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사고 위험이 커지는 이유

이광수의 교통안전칼럼

2026-10-05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경감

[고양신문] 해가 지기 시작하면 도로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진다. 낮에는 선명하게 보이던 보행자와 자전거, 이륜차가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기 시작한다. 운전자는 여전히 익숙한 길을 달리고 있지만, 주변을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은 낮과 달라진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완전히 어두워진 뒤만이 아니다. 해가 지면서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도로와 주변 물체의 구분이 낮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 아직 밤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평소와 같은 속도로 운전하다 보면 달라진 시야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달라진 시야 환경에 맞춰 운전 속도도 조절해야 한다. 주변이 어두워질수록 보행자나 자전거, 이륜차 등을 발견하는 데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횡단보도나 교차로, 주택가 골목처럼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곳에서는 주변 상황을 살피면서 속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행자를 발견하는 것도 낮과 같지 않다. 어두운 옷을 입은 보행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 있고, 자전거나 이륜차 역시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운전자는 보이지 않으니까, 사람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기보다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도로를 살펴야 한다.

완전히 어두워진 뒤에는 등화 장치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진다. 「도로교통법」 제37조는 밤에 도로에서 차량을 운행할 때 전조등과 차폭등, 미등 등 필요한 등화를 켜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법에서 말하는 ‘밤’은 해가 진 후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를 의미한다. 또한 밤에 마주 오는 차량이나 앞차를 바로 뒤따를 때는 상대방의 눈부심을 줄일 수 있도록 등화의 밝기를 줄이거나 잠시 등화를 끄는 등의 필요한 조작을 해야 한다.

등화 장치만큼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시선이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운전자는 전방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도로 가장자리나 횡단보도 주변, 골목에서 나오는 차량과 보행자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주택가나 상가 주변은 보행자가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나타날 수 있고, 자전거나 이륜차가 어두운 배경에 묻혀 늦게 발견될 수도 있다. 이런 곳에서는 평소보다 속도를 낮추고 시선을 넓게 가져가는 것이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맞은편 차량의 전조등도 주의해야 한다. 상대 차량의 불빛이 강하게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전방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상대 차량의 불빛을 정면으로 바라보기보다 자신의 진행 방향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전방 상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굽은 도로나 교차로에서는 갑작스럽게 강한 불빛이 들어올 수 있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대에는 운전자의 방심도 경계해야 한다. 아직 완전히 밤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성을 늦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밝기가 달라졌다면 운전자의 주의 수준도 함께 달라져야 한다. 낮과 같은 속도와 같은 방식으로 운전하기보다 주변 상황을 더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운전자가 실천할 것은 복잡하지 않다.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속도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횡단보도와 교차로에서는 보행자와 이륜차의 움직임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밤이 되면 법에서 정한 등화를 제대로 켜고, 출발하기 전에는 전조등과 후미등 등 등화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경감

도로의 밝기는 운전자가 조절할 수 없지만, 어두워지는 도로 상황에 맞춰 운전 방식을 바꾸는 것은 운전자의 몫이다.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넓게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 어두워지는 도로에서 필요한 것은 빠른 운전이 아니라 위험을 한발 먼저 발견하는 운전이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