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영 관장 20년간 수집한 7000종 전시
남북정상회담·한반도 지도 우표 등 
‘두 국가 선언’뒤 사라진 130종 첫선
“북한이해 디딤돌, 평화교육의 장 되길”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가운데)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가운데)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양신문] 지난 10일 오후 경기 파주에 국내 최초의 ‘조선우표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북한(조선)이 건국 이후 발행한 우표 7300여 종 가운데 98%가량을 소장하고 있으며, 개관식에서는 자연·외교·군사 등 다양한 분야의 우표 500여 종을 선보였다.

특히 2023년 12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이후 ‘조선우표목록’에서 삭제된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 등 130여 종도 처음 공개됐다. 북한이 자체 국기를 제정하기 전인 1946년 발행된, 김일성 위원장이 태극기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해방 1주년 기념우표’도 포함됐다.
2025년 1월 발행된 ‘조선우표목록(1946~2024)’에는 민족대단결·조국통일·남북정상회담 관련 기념우표와 독도, 한반도 지도 등 남한과 관련된 우표 130여 종이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우표박물관은 북한 임한리 마을이 건너다보이는 임진강 언덕에 자리 잡았다. 접경마을 파주 장파리가 고향인 안재영 관장이 남북관계가 복원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마련한 공간이다.
안 관장이 조선우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년 전 북한이 발행한 독도 우표가 계기가 됐다. 이후 북한을 오가며 함경도 마을 자립 지원 등의 활동을 펼쳐온 (사)하나누리 방인성 목사가 조선우표를 선물하면서 본격적인 수집으로 이어졌다. 방 목사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북한에서 우표를 구입해 안 관장에게 전달했다.
방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북한 측 관리가 ‘왜 자꾸 우표를 달라고 하느냐’고 묻기에 ‘북한 우표에는 당신네 국가의 중대사뿐 아니라 국토의 아름다움과 전통 등이 담긴 소중한 기념품’이라고 답했더니 흡족해하며 건네줬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우표박물관 개관식에 앞선 축하공연에서 김원중 가수가 '직녀에게'를 열창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우표박물관 개관에 앞서 고양파주장로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개관식에는 100여 명이 참석해 박물관의 출발을 축하했다. 개관식에 앞서 북향민 기타리스트 유은지씨의 기타 연주를 비롯해 가수 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장 김원중씨, 고양파주장로합창단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김원중 가수는 남북한에서 함께 사랑받았던 노래 ‘직녀에게’를 북녘땅을 바라보며 열창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조선우표박물관이 남북 간 차이를 넘어 이해와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자 평화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범구 전 독일대사와 남덕희 천주교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장,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겸 미국헌법학회 이사장이 축사를 건넸다.
조선우표박물관 명예관장을 맡은 박상철 교수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은 남한에 대한 적대감보다는 북한 체제를 정상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북한이 보통국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자세로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표는 작지만 그 안에 역사와 삶, 문화, 꿈이 담겨 있다”며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편지에 남북이 함께 만든 우표가 사용되는 날을 꿈꿔 본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 DMZ평화교육원에서 조선우표박물관 현판식이 진행되고 있다.

우표는 발행국의 역사와 문화, 체육, 자연, 동식물은 물론 정치·경제적 상황까지 반영하는 기록 매체다. 특히 북한 우표는 국가의 주요 정책과 역사적 사건 등을 선전화 형식으로 담아내는 국가 미디어의 한 형태로 평가된다. 북한에서 우표가 ‘작은 박물관’, ‘꼬마 역사책’, ‘꼬마 외교관’, ‘종이 보석’ 등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30여 년간 무역회사를 운영해온 안 관장은 우표의 기록성과 교육적 가치에 주목해 박물관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관장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우표에서 배운 게 많다’며 우표의 가치를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지난 8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는 북한에서 발행된 우표조차 자유롭게 수집하거나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을 통해 국경 넘어 물건이 유통되듯 남과 북도 다시는 전쟁이 아닌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평화가 흐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선우표박물관을 마련했다. 이곳이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고 남북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선우표박물관 관람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문의는 010-6265-4321(안재영 관장), 이메일(ceo@dmztour.or.kr)로 하면 된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손배찬 파주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 개관식에서 박상철 명예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에서 안재영 관장(오른쪽)이 방문객들에게 조선우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우표박물관 개관식에서 남덕희 천주교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 개관식에서 정범구 전 주독일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파주에서 문을 연 조선우표박물관 개관식에서 정범구 전 주독일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선우표박물관 개관식에서 (사)하나누리 대표인 방인성 목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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