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일괄 삭감’ 한발 물러선 추미애...“시군 여건 맞춰 차등 지원”
추미애 지사-시장군수협 임원단 첫 간담회 도 재정 1조 결손, 보조율 일괄 삭감서 선회 민경선 시장 등 참석, 민생예산 축소 방어 미래기금 우려 전달, 지방채 개선 공동 대응
[고양신문] 내년도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시·군 보조금 일괄 삭감 논란으로 긴장이 고조되던 경기도와 일선 기초지자체가 머리를 맞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시장군수협의회 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에 거론되던 ‘일률적 도비 보조율 축소’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시·군별 재정 여건에 따른 차등 지원과 중앙정부를 향한 제도 개선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추미애 지사는 21일 오후 수원 도담소에서 도지사-시장군수협의회 임원단과 첫 공식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협의회 회장인 최대호 안양시장을 비롯해 부회장단인 민경선 고양시장, 김보라 안성시장, 서태원 가평군수, 그리고 임병택 사무총장(시흥시장), 전진선 감사(양평군수), 정명근 대변인(화성시장)이 참석했다.
도 재정 결손 1조원 공개 “일괄 축소 아닌 선별 검토”
추 지사는 간담회 시작과 함께 도의 심각한 재정난을 공개했다. 추 지사는 “내년도는 지방채를 법적 한도까지 전액 발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조원 넘게 재정이 부족한 비상 상황”이라며 “이러한 도의 재정 사정을 솔직히 털어놓고 기초지자체와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 현안인 도비 분담률 문제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앞서 경기도가 시·군 보조사업의 도비 기준보조율을 일괄 30% 이하로 묶으려 한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고양시의 경우에만 약 554억원에 달하는 재정 결손이 우려돼 시·군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추 지사는 “도비 보조율을 일괄적으로 몇 퍼센트로 못 박은 것은 아니다”라며 “시·군별로 재정력 격차가 크고 집중해야 할 사업 비중도 다른 만큼, 소통을 통해 사업의 필요성과 재정 부담 정도를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또한 “도에서 미리 결론을 내린 것은 없다. 협의회 의견을 경청해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사업별 적정 보조율을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재정 여건이 열악한 시·군에는 ‘차등보조율’을 보완 적용하겠다고 공식화했다. 31개 시·군이 제출한 의견을 바탕으로 필수 지원 사업과 축소·폐지 대상 사업을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민생 예산 축소 불가” 지방채 규제 완화 한목소리
시장군수협의회는 도의 보조율 축소가 복지·보건 등 취약계층 공공서비스 축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대호 협의회장은 “재정이 어려울수록 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 분야 예산이 위축되지 않도록 도와 시·군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1개 시·군을 연결하는 실질적 소통 창구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법·제도 개선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됐다. 추 지사는 “지출 구조조정을 거듭해도 해결되지 않는 재정 문제는 중앙정부의 법제 개선을 통해 풀어야 한다”며 “지방채를 발행하고 싶어도 현행 제도의 한계로 묶여 있는 만큼, 정부를 향해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반도체 특수 등에 따른 추가 세수로 추진 중인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시장군수협의회는 기금 조성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금 적립으로 인해 시·군에 돌아갈 보통교부세나 조정교부금이 축소되는 등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경기도 측은 기금 조성이 기초지자체 재정 축소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고, 향후 기금 배분 시 세수 창출 기여도가 높은 지역에 인센티브가 반영되도록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