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자파 실측…식사·문봉동 주민 우려 여전
주민 40여 명 평촌 메가센터 방문…전자파 실측
전자파·소음·열기 낮게 나타났지만
아파트·학교·요양시설 인접에 우려
문봉·식사 전력 인입 공사 진행
[고양신문] 일산동구 식사동과 문봉동 일대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사동 주민들이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주거지가 맞닿아 있는 안양 평촌 현장을 찾아 전자파와 환경 영향을 직접 측정했다.
식사동 주민 40여 명은 지난 10일 시행사 안내로 안양시 ‘LG유플러스 평촌 메가센터’와 인근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전문 기관인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현장에서 측정한 전자파 수치는 전산동 옆 1.27mG, 맞은편 아파트 앞 1.6mG, 지중선로 위 공원 3.2mG 등 1~3mG 안팎에 머물렀다. 정부 인체보호기준(833mG) 대비 0.1~0.3% 수준으로 일반 가전제품과 비슷하거나 낮았다. 냉각탑 소음과 열기 배출 역시 도로 차량 소음에 묻히거나 수 미터 이내에서 희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실측에 참여한 한 주민은 “막연히 불안했는데 직접 재보니 낮게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실측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우려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식사동과 문봉동은 입지적 특성에 따라 걱정하는 핵심 이유가 다르다.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가 밀집한 식사동은 ‘초등학교 통학로 안전’이 주요 쟁점이다. 양일초등학교 학부모와 아파트 입주민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 정문과 주요 통학로 지하로 154㎸에 달하는 특고압선이 매설되는 점을 반대하고 있다. 특정 지점의 순간 측정값만으로 24시간 생활하는 성장기 아이들의 장기적 위험을 불식할 수 없으며, 대형 냉각탑 가동에 따른 소음과 열섬 현상 등 일상적 주거 환경 침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식사동 내부에서도 생활권과 이해관계에 따라 반응이 나뉜다. 주거 환경과 통학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아파트 주민들과 달리, 사업 부지와 인접한 식사동 구제거리 일대 상인과 자영업자들은 상권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기간 낙후되고 유동 인구가 줄어든 구제거리 상권 특성상 공사 기간 인부들의 유입과 완공 후 상주 인력 소비에 따른 경기 활성화를 기대한다.
한편, 자연녹지에 인접한 문봉동은 요양시설의 안전이 핵심이다. 부지 인근 7개 요양시설 관계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고령·와상 환자가 밀집해 있어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렵고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호소한다. 또한 혐오시설 인식에 따른 입소 기피로 시설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반발도 크다.
이처럼 지역별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전력 공급을 위한 공사는 구체화되고 있다. 고양시 관계 기관 등에 따르면 설문동에서 문봉동까지 154㎸ 초고압선을 매립하는 공사가 문봉동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으로 확인됐다. 문봉에 이어 식사동 사업장 역시 전력 인입 준비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행사 측은 “식사동 선로는 아파트 밀집 구간과 통학로를 우회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주체 재편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개발 초기 사업을 이끌었던 ㈜신영S&D 및 시행법인에서 스마일게이트 그룹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며, 문봉동과 식사동 사업권의 순차적 이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사업자 측은 갈등 완화를 위해 완공 후 상시 전자파 전광판 설치를 검토하는 한편,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한 사내 식당 배제와 인근 학교 대상의 교육 지원 등 상생안을 테이블에 올리며 주민 설득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산업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주거지와 학교 등 인접한 입지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공존하는 분위기다. 현장 실측을 통해 객관적 수치는 제시됐지만, 전자파 안도 분위기와 일상적 통학로·주거지 안전 우려가 맞서면서 이번 검증회를 둘러싼 주민 간 의견은 다시금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