 강조한 철저한 평화주의자다.

인권, 평화를 여는 여정의 상설 독립영화관을 생각하면 안 될까. 그래서 상영관 이름을 더욱 ‘김대중 독립영화관’으로 제안해 본다.

이재준 전 고양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