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성복 동녘지역아동센터장

24년 한길, 백석동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
후원자, 봉사자들이 함께 만들어온 역사 
오늘날의 복지, 정서·문화적 돌봄이 중요
“따뜻한 지역공동체의 이야기 이어갈 것” 

24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동녘지역아동센터를 이끌어온 최성복 센터장. 
24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동녘지역아동센터를 이끌어온 최성복 센터장. 

[고양신문] 24년의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둥지가 있다. 일산동구 백석동에 자리한 동녘지역아동센터(센터장 최성복, 이하 센터)다. 청구코아상가 1층, 센터 문에 적힌 ‘아이처럼 꿈구고 좋은 어른이 되어갑니다’라는 글씨가 찾는 이를 맞이한다. 동녘 식구들의 다짐을 최성복 센터장이 손글씨로 썼다고 한다.  

2002년 교회의 작은 공부방에서 15명 어린이들의 배움터이자 놀이터로 출발한 센터는 그동안 아이들의 보호와 교육이라는 기본 활동과 함께 정서 지원, 문화 체험, 지역사회 연계 등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돌봄을 실천해 왔다. 최성복 센터장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주인공이 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센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고 말한다.

동녘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선순환의 공동체를 만들어왔다. 동녘지역아동센터 제공.
동녘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선순환의 공동체를 만들어왔다. 동녘지역아동센터 제공.

“그동안 수많은 아이들이 센터를 거쳐갔어요. 초등학생으로 처음 센터를 찾았던 친구들은 중·고등학교를 거쳐 건장한 성인으로 성장했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다시 센터를 찾아와 후배들을 응원하고 후원하기도 합니다. 너무도 소중하고 보람 있죠.”

아이들만이 아니다. 부모 역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늘 그 자리를 지켜줘서 더없이 든든했다. “아이와 가족을 함께 품는 공동체를 만들어왔다”는 최 센터장의 말에서 뿌듯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크고 작은 결실도 이어졌다. 2015년에는 아산나눔재단이 비영리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혁신기관공모에서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중 유일하게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덕분에 ‘꿈키움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시도할 수 있었다. 2022년에는 센터를 이끌어온 최 센터장이 고양신문이 제정하는 ‘아름다운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센터의 활동과 성과는 지역아동센터의 바람직한 롤모델로 평가 받는다.  

2016년에는 돌봄의 영역을 보다 확장하기 위해 사단법인 ‘해뜨는자리’를 설립했다. 해뜨는자리는 ‘동녘’을 우리말로 풀어낸 이름으로, 새로운 해가 떠오르듯 아이들의 삶에 희망이 차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법인 설립 이후 지역사회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과 간담회. 동녘지역아동센터 제공.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과 간담회. 동녘지역아동센터 제공.

최성복 센터장은 센터가 지나온 날들을 “혼자서는 결코 헤쳐올 수 없었던 시간”이라고 말한다. 
“돌아보면 한번도 넉넉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늘 누군가가 손길을 채워주셨죠. 해마다 바자회를 열어 부족한 운영비를 보태기도 했고요. 마음과 정성을 모아 준 후원자들, 아이 한 명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준 봉사자들, 함께 응원해 준 이웃들 덕분에 24년 내내 마음만은 언제나 풍성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을 들려달라는 질문에 최 센터장은 두 장면을 꼽았다.
“아이들에게 ‘너도 할 수 있다’는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어서 2008년 청소년들과 함께 제주도 자전거 종주에 처음 도전했어요. 센터의 힘만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었는데, 후원자들이 경비를 보태주시고 제주 지역 아동센터들이 무료로 숙소를 내어주셔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죠. 2011년 바자회에서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던 한 친구에게 50일 동안 인도와 네팔을 다녀올수 있는 기회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주기도 했고요.”

입구에 적힌 문구에 센터를 운영하는 다짐을 담았다. 손글씨 디자인은 최성복 센터장의 솜씨다. 
입구에 적힌 문구에 센터를 운영하는 다짐을 담았다. 손글씨 디자인은 최성복 센터장의 솜씨다. 

24년 한 자리를 지키다 보니, 사회 환경의 변화도 읽힌다. 
“초창기에는 모자 가정,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돌봄 공백을 채워주는 게 가장 큰 과제였고요. 센터 역시 안전한 보호와 급식, 학습지원을 제공하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지역이 마주한 복지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는 게 최 센터장의 설명이다. 부자 가정과 다문화 가정 증가가 가장 큰 변화다.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 역시 60%가 다문화 가정이라고 한다.
“이제는 경제적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화적 격차 해소와 정서적 돌봄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해졌죠.”    

다양한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어쩌면 과거보다 더 진지한 과제가 센터와 지역사회에 주어진 셈이다. 

“세상은 늘 변하게 마련이지만, 변치 않는 것도 있습니다. 첫째는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자신을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어른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둘째는, 그 어른의 역할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이 또 다른 사람을 움직이고, 그런 마음들이 모여서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녘지역아동센터가 걸어온 발자취야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역사입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희망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동녘지역아동센터 제공. 
동녘지역아동센터 제공. 
동녘지역아동센터를 함께 꾸리고 있는 멤버들. (왼쪽부터)정순희 청소년담당복지사, 강주현 장애통합교사, 황보현 초등담당복지사, 김민정 슈퍼바이저/팀장, 최성복 센터장. 
동녘지역아동센터를 함께 꾸리고 있는 멤버들. (왼쪽부터)정순희 청소년담당복지사, 강주현 장애통합교사, 황보현 초등담당복지사, 김민정 슈퍼바이저/팀장, 최성복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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