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항공산업 뺏는 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선점"
고양경제포럼&한국항공대 미래항공모빌리티와 고양시의 기회 기업 83% 고양시 진입 긍정적 반응 산업생태계 열악, 전문인력 부족 ‘발목’ “UAM실증·MRO로 경기북부 브레인돼야”
[고양신문] “고양시가 경남 사천의 기존 항공제조업을 빼앗아 오자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시장조차 열리지 않은 차세대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와 유지보수·정비(MRO) 생태계를 선점해 고양을 경기북부의 미래 브레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고양시가 베드타운의 한계를 벗어나 자족도시로 도약하기 해법으로 ‘미래 항공 모빌리티 산업 선점’이 제시됐다.
지난 9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센터 비전홀에서 열린 제83회 고양경제포럼은 고양신문이 주최하고 고양경제포럼과 한국항공대학교가 공동 주관한 첫 협업 무대로 꾸려졌다. 이날 기조 발제를 맡은 김상우 한국항공대 대외협력처장은 고양시가 왜 지금 항공우주와 도심항공교통(UAM)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리를 펼쳤다.
김 처장은 한국항공대가 항공우주 기업 43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기업의 83% 이상이 수도권 접근성과 산학 협력 매력 때문에 고양시 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열악한 산업 생태계와 전문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응답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산업 생태계 부족(46.5%)'을 가장 큰 이전 장애 요인으로 꼽았으며, '전문 연구 인력 확보와 직원들의 열악한 정주 여건(각 32.6%)'이 뒤를 이었다. 김 처장은 "지방 지자체들은 무상 부지 제공과 대규모 R&D 지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쏟아붓고 있어 기업 입장에선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고양시로 올 유인이 부족하다"며 "특히 젊은 핵심 연구원들이 선호할 만한 공공임대주택이나 주거비 지원 같은 실질적인 유인책이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대 제조공장 유치 대신 R&D 거점화와 미래 MRO 허브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공간 전략을 내놓았다.
특히 김 처장은 "백석 업무빌딩을 항공우주 산학융합센터로 탈바꿈시켜 연구개발과 기업 유치의 컨트롤타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석 융합센터를 중심으로 킨텍스 버티포트의 준도심지 실증 인프라와 창릉 신도시의 MRO(정비·점검·부품) 운영지원 거점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삼각 벨트를 구축하고, 청년 연구 인력을 위한 행복주택·연합기숙사 등 정주 여건을 지원하는 조례와 장단기 로드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포럼은 지역 정치권과 행정의 높은 관심과 함께 정책 쓴소리가 교차하며 공론장으로서의 열기를 더했다.
민경선 시장은 항공 모빌리티 산업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항공대와의 전폭적인 협업 의지를 보였고 김성회 국회의원(고양갑)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국방위 차원의 첨단 기술 예산 유치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이어진 토론에서 고양시의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 부재를 꼬집는 지적도 나왔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대학은 다각도의 준비를 갖췄으나 이를 책임지고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 시 전담 부서와 명확한 추진 일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시 행정의 속도감 있는 실행력을 압박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민선9기 출범 이후 사업의 중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스터디를 거치는 단계”라고 답했다.
포럼을 마무리하며 강우람 고양포럼 회장은 “기업과 대학, 행정과 시민사회는 지역을 움직이는 저마다의 독립된 톱니바퀴와 같다”며 “처음 서로 맞물릴 때는 삐걱거리기 쉽지만, 고양경제포럼이 충돌을 줄이는 완충 공간을 터주고 동력을 매끄럽게 전달하는 플랫폼이 돼 지역의 실질적인 먹거리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본행사에서는 고양포럼을 창립하고 주춧돌을 놓은 이상헌 명예회장(고양상공회의소 회장)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상헌 명예회장은 “그동안 한자리에서 틀을 지켜오던 포럼이 항공대와의 첫 협업을 계기로 지역 현장 속으로 외연을 넓히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도 지역 곳곳을 직접 찾아가는 역동적인 공론장으로 승승장구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황완식 한국항공대 기획처장이 지역 인재 양성과 기업 연계를 골자로 한 100억원 규모의 ‘경기도 앵커 사업’을 소개해 산학 상생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이날 포럼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