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보이는데요”
망막박리, 왜 수술을 서둘러야 할까
[건강칼럼] 통증 없어도 시력 손상 위험 높은 망막박리 황반의 상태와 수술 시기가 시력 회복 좌우
[고양신문] “아프지도 않고 아직 보이는데, 다음 주에 수술하면 안 될까요?”
망막박리를 진단받은 환자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통증이 없고 시력이 남아 있다면 응급질환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망막박리는 치료가 늦어질수록 시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는 대표적인 안과 응급질환이다.
망막박리, 왜 위험한가
망막은 눈 안쪽 벽에 붙어 있는 얇은 신경조직으로, 카메라의 필름처럼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망막에 구멍이나 찢어진 부위가 생기면 그 틈으로 눈속 액체가 스며들어 망막이 아래 조직에서 분리될 수 있다. 이를 열공망막박리라고 한다.
망막이 떨어지면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박리 범위가 넓어지면서 시력이 손상될 수 있다. 눈앞에 날파리나 검은 점이 떠다니거나 빛이 번쩍이는 증상, 시야 한쪽이 커튼에 가려진 듯한 증상이 나타나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망막박리는 통증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을 가볍게 여기기 쉽다.
황반이 떨어지기 전후, 시력 회복의 차이
망막 중심부에는 글을 읽고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이 있다. 망막박리가 발생하더라도 황반이 붙어 있다면 중심 시력이 비교적 유지되지만, 황반까지 떨어지면 시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수술로 망막을 다시 붙이더라도 손상된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황반이 붙어 있을 때는 박리가 확대되기 전에 치료하고, 이미 떨어졌다면 그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박리가 확대되는 속도는 환자마다 달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수술 시기가 시력 회복에 미치는 영향
2021년 국제학술지 Eye에 발표된 영국의 대규모 전향 연구에서는 황반이 떨어진 망막박리 2074안을 분석했다. 수술로 망막이 성공적으로 재유착된 눈 가운데 48.8%가 시력 0.5 이상을 회복했다.
연구진은 나이와 수술 전 시력, 망막 손상 정도 등 여러 요인 중 치료로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중심 시력 상실 후 수술까지 걸린 시간을 꼽았다. 특히 최근 황반이 떨어진 환자는 중심 시력 상실 후 72시간 이내 수술을 권고했다.
2022년 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20개 연구, 1929명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황반이 떨어진 환자는 증상 발생 후 3일 이내 수술받은 경우가 4~7일 사이 수술받은 경우보다 최종 시력이 다소 좋았다. 황반이 붙어 있는 환자 역시 내원 후 24시간 이내 수술받은 경우에 시력 결과가 조금 더 좋았다.
다만 연구진은 근거 수준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수술 시기 외에도 환자의 나이와 망막 상태 등 여러 요인이 시력 회복에 영향을 미친다.
10년 뒤에도 남는 시력 차이
2025년 Eye에 발표된 스코틀랜드 연구에서는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 103명의 10년 뒤 시력을 분석했다.
수술 당시 황반이 붙어 있던 환자는 황반이 떨어졌던 환자보다 장기적인 시력 결과가 좋았다. 영국의 운전 시력 기준을 충족한 비율도 각각 93%와 65%로 차이를 보였다. 재박리는 14%에서 발생했으며, 재박리를 경험한 환자는 10년 뒤 시력도 상대적으로 나빴다.
망막박리가 오래되면 망막 표면에 흉터와 비슷한 막이 형성되는 증식유리체망막병증(PVR)이 생길 수 있다. 이 조직은 망막을 잡아당겨 수술을 어렵게 만들고 재박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망막박리 의심된다면 즉시 검사받아야
망막박리의 치료에는 공기주입술, 공막돌륭술, 유리체절제술 등이 있으며, 박리 범위와 황반의 상태, 환자의 전신 건강 등을 고려해 적절한 방법과 수술 시기를 결정한다.
모든 환자가 진단 당일 수술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망막박리가 의심된다면 검사를 미뤄서는 안 된다. 시야가 가려지거나 눈앞에 날파리와 번쩍임이 갑자기 늘어났다면 통증이 없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안과에서 산동 안저검사를 받아야 한다.
필자가 진료하는 병원에서도 망막박리가 확인되면 박리 확대와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자 상태에 따라 가능한 경우 진단 당일 수술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망막박리는 수술로 망막을 다시 붙이더라도 이전 시력을 완전히 되찾지 못할 수 있다. 황반이 붙어 있을 때는 중심 시력을 지키기 위해, 이미 떨어졌다면 손상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아직 보인다는 이유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망막박리에서 시력을 지키는 첫걸음은 증상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진단받는 것이다.
[참고문헌]
1. Yorston D, et al. Factors affecting visual recovery after successful repair of macula-off retinal detachments: findings from a large prospective UK cohort study. Eye (Lond). 2021;35(5):1431-1439. PMID 32581389.
2. Sothivannan A, et al. Impact of the Time to Surgery on Visual Outcomes for Rhegmatogenous Retinal Detachment Repair: A Meta-Analysis. Am J Ophthalmol. 2022;244:19-29. PMID 3593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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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astor JC, et al. Proliferative vitreoretinopathy: A new concept of disease pathogenesis and practical consequences. Prog Retin Eye Res. 2016;51:125-155. PMID 26209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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