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종 막걸리에 발길 북적...축제 운영은 아쉬움

2026 고양시 전국 막걸리축제 107명 탁주 빚기 등 체험 풍성 취식 공간 부족에 곳곳 혼잡 지역 상권 연계 마케팅도 부재

2026-10-05     박상준 기자

[고양신문] 한반도 최초 재배볍씨인 ‘가와지볍씨’가 출토된 고양시에서 전국의 명품 탁주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가 열렸다. 고양시는 지난 3, 4일 이틀간 일산문화광장에서 ‘2026 고양시 전국 막걸리축제’를 개최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고향의 술 막걸리, 세계를 취하게 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고양 지역 내 5개 양조장(배다리술도가, 행주산성주가, 고양탁주, 산가요록양조장, 마깨주)을 포함해 전국 80여 개 주류 업체가 참여해 240여 종의 탁주를 선보였다.

축제 첫날부터 정발산역 앞 행사장 일대를 가득 메운 방문객 인파. 고양시 제공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일산문화광장의 모습.

축제 첫날인 3일 오후 2시, 노현지 아나운의 사회로 개막식이 진행됐다. 개막식에는 민경선 고양시장, 김미수 고양시의회 의장, 고은정 경기도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김성회・이기헌・김영환 국회의원, 김종혁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장 부스를 순회하며 시민,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왼쪽부터)고은정 도의회 부의장, 김미수 시의장, 민경선 시장. 고양시 제공

행사를 주최·주관한 고양시양조장협의회 박상빈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22년 전통의 축제를 일본 사케 축제나 독일 맥주 축제에 버금가는 행사로 발전시켜, 고양시를 ‘K막걸리 글로벌 성지’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밝혔다.

개막식 이후 무대 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다채로운 문화 축하 공연.

이날 개막식의 핵심 퍼포먼스는 ‘전국 막걸리 탑쌓기’였다. 전국 80개 참여 업체의 대표 막걸리를 내빈들이 차례로 쌓아 올려 탁주 산업의 발전을 기원했으며, 민경선 시장이 고양시 대표 양조장 5곳의 막걸리를 최상단에 올리며 탑을 완성했다.

막걸리 탑 앞에서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주요 내빈들. 고양시 제공

관람객들은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240여 종의 막걸리를 무료로 시음하고 현장에서 직접 구매했다. 유명 브랜드 부스 앞에는 각 지역의 술을 맛보기 위해 대기하는 시민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방문객들의 발길을 끈 전주 모주 등 전국의 주요 주류들
각 지역 부스 앞에 줄을 서서 전국 각지에서 온 막걸리를 시음 중인 시민들.

또한 막걸리 빚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107명 동시 막걸리 빚기’ 체험 행사가 열렸다. 지역 내 다문화 가구와 한국항공대학교 소속 외국인 유학생 등이 다수 참여해 한국 전통술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공간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107명 동시 막걸리 빚기 체험 현장. 고양시 제공
탁주 빚기 체험에 참여한 뒤 직접 빚은 용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한국항공대 유학생들.

성공적인 외형과 달리 행사 운영 면에서는 여러 과제를 남겼다. 특히 대규모 인파를 수용할 취식 공간에 대한 기획이 턱없이 부족했다.

축제 기간 동안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을 통해 몰려든 수많은 방문객으로 행사장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 내부에 관광객들이 구입한 막걸리를 앉아서 마실 수 있는 별도의 취식 구역이 전혀 마련되지 않자, 쉴 곳을 찾지 못한 방문객들은 행사장 외곽의 잔디밭과 인도로 흩어졌다.

이에 따라 관광객들이 각자 준비해 온 그늘막 텐트, 캠핑 의자, 돗자리를 펴고 집에서 가져온 음식과 막걸리를 나누어 먹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시민들의 성숙한 축제 매너 덕분에 인도를 전면 통제할 수준의 마비나 취객들의 난동 같은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관할 경찰서와 일산동구청 공무원들이 인파 관리와 쓰레기 문제를 통제하기 위해 비상 근무를 서야 했다. 먹거리 축제임에도 기본적인 취식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주최 측의 행사 기획력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