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게 무섭습니다

[청소년 기고]

2026-09-17     우인태 고양시청소년의회의원
 우인태 고양시청소년의회의원(주엽고교)

[고양신문] 작년 8월 고양시 덕양구 능곡동과 행신동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도로와 주택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일이 잦아지는 만큼, 우리 도시가 집중호우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도 더욱 중요해졌다. 이제는 빗물을 빠르게 흘려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물을 머금고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는 하천과 도시를 만드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고양시는 집중호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 1894억원 규모의 재해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사천 유역 강매동에는 분당 4060톤의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수펌프장과 4만7400㎡ 규모의 유수지가 조성되고 있다. 많은 비가 내렸을 때 침수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는 물을 빨리 빼내는 기능만큼 물을 저장하고 자연이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본다.

창릉천 정비사업도 같은 시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창릉천은 2022년 환경부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에 선정되면서 홍수 예방과 물 이용, 생태환경, 시민 휴식 공간을 함께 고려하는 하천으로 구상됐다. 그러나 정부가 홍수 예방을 더욱 강조하면서 현재는 하류 지역의 제방을 정비하는 사업이 먼저 추진되고 있다.

고양시가 2025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구간에는 국비 494억원이 투입돼 3.15㎞에 걸쳐 제방을 새로 만들거나 보강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홍수 피해를 막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안전만 강조하다 보면 창릉천이 가진 생태적 가치와 시민들이 하천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고양시 안에는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도 있다. 대장천은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뒤 어류가 6종에서 14종으로, 저서생물이 14종에서 29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성과로 2022년 환경부 우수사례에도 선정됐다. 하천의 안전을 지키면서 생태환경도 함께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 홍수를 막는 것과 자연을 지키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니라 함께 이루어야 할 목표다.

강매동 유수지도 방재 기능을 지키면서 습지와 생태공간을 함께 마련하면 어떨까. 습지는 많은 비가 내릴 때 물을 저장해 침수 피해를 줄이고, 평소에는 물을 정화하면서 여러 생물이 살아갈 공간이 된다.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녹색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는 비를 무조건 밀어내기보다 받아들이고 머금을 수 있는 도시가 더 안전할 수 있다. 하천과 자연이 제 기능을 되찾고, 많은 비가 내려도 시민이 불안해하지 않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어른이 된 뒤에는 침수 걱정보다 안심이 먼저 드는 고양시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