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완공된 식사체육시설 방치...여야 "책임 떠넘기기 그만"

고양시의회 시정질문 여야, 고양시 행정 부실·직무태만 질타 300억 시설 방치…누수·곰팡이 훼손 기부채납 미이행 알면서 환지처분 승인 시 "소송 얽혀 개방 시점 확답 난망"

2026-10-13     남동진 기자
(왼쪽부터)오영숙 국민의힘 시의원, 김보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고양신문] 완공을 2% 앞두고 수년째 방치된 ‘식사체육공원 체육복합시설(식사동 산135-1 일원)’ 문제가 12일 열린 제308회 고양시의회 제1차 정례회 시정질문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야를 불문하고 지역구 시의원들은 수백억원대 공공시설이 민간 조합의 파산과 시공사 유치권, 캠코의 채권 분쟁에 묶여 흉물로 방치된 근본 원인이 고양시의 총체적 부실 행정에 있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국제 규격의 볼링장(32레인)과 수영장(25m 8레인), 다목적실, 야외 테니스장 등을 갖춘 연면적 9014㎡ 규모의 식사체육시설은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공정률 약 98% 상태에서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공사가 중단된 이래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이날 시정질문에 나선 오영숙(국민의힘, 주교·성사1·2·식사) 의원과 김보경(더불어민주당, 주교·성사1·2·식사) 의원은 한목소리로 시의 안일한 대응을 짚으며 구체적인 정상화 로드맵을 내놓으라고 집행부를 압박했다.

"수영장 물 대신 곰팡이만"  방치 장기화에 늘어나는 혈세 부담
먼저 단상에 오른 오영숙 의원은 과거 3만6688명의 식사동 주민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조기 준공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제출했던 현실을 상기시키며 현장 시설의 심각한 노후화 문제를 제기했다.

오 의원은 "공정률이 98%에서 멈췄다고 해서 지금도 남은 2%만 시공하면 끝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장기간 방치로 내부에는 그을음과 곰팡이가 번지고, 옥상 방수재 파손에 따른 누수, 볼링장 바닥 들뜸 등 시설 훼손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사진을 공개한 오 의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개관에 필요한 보수 비용과 시민의 재정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시는 선투자 후 비용 회수 방안에 대해 '배임 위험'을 이유로 손을 놨고, 학교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불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왔다"면서 "더 이상 '안 되는 이유'를 열거하지 말고, 시가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계별 정상화 로드맵과 책임 주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착공 상태서 환지 승인"  행정이 자초한 '300억대 기부채납 참사'
이어 질의에 나선 김보경 의원은 식사체육시설 사태를 "멀쩡한 시 재산을 손에 쥐고도 민간 조합에 끌려다니다 권리를 모두 뺏긴, 눈 뜨고 코 베인 행정 참사"로 규정하며 행정의 구조적 원인을 파헤쳤다.

발단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양식사구역 도시개발조합은 아파트 세대수를 늘리기 위해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정했던 공공용지(식사동 1499, 1만2000㎡)를 학교부지로 용도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반대급부로 구역 외 부지에 약 120억원을 들여 체육관을 지어 무상귀속(기부채납)하겠다고 제안했고 시는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김 의원에 따르면, 고양시는 핵심 기부채납 조건인 식사체육공원이 완공되기는커녕 착공조차 하지 않았던 2019년 11월 도시개발사업 준공(공사완료 공고)을 내줬고, 불과 한 달 뒤 환지처분까지 승인했다. 사업 인허가를 일찌감치 내준 탓에 조합이 환지처분 직후 자금을 차단하고 해산 및 파산 절차를 밟을 빌미를 고양시 행정이 열어줬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2022년 시 감사관의 특정감사 결과도 언급했다. 당시 감사에서는 준주거용지 용도변경에 따른 부지가치 상승분 43억원에 대한 공공기여 미수립, 시 소유 공공부지에 대한 과거 감정가(약 180억원) 불합리 적용, 공유재산 관리계획 시의회 의결 누락, 소유권 보존등기 후 신탁등기 지연으로 인한 캠코의 245억원대 가압류 초래 등 총 9건의 부실·위법 행정이 적발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시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음에도 담당자 2명에게 '훈계'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며 솜방망이 처분을 질타했다. 아울러 "1심 판결에서 시의 행정적 과실 탓에 손해배상 책임이 50%(약 166억원)로 깎였다"며 "이 채권을 협상 지렛대 삼아 체육공원 매각대금과 상계하고, 학교부지 권리를 활용해 파산관재인과 체육공원 소유권을 맞교환하는 '빅딜'을 즉각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민경선 "별도 사업이라 환지 승인, 개방 시점 확답은 어려워"
답변에 나선 민경선 고양시장은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힌 법적 절차 때문에 단기간에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준공 상태에서 환지처분이 난 배경에 대해 민 시장은 "식사체육공원은 도시개발구역 밖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추진돼 식사구역 준공과는 별개 절차로 진행되는 구조였다"고 해명했다. 다만 "조합이 이행해야 할 중요한 공공기여였던 만큼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고양연구원에 연구과제를 의뢰해 기부채납 관리 매뉴얼과 업무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제안한 '빅딜 협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 시장은 "1심에서 인정된 파산채권 166억원은 쌍방 항소로 아직 확정된 금액이 아니며, 학교용지의 신탁계약상 우선수익권 역시 신탁등기 말소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파산관재인과의 상계 처리 및 학교용지 권리를 연계한 협상 방안을 종합 검토하고 있으나, 다른 채권자들과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실질적인 법률·재정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정상화 시점에 대해 민 시장은 "시장 본인이 직접 총괄하고 제2부시장 주관으로 TF를 구성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현재 조합 파산절차와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정상화 방식에 따라 필요한 절차와 소요 기간이 달라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개방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 대해 김보경 의원은 "식사체육공원이 구역 밖 사업이었더라도 준공 절차의 인허가권자이자 최종 관리·감독 책임은 명백히 고양시에 있다"며 "책임 회피성 답변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19년부터 이어진 도시개발과 내부 업무보고 자료 일체와 정상화 로드맵의 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오영숙 의원 또한 "주민들이 지난 수년 동안 들어온 것은 '배임 위험'과 '채권 문제'라는 핑계뿐이었다"며 "시와 고양도시관리공사,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정상화 단계별 목표 시점을 정해 의회와 주민에게 낱낱이 보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