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들어간 신축 동구보건소 안산공원 절반으로 축소시켜 

착공 들어간 신축 동구보건소 
안산공원 절반으로 축소시켜 
가장 인근 금호아파트 주민들
“왜 부지선정을 공원에?”  
30년 된 나무 250그루 뽑혀 

[고양신문] 신축되는 일산동구보건소 부지 선정과 관련해 뒤늦게 반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지하2층·지상4층(연면적 3만6000평)으로 신축되는 일산동구보건소 부지로 선정된 곳은 일산동구 백석동 1195번지 일대로 현재의 안산공원 절반을 차지한다. 공원을 가장 가까이에 두고 이용하던 흰돌1단지 금호아파트 주민들은 보건소 신축 부지가 공원으로 결정되기까지 “아파트 주민들은 몰랐다”며 이에 대한 고양시의 해명을 요구했다. 자연녹지지역을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면서까지 신축 부지를 왜 굳이 안산공원으로 결정한 것인지, 그리고 공원으로 결정되기까지 주민들에게 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양시는 이미 2017년 사업의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용도지역변경 관련 주민설명회 등 보건소 신축과 관련한 사전 행정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2018년 4월 이틀에 걸쳐 백석1·2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했고, 2018년 8월경 고양시홈페이지와 지역일간지에 보건소 신축 부지를 공고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보건소 신축 부지선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시가 말하는 주민설명회는 신축 부지가 안산공원으로 결정된 이유를 밝히고 주민 의견을 묻는 공청회가 아니었다. 이미 부지를 정해놓은 다음 적은 수의 주민을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77명이 주민설명회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 중에서 선정 부지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시는 이러한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안산근린공원 내에 공사현장 진입금지 띠를 두르고 포크레인이 나무를 뿌리째 뽑고 있었다. 시는 안산공원에서 뽑은 나무를 인근 근린공원에 나눠 식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안산공원에는 30년 정도 자란 400여 그루의 교목이 있으며 이중 약 250여 교목이 이번 보건소 신축공사로 뽑히게 됐다”며 “자연녹지지역 훼손을 초래하는 행태는 고양시가 최초로 도입해 채택했다는 ‘나무권리선언문’에도 전면 위배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부터 본격적인 일산 동구보건소 착공에 들어갔다. 안산공원 내에 공사현장에는 포크레인이 나무를 뿌리째 뽑고 있었다. 이번 공사로 공원 내에 있던 30년 된 나무 250그루가 뽑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부터 본격적인 일산 동구보건소 착공에 들어갔다. 안산공원 내에 공사현장에는 포크레인이 나무를 뿌리째 뽑고 있었다. 이번 공사로 공원 내에 있던 30년 된 나무 250그루가 뽑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작은 평수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파트로 이사 오는 이유 중 하나는 30년 된 나무들로 채워진 공원 때문”이라며 “갑자기 공원 절반이 뚝 잘라져 나가는 판인데 그 어떤 주민이 좋아하겠느냐. 그나마 남겨진 공원도 신축 보건소의 안마당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산공원이 절반으로 축소되는 것 외에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공사로 인한 소음과 비산먼지, 인근에서 이미 발생했던 싱크홀에 대한 재발 우려, 보건소 신축으로 인한 일조권·조망권 피해, 흰돌6단지 사거리~백석동성당 사거리 구간의 교통 혼잡 등이다. 

고양시 공사과는 “보건소 신축은 지하수위보다 윗부분에서 터파기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하수 유입, 유출이 없어 싱크홀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금호아파트와 신축 보건소는 약 42~50m 이격되어 있어 보건소 신축으로 인한 일조피해는 거의 없고, 아파트 저층부는 기존의 밀집된 수목으로 조망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행복과 재산권에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시가 행정 편의적인 자세로 일관한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특히 조망권과 관련한 시의 설명은 납득이 어렵다. 수목 자체가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조망인데, 이 밀집된 수목 자리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는 것은 심각한 조망권 침해다”라고 반박했다. 

시가 공사를 강행하자 금호아파트 299세대 주민들은 300여 명의 공사 반대 서명을 받아 시에 전달하는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호소하고 있다. 

일산동구 보건소 부지 선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이 내건 플래카드.
일산동구 보건소 부지 선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이 내건 플래카드. 나무 뒤로 299세대의 금호아파트가 보인다. 

 


고양환경운동연합도 주민들의 입장을 거들었다. 29일 성명서를 통해 “안산공원과 가장 인접한 금호아파트 주민들은 공원 녹지가 제공하는 대기정화와 정서적 평화에 의지해오며 생활환경의 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님비현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사실 보건소 신축부지 선정과 관련해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산동구보건소의 신축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기존의 일산동구 보건소는 마두동 KT고양지사 건물 내에 위치해 있었는데 내년 무상임대 계약기간이 만료될 뿐만 아니라 더 나은 보건행정을 위해서는 독립된 보건소 건립이 시급했던 상황이었다. 4층 본관과 3층 별관, 2개 건물로 지어질 계획인 신축 일산동구 보건소에는 진료실, 예방접종실, 한방실, 시청각실, 치매안심센터, 정신건강증진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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