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등학교 1학년 무상교육 조기 실시를 바라며

송영주 진보당 고양시지역위원장
송영주 진보당 고양시지역위원장

[고양신문] 요즘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이 고등학교 1학년 학부모들의 하소연으로 연일 뜨겁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입학식도 못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수업료를 감면해달라고 하는 요구 때문인데요, 언뜻 들어서는 이해가 안가는 상황입니다.

원래 고등학교 학생들은 수업료를 1분기에 35만원, 학교운영비를 7만원 가량을 납부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연간 수업료 140만원, 학교운영비 28만원으로 총 168만원 가량을 납부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국가 시책으로 단계별 무상교육이 시행되면서 2020년 올해에는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은 수업료를 내지 않고 무상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상교육 대상이 아닌 고등학교 1학년은 현재 수업료를 내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지요.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가계형편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고등학교 입학식도 못했고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학생과 교사, 학교, 그리고 학부모 모두가 감당하고 인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수업료와 학교운영비까지 납부하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된 학생들과 학부모는 다른 학년에 비해 더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전국의 각 교육청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전국 13개 시도 교육청이 추경예산을 편성해 무상교육 시점을 앞당긴다는 것입니다. 1학기부터 자체 예산으로 전면 고교 무상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충남과 전남, 제주에 이어 대구·경북은 수업료 감면조치에 나섰고 서울과 부산, 세종, 울산 광주, 대전 등의 시도교육청이 오는 2학기 무상교육 범위를 고1학생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 교육청만 예산을 이유로 무상교육을 조기 실시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무상교육의 시초를 열었던 무상급식정책이 태동한 지역입니다. 소득 수준상관 없이 모든 학생들이 평등하게 학교급식을 제공받도록 하는 ‘보편적 복지 시대’를 개척한 지역이라는 자긍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대를 역행하는 불평등’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지난 7월 29일 경기도 교육청 앞 기자회견에 참가한 청소년 당사자는 “경기도 고등학교 1학년만 정부 복지 울타리 밖에 동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국가의 안전망 밖으로 밀려난 것 같다는 느낌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경기도에 산다는 이유로 수업료를 내야하는 차별, 국가안전망에서의 배제된 소외감을 감수하라는 것입니까. 이재정 교육감님, 저희 도민들은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이런 학부모들의 요구를 모아 ‘경기도 고등학교 1학년 학부모 연대’ 네트워크가 결성됐습니다. 지난 18일에는 경기도 시민사회단체 토론회가 개최되었고, 진보당과 학부모, 교사와 경기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이재정교육감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양시민들도 7월 30일 고양교육 지원청 앞에서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단 며칠 만에 500여명이 넘는 분들이 ‘무상교육 조기실시’ 서명운동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재정 교육감님의 결단입니다. 진보교육감의 명맥을 이어가는 이재정교육감님이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자고 하는 도민들의 요구에 대답해주시길 바랍니다. 모두가 차별 없이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위기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교육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교육책임자로서의 책무를 다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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