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야 한다’는 강박 버리고 ‘잠이 오는 몸’ 만들어야

건강넷 월요시민강좌 한형선 약사 ‘수면의 질을 바꾸는 푸드닥터 음식 치유법’

2026-10-01     강영임 건강넷 회원
'푸드닥터' 저자인 한형선 약사가 지난 28일 고양시 주엽동 사과나무교육센터 대강의실에서 수면과 건강을 주제로 월요시민강좌를 하고 있다. 건강넷 제공

[고양신문] 화제의 책 『푸드 닥터』의 저자인 한형선 약사가 지난 28일 사과나무교육센터 대강의실에서 열린 건강넷 월요시민강좌에서 ‘수면의 질을 바꾸는 푸드닥터 음식 치유법’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한형선 약사는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는 환자들을 만나는 일반적인 약사가 아니라, 충북 충주에서 암환자, 희귀병, 난치병 환자들에게 음식으로 치유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약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강연에서 한형선 약사는 “현대 의학은 병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집중하지만, 병을 치유하려면 ‘왜 병이 났는가’라는 원인을 탐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약사는 수면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오래 전 암환자를 음식과 상담으로 치료하는 한 스승 밑에서 배움을 청한 적이 있는데, 어느 날 상태가 매우 위중한 환자가 들것에 실려 찾아왔습니다. ‘저 환자가 오늘 저녁을 넘길 수 있을까’, ‘과연 스승님은 음식 처방을 어떻게 할까’ 궁금했죠. 그런데 스승님은 대야에 따뜻한 물을 떠오라고 한 뒤, 물수건을 환자의 배 위에 놓고 마사지(주물러 주기)를 하라고 시켰습니다. 수건을 4장쯤 바꾸었을 무렵 놀랍게도 환자가 잠이 들었습니다. 일주일 후에는 자전거를 탈 정도로 회복이 됐고, 7년 정도 더 사시다가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한 약사는 이 일화를 전쟁에 비유했다. 전쟁이 나서 도로와 건물이 부서졌을 때 전쟁 중에는 이를 복구하기 어렵고, 전쟁이 끝나야 비로소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은 몸을 리셋하고 회복하는 시간인데, 불안하고 초조한 상태에서는 잠을 이루기 어렵다. 배를 주물러 몸이 편안해지자 환자의 몸이 ‘전쟁이 끝난 상황’으로 인식해 잠에 들었고, 이를 통해 몸이 회복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 약사의 강연은 잠을 이루는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과 숙면을 돕는 음식 소개로 이어졌다. 그는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자율신경, 대사, 면역, 혈관, 체액 환경을 능동적으로 회복하는 과정이므로 건강한 성인은 규칙적으로 최소 7시간은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건강넷 제공

수면에는 ‘지금 나의 몸은 몇 시인가’를 인식하는 ‘생체 시계’가 작동한다.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자연의 리듬에 자신의 생체 시계를 맞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생체 시계의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TV와 휴대폰 사용도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숙면은 밤이 아니라 아침부터 준비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아침에는 규칙적으로 기상해 밝은 햇빛을 보고, 저녁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면서 과도한 활동을 줄여 몸을 회복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발이 따뜻해지면 몸의 중심부 체온이 내려가면서 잠들기 좋은 상태가 되므로, 취침 1~2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나 목욕, 족욕을 하고 시원한 침실에서 자는 것도 수면을 돕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수면을 돕는 음식으로는 키위, 타트체리, 따뜻한 우유, 캐모마일 등이 알려져 있다. 따뜻한 우유의 경우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에서 오는 안정감이 ‘하루를 마쳤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같은 시간에 반복되는 나만의 잠자리 루틴을 만드는 것도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수면에 도움이 되는 ‘푸드 닥터’ 음식으로 과채 수프(사과 1, 바나나 2, 양배추 1, 토마토 1 + 호두, 대추), 바나나 타락죽(우유, 바나나 2 + 호두, 대추), 한방 식이요법(대추대파차, 연자 달걀국, 호두 검은깨죽, 샐러리 산조인탕) 등을 소개했다. 빛이 뇌의 생체 시계를 맞춘다면 식사는 간과 장의 생체 시계를 조절한다며, 수면을 방해하는 늦은 과식이나 야식, 알코올, 카페인, 밤늦은 시간의 과도한 수분 섭취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형선 약사는 “잠은 잡으려고 할수록 달아나는 고양이와 비슷하므로,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잠을 방해하기도 한다”면서 “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잠이 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잘 자야 한다’는 생각에서 ‘잘 잘 수 있는 조건을 만들자’는 쪽으로 관점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