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 주으며 '다름을 잇는' 다정한 이웃들

고양신문·에코코리아·수자원공사 ‘다정한 이웃과 더 많은 자연활동’ 고양시 다문화가족 100여명 참여  호수공원서 생태체험과 문화교류

2026-10-20     글 사진 박경만 기자
'다정한 이웃과 더 많은 자연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자신이 색칠한 작품을 가리키고 있다. 

[고양신문] 가을이 무르익은 10월 셋째 주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웃들이 한데 어울려 단풍잎과 솔방울을 줍고, 동식물 그림에 알록달록 색을 입히며 자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과 이주배경주민을 위한 고양 마을숲·습지 생태 체험 프로그램이 지난 17일 일산호수공원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열렸다.
‘다정한 이웃과 함께하는 더 많은 자연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네 번째 열린 이번 프로그램은 기후위기 시대 탄소흡수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양의 마을숲과 습지의 가치를 알리고, 자연을 매개로 생물다양성과 문화다양성이 어우러지는 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세 차례 열린 자연활동에서는 다문화가족 60여 명이 참여해 공릉천과 개명산에서 생태 탐사와 문화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은정(오른쪽) 에코코리아 사무처장이 어린이들의 생태작품 만들기를 돕고 있다. 
다문화가족 어린이들이 호수공원에 사는 동식물 그림에 색칠을 하고 있다.

‘2026 다문화 어울마당’에 생태체험 부스
(사)에코코리아와 고양신문이 주최하고 한국수자원공사 경기서북권지사가 후원한 이날 ‘더 많은 자연활동’은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최한 ‘2026 다문화 어울마당’과 함께 진행됐다. 
‘다름을 잇고, 지역을 품고, 미래를 여는 우리의 두 번째 걸음’이란 주제로 열린 다문화 어울마당은 지난 1년간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활동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다문화가족과 이주배경주민, 지역주민이 함께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전 10시30분, 광성드림학교 청소년들로 꾸려진 가온누리 챔버 오케스트라 연주로 축제의 문이 열렸다. 이어 페루와 몽골 출신 다문화가족이 선보인 전통문화 공연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주배경주민과 어린이들이 함께한 국기 퍼레이드와 매직 플라워 퍼포먼스도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시민 참여 걷기, 다문화 인식개선 캠페인, 문화체험 부스, 버스킹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조창현(왼쪽) 한국수자원공사 경기서북권지사 부장과 직원들이 '다정한 이웃과 함께하는 더 많은 자연' 부스 앞에서 다문화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6 다문화 어울마당' 참가자들이 출신 나라의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다정한 이웃과 함께하는 자연활동’ 체험 부스에서는 호수공원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을 주제로 참여형 생태 체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호수공원의 동식물이 그려진 엽서에 색을 입히고, 주변에서 찾은 단풍잎과 솔방울 등 자연물을 활용해 생태 디오라마를 만들었다. 완성된 작품은 소나무숲에 전시해 자연 속 작은 전시장을 꾸몄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물이 아이들의 손길을 거쳐 생태작품으로 탄생하자 체험의 즐거움도 커졌다.
에코코리아 이은정 사무처장, 김지선·김윤선 생태강사와 한국수자원공사 경기서북권지사 조창현 부장, 직원들은 참가자들이 자연물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정성껏 도왔다. 참가자들은 생태강사들이 전시된 그림을 활용해 호수공원에 사는 생물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태계를 이루는지 설명하자 귀를 쫑긋 세우고 호수공원의 자연에 관심을 보였다.
학원 친구들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몽골 출신 다문화가족 자녀인 오진주(장성초 5)양은 “호수공원에 이렇게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여러 나라의 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는데, 특히 매미 소리를 내는 일본문화 체험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학원에 다니는 운우(장촌초 2)군도 “고양의 자연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며 호수공원의 연꽃 그림을 정성껏 색칠해 전시했다.

청소년들이 함께 만든 다문화 교류의 장
자연활동 체험 부스 옆에서는 고양국제고와 신일중학교의 다문화 관련 동아리들이 각자의 다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방문객을 맞았다.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와 인권에 대한 관심을 나누며 다문화 이해의 폭을 넓혔다.

2026 다문화 어울마당 체험 부스에 참여한 고양국제고 학생들. 
일산호수공원 자연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신일중학교 국제수업교류동아리 회원들. 

신일중학교 국제수업교류동아리 부회장인 이다영(2학년)양은 “세계 여러 나라 학생들과 소통하다 보니 편견이 사라지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며 “더 넓은 시각과 비전을 갖고 국제인권변호사가 되어 인권이 지켜지지 못하는 국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호수공원 자연활동에는 100여 명이 체험 부스를 찾아 자연과 문화를 매개로 소통했다.
한편, 2026 다문화 어울마당에서는 다문화가정과 이주배경주민이 생활권 가까이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는 ‘다가치이음센터’ 현판식이 열렸다. 이주배경주민을 위한 나눔에 동참하는 기관들의 ‘동행 나눔 SEED’ 전달식도 함께 진행돼 지역사회의 협력과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정은주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다름은 우리를 나누는 경계가 아니라 서로를 잇는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이주배경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체로 참여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해 미래세대를 키워가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은 “자연활동을 통해 생물다양성의 소중함을 배우고 문화적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이웃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연활동 체험에 참가하고 있는 몽골 출신 다문화가족 어린이.
지난 17일 일산호수공원 야외공원에서 '2026 다문화 어울마당'이 진행되고 있다.

 

페루 출신 다문화가족의 전통공연.
몽골 출신 다문화가족이 전통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다정한 이웃과 함께하는 더 많은 자연활동' 강사와 참가자들이 '생물문화다양성'이란 문구가 완성된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