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동 데이터센터 ‘도로 지정’ 조건부 가결에 주민들 반발

본심의 앞둔 ‘전초전’ 성격의 도로 심의 “주민 동의 없는 꼼수 행정” 강력 비판 민선9기 첫 심의 “아파트 옆 개발 반대”

2026-10-16     남동진 기자
식사동 주민들이 지난 14일 고양시 건축위 심의장 앞에서 데이터센터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고양신문] 일산동구 식사동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본 건축심의에 앞서 필수 요건인 진입도로 확보 문제를 다루는 건축위원회 심의가 열리자, 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은 현장에 집결해 사업 추진 반대의 뜻을 전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고양시는 지난 14일 오후 2시 시 본청 대회의실에서 ‘2026년 제7회 고양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개최했다. 이날 상정된 제1호 안건은 시행사 측이 신청한 일산동구 식사동 293번지 외 19필지 일원 방송통신시설(데이터센터, 연면적 7만7763.48㎡) 건립 부지의 ‘도로 지정’ 건이었다.
현행 건축법상 연면적 2000㎡ 이상의 건축물 대지는 너비 6m 이상의 도로에 4m 이상 접해야 한다. 현재 식사동 데이터센터 대상지 인근의 현황도로는 법정 도로로 인정받지 못해 건축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사업자 측은 건축보완사항 이행 및 교통영향평가 조치계획(4차로 확보) 충족을 위해 국유지(국토교통부·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 소관)와 신탁사 소유 부지 등 총 1319.37㎡ 면적을 시 공식 도로로 인정해 달라며 이번 심의를 신청했다. 사실상 향후 진행될 데이터센터 본 건축심의를 통과하기 위한 사전적 절차였던 셈이다.

심의 소식이 알려지자 식사동 주민들은 이날 심의장 앞에서 긴급 반대 시위를 열고 거세게 항의했다. 현장에는 주민들뿐만 아니라 고양시갑 지역구의 류기준·임유진 경기도의원, 이종덕·김효금 고양시의원, 김성회 국회의원실 박기병 지역보좌관 등 지역 정치권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건축심의위원회 위원장인 오후석 제2부시장 앞에서 시도의원들과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반대 의사를 전달하는 모습

주민들은 이번 도로 지정 신청이 결국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전임 시정부터 전제 조건으로 요구됐던 ‘주민 상생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행사 측이 대다수 반대 주민들과는 단 한 번도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일부 찬성 측과 일방적 협의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건축위원회는 해당 도로 지정 안건을 ‘조건부 가결’로 의결했다.

심의 직후 강순모 식사동데이터센터건립반대비상대책위원장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향후 본심의 대응과 시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강 위원장은 “전날 밤 늦게 심의 일정을 알게 돼 급하게 대응하느라 부족함도 있었지만, 민선9기 민경선 시장 체제하에 열린 도시개발·건축 관련 첫 심의 현장에서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며 함께한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민경선 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민경선 시정부는 시행사 측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데이터센터 부지를 선정한 것 자체가 실패였음을 빨리 깨닫게 해서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