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현동 1만8천㎡ 부지 데이터센터 허가에
주민 800여명 반대 서명 제출

일산동구 사리현동 130-3번지 외 17필지 1만8683.58㎡ 부지에 예정된 데이터센터의 예상 경계도. 인근 벽제초등학교와는 1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으며 아파트와 빌라단지 등과도 인접해 주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일산동구 사리현동 130-3번지 외 17필지 1만8683.58㎡ 부지에 예정된 데이터센터의 예상 경계도. 인근 벽제초등학교와는 1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으며 아파트와 빌라단지 등과도 인접해 주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고양신문] “초등학교가 불과 100m도 안 떨어져 있고 아파트와 빌라가 주변에 밀집된 곳인데 데이터센터를 허가내줬다는 게 이해가 안돼요. 동네 중심부에 저런 시설이 들어오면 주민들의 주거권과 건강권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지난 13일 벽제초등학교 인근에서 만난 이찬희 고봉21통 통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찬희 통장에 따르면 이 동네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2월경. 시행사가 동네 사람들에게 토지를 매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할 결과 이곳에 작년 8월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가 난 것을 파악했다. 이 통장은 “동네발전을 위해 들어오는 시설도 아니고 기피시설 아니냐”며 “가뜩이나 동네에 유일한 상가가 밀집한 지역인데 데이터센터가 들어오게 놔둘 순 없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고양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일산동구 사리현동 130-3번지 외 17필지 1만8683.58㎡ 부지에 지하3층, 지상3층(26m)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작년 8월 시 담당부서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착공을 위해 토지매입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 주민은 “건축주가 평당 1000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주고 땅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부지 내 사리현 교회와 골프연습장 같은 큰 규모의 토지들은 대부분 매입을 끝낸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예정된 부지 주변에 초등학교와 주택가 등이 밀집해있다는 점이다. 현장취재 결과 예정부지에서 불과 100m이내에 벽제초등학교가 있었으며 인접한 곳에 아파트와 빌라 다수가 자리해 있었다. 때문에 고양시 건축심의위원회는 2022년 2월 첫 심의 당시 ‘주변에 초등학교와 공동주택 등이 있어 방송통신시설(데이터센터) 입지로 부적정’이라는 의견을 내며 해당 사업을 부결시킨 바 있다. 하지만 불과 8개월 뒤인 2022년 10월, 심의위는 같은 사업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내줘 논란이 일고 있다. 

데이터센터 부지로 수용 예정인 사리현 교회와 골프연습장 모습
데이터센터 부지로 수용 예정인 사리현 교회와 골프연습장 모습

이에 대해 시 건축부서 관계자는 “최초 사업내용과 달리 두 번째 사업계획안의 경우 연면적도 줄었고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2, 3층에 방송시설 등이 계획돼 있어서 조건부 허가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초등학교 인접문제 또한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적합여부를 검토받았고 환경영향평가도 진행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조건부 허가’의 취지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변에 주거지역이 있는 만큼 착공 전에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하지만 해당 설명회는 법률적으로 규정된 공청회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주민의견이 수렴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지난달 23일 800여명의 반대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하는 등 착공 허가 철회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찬희 통장은 “다른 지역 사례를 보면 데이터센터가 들어올 경우 전자파 등의 영향으로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주민의견수렴 없이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설립에 관한 법령이 아직 정비되어 있지 않다 보니 현재 상황에서는 부서 입장에서 건축허가를 반려할 근거가 없다”며 “다만 주민의견 수렴을 조건부로 허가를 내 준 만큼 추후 시공사 측에서 설명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