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준공 아레나 철거해 원상복구하기에는
기존 매물비용에다 철거비용까지 부담 커 
CJ, 경기도와 소송 등 적대적 관계보다는 
재협상 통해 사업 참여 타진하는 게 더 합리적 

협약 해제로 위기 맞은 K-컬처밸리

① CJ는 과연 사업 추진 의사가 없었나
② 사업재개 위해 경기도와 CJ가 풀어야 할 과제는
③ 공영개발 과정에서 CJ와의 재협상 여지는

[고양신문] 경기도가 K-컬처밸리 사업을 공공개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공공자본을 투여하고 K-컬처밸리 사업 주체를 CJ라이브시티에서 공공기관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로 변경한다는 것이 골자다. 

경기도의 이러한 발표는 적잖은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일산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 간 사업협약 해제에 반발하는 시민들은 공공개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CJ가 하지 못한 사업을 경기도가 할 수 있겠느냐는 불신이다. 시민들은 CJ가 사업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사업협약 해제한 것은 경기도가 잘못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기도가 계약 해제를 택한 이유 중에 본질적인 것은 K-컬처밸리 사업 주체였던 CJ라이브시티가 사업할 수 있는 여력, 즉 자금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전력 공급 불가, 한류천의 수질개선 공공사업 지연,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사업지연 이유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CJ라이브시티는 심각한 자금 유동성 문제에 부딪혀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고 경기도는 판단했던 것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진행되는 사업에서 PF를 통한 자금 유입 실패는 CJ라이브시티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자금력에 바탕한 사업의지가 있었다면 지체상금 감면 요구 이전에 중단된 공사의 재추진 계획을 제출해 사업을 우선 추진하려는 자세를 보였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작년 4월 이후부터 아레나 공연장 건설을 중단한 이후 아무런 공사 재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년 4월 이후 준공률 17%에서 멈춘 아레나 공연장. 아레나 공연장을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경기도와 CJ는 일단락지어야 하는데. 이 때 양자 간 재협상의 여지가 열린다.
작년 4월 이후 준공률 17%에서 멈춘 아레나 공연장. 아레나 공연장을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경기도와 CJ는 일단락지어야 하는데. 이 때 양자 간 재협상의 여지가 열린다.

김동연 “사업의지 분명하다면
CJ 측과도 소통하고 협력”

그렇다고 경기도가 CJ 측과 재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김동연 도지사는  지난 12일 도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국내·외 전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겠다. 사업추진 의지가 분명하다면 CJ 측과도 얼마든지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발언은 경기도가 공공개발로 추진한다고 발표는 했지만, GH를 앞세워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K-컬처밸리 사업 전체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보다 민간의 자본과 전문성을 일정정도 받아들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K-컬처밸리 사업을 위해 필요한 약 2조원의 자본 확보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다. 경기도가 밝힌 자금 확보 방법은 도가 소유한 테마파크 부지 등을 GH에 출자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민간기업이 PF에 의해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한계가 분명하니 보다 안정적인 공공자본을 투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GH 단독으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보다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영환 국회의원은 “경기도는 소유 부지를 담보로 대규모 채권을 발행할 것이다. 경기도가 공공자본을 투여하겠지만 민간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도지사도 “GH와 민간기업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개발은 신속하게 공공에서 추진하고, 운영은 국내외의 민간 전문기업이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J 아레나 철거비용 지지 않을 것”
 SPC 설립, 참여 가능성 없지 않아 

일각에서는 경기도가 SPC를 설립할 때, CJ가 참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특히 준공률 17%에서 멈춘 아레나 공연장을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경기도와 CJ는 일단락지어야 하는데. 이 경우 양자 간 재협상의 여지가 열린다. 사업협약 상으로는 아레나 공연장 처리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이는 아레나 공연장을 철거해 원상복구하든지 아니면 경기도가 인수하는 방법이다. 이 문제를 결론 내기 위해 양자는 법적 소송을 하든 아니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 이때 CJ는 법적 소송보다 재협상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재협상의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SPC에 참여한다는 시각이다.   

이기헌 국회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CJ는 운영뿐만 아니라 건설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CJ는 경기도와 적대적으로 맞서기보다 재협상을 하려고 할 것이다. 만약 적대적으로 간다면 경기도는 CJ 측에 준공률 17%에서 멈춘 아레나 공연장 철거 명령을 내리고, CJ는 철거를 해야 한다. 이 경우 CJ는 기존 매물비용에다가 철거비용까지 부담하게 된다. 이보다는 CJ로서는 SPC 참여를 통해 개발에도 일정정도 관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CJ가 운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는 하이브 등 유수의 전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K-컬처밸리 사업 운영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경기도와 CJ간 재협상 여지가 남아 있었는데, 왜 7월 1일 협약 해제가 발표됐을까.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 간 계약 해제는 지체상금에 대한 문제를 매듭지었다는 의미가 있다. 계약 해제(2024년 6월 30일)까지 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지체상금은 CJ라이브시티가 경기도에 물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하지만 언제일지 모르는 K-컬처밸리 사업 전체가 완전히 준공될 때까지 누적되는 지체상금을 CJ라이브시티가 물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컸다. 이 때문에 경기도로서는 2024년 6월 30일 시점에서 지체상금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