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8강 신화의 북 130만 크로네에 팔렸다...난민 지원금으로 사용

[북유럽특파원 생생통신] 노르웨이 자선경매서 낙찰, 한화 1억8500만원 노벨평상 시상식 입장권 2장, 11만 크로네의 가치 낡은 물건부터 특별한 경험까지…경매 목적은 기부

2026-10-24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고양신문] 노르웨이 자선 모금 경매에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노르웨이 8강 신화에 사용된 응원용 북이 130만 노르웨이 크로네(한화 약 1억8500만원)에 낙찰됐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노르웨이 응원 모습. 노르웨이 축구영웅 홀란이 응원용 북을 치려하고 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자료화면 캡처

노르웨이 자선 모금 행사 TV 악숀(TV-aksjonen·전국 자선 모금 캠페인)은 오랜 전통을 이어온 대규모 경매 행사로 유명 인사와 스포츠 스타, 방송계 인물들이 소장품이나 특별한 경험을 경매에 내놓고, 시민들이 입찰에 참여해 기부금을 모아 뜻깊은 곳에 사용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월드컵 응원용 북과 함께 노벨평화상 시상식 행사 참여권, 역대 총리들과 만찬, 유명인 집 방문, 에티비티 대회 참석 등 다양한 분야의 자선 경매로 진행돼 스포츠 팬과 문화 애호가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경매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물건은 노르웨이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여정을 함께한 응원용 북이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노르웨이가 사상 첫 8강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이 응원용 북은 단순한 응원 도구를 넘어 국민적 열광과 결속을 상징하는 물건이 됐다. 

130만 노르웨이 크로네(한화 약 1억8500만원)에 낙찰된 월드컵 응원용 북. 노르웨이 공영방송 자료화면 캡처

경매에 나온 월드컵 응원용 북에는 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사인이 적혀있다. 특히 세계적인 공격수 엘링 홀란과 축구 대표팀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직접 이 북을 두드리며 바이킹 노젓기 응원을 진행해 노르웨이의 선전을 기원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오슬로 시청사 외벽에 노르웨이 국기를 빛으로 표현하고 있다. 노르웨이 축구 월드컵 진출을 축하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자료화면 캡처

또한 호콘 8세 국왕도 대표팀의 귀국 환영 행사에서 응원용 북을 치며 국민적 축구 열풍과 바이킹의 열정을 불사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슬로 인근 2026년 월드컵 응원 모습.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는 월드컵 응원용 북에 32명의 입찰자가 총 277차례 응찰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고, 최종 낙찰가는 130만 크로네(한화 약 1억8500만원)로, TV 경매의 물품 낙찰가의 새로운 기록을 썼다고 보도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북의 가치가 악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와 노르웨이 국왕이 함께해 북을 치며 '루루루(ro ro ro)' 노젓기 응원을 함께한 순간, 그리고 온 국민이 열광했던 월드컵 8강의 기억이 가격에 반영된 셈이다. 대한민국에서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응원 도구가 경매에 나온다면 얼마의 가치가 매겨질지 상상해 볼 만하다.

한편 이번 자선 경매에선 세계적인 권위의 노벨상 시상식 입장권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노벨평화상은 오슬로 시청사에서 오는 12월 10일 진행예정으로 좌석이 한정돼 초대받기 어려운 행사로 손꼽힌다.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 속에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는 입장권 2장 역시 약 11만 크로네(한화 약 1600만원)에 낙찰됐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오슬로 시청사 내부행사 전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특히 이번 자선 경매에서는 유명인의 의상과 신발, 예술 작품, 스포츠 관련 행사, 유명인과 만찬, 특별한 기념품처럼 일상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이 주목받았다.

물건의 실용성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상징성이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게는 낡은 북 한 개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상징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입장권 두 장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한 번뿐일지도 모를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노르웨이 국회의사당 앞에 우크라이나 깃발을 든 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한편 이번 자선경매 행사 모금 수익은 노르웨이 난민지원단체인 NRC(NRC Flyktninghjelpen)을 통해 난민들의 긴급 주거와 안정적인 보금자리, 법률 지원, 식수와 위생시설 등을 제공될 예정이다.

노르웨이의 자선 모금 행사는 스포츠의 감동과 문화적 상징성이 국경을 넘어 난민을 돕는 연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년 수 만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노르웨이로 이주하고 있다. 이번 자전 경매 행사가 난민지원과 평화롭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작은 씨앗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