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행정 공방...법과 원칙대로 처리해달라"
산황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찬성 범대위 '산황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토론회' 찬성 범대위 토론회...반대 측 불참 사업자 “국가 5단계 검증...행정 번복 안돼” 권오현 “세수확대 등 공익 측면 부각해야"
[고양신문]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토론회-이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가 지난 18일 오후 3시 서울YMCA 고양국제청소년문화센터 한마음홀에서 열렸다. 산황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찬성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지역 주민, 토지주, 경제인, 시의원, 변호사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5년간 고양시의 대표적 장기 미해결 과제인 산황동 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쟁점을 행정 자료와 법률적 근거를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반대 측이 불참하면서 이날 토론회는 찬성 측과 전문가들의 발제,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인신공격 자제, 반대 측의 기존 20대 주장 전면 공개 및 검증, 미확인 사실 배제라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누가 이기고 지는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향후 무엇을 검증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행정 난맥상으로 14년3개월 지연...직권취소는 위법”
김창식 스프링힐스 골프장 사장은 발제에 나서 지난 26년간의 행정 기록을 바탕으로 고양시 행정의 일관성 결여를 비판했다. 김 사장은 “기존 9홀 조성(1998~2008년) 당시에는 착수부터 준공까지 4년 6개월이 소요됐으나, 18홀 증설은 2011년 수요조사 신청 이후 2025년 6월 실시계획 인가를 받기까지 무려 14년 3개월이 걸렸다”며 “같은 부지, 같은 사업자, 같은 행정청에서 진행된 사업임에도 3배가 넘는 시간이 지체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사업이 국토교통부 입지 적정성 심사,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본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고양시 실시계획 인가 등 국가기관의 5단계 검증을 모두 통과한 적법한 사업임을 강조했다. 특히 2019년 감사원이 반대 측의 공익감사 청구를 기각했고, 2025년 법원 역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사장은 현 민선9기 민경선 시장의 ‘직권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과거 최성 시장과 이재준 시장 재임 시절에도 법적 근거가 없어 직권 취소가 불가하다는 공식 결론이 났었다”며 “바뀐 것은 법이 아니라 시장과 선거 공약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올해 12월 31일로 예정된 인가 효력이 상실될 경우 행정심판, 손해배상, 책임 공무원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범대위 측은 반대 진영이 제기해 온 고양정수장 농약 비산 우려, 지하수 고갈, 산림 훼손 등 20개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환경영향평가서와 정부 승인 자료를 근거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농약 비산 우려에 대해서는 “평가서 기준 영향 거리는 약 120m 수준이나 정수장과의 거리는 294~400m 이상 이격돼 있으며, 2015년 이후 수질검사에서 농약이 검출된 사례는 없다”고 일축했다.
"사익 vs 공익 프레임 깨야"
2부 패널 토론에는 전희정 시의원, 권오현 변호사, 홍흥석 전 고양상공회의소 회장, 박상철 토지주 대표, 김태권 주민 대표가 참여했다.
전희정 의원(전 고양시 감사관)은 “과거 시장이 내린 결정이 번복되는 상황은 행정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초래한다”며 “의회 차원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찬성 측을 향한 법률 전문가의 현실적인 조언도 나왔다. 권오현 변호사는 “환경단체의 ‘환경권’ 주장이 전체 시민을 위한 ‘공익’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는 반면, 토지주들의 재산권 주장은 단순한 사익 추구로 비치는 것이 현재의 약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 사회에 돌아갈 세수 확대 등 또 다른 공익적 측면을 강하게 부각해 ‘사익 대 공익’이 아닌 ‘공익 대 공익’의 구도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작은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권 변호사의 지적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은 이를 반대 측 논리 옹호로 오해해 “산황산 자체가 없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권 변호사는 “반대 측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찬성 진영이 앞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보완점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고, 주최 측 역시 “감정적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약점을 보완하라는 조언으로 이해해 달라”며 장내를 진정시켰다.
과거 사업을 반대했던 환경 전문가들의 입장 변화도 확인됐다. 김한춘 환경보호감시본부 회장은 “과거에는 농약 피해를 우려해 반대했지만, 현재는 관리 기술이 발전했고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장기간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아 온 원주민과 토지주들의 호소가 잇따랐다.
박상철 토지주 대표는 “10년 넘는 세월 동안 국가와 행정기관의 절차를 믿고 기다려왔으나, 그 사이 토지주들은 늙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신다”며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승인된 사업을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황동에서 70년을 거주한 김태권 주민 대표는 “1971년 그린벨트로 묶인 이후 55년간 재산권 행사 한번 제대로 못 하고 고속도로 등 기피 시설을 감내하며 살아왔다”며 “환경단체의 목소리가 존중받아야 하듯, 이 땅을 지키며 살아온 원주민들의 목소리도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15년을 끌어온 산황동 골프장 증설 갈등은 오는 12월 말 사업 인가 효력 상실 기한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