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메미술관 ‘한 뼘의 온도 - 관계측정의 미학’ 전시

 

관계의 의미를 들여다보며 마음의 온도를 높여줄 전시가 헤이리예술마을 블루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12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돌아보며 마음의 온도를 한 뼘 높여줄 따뜻한 전시가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블루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달 말일까지 열리는 ‘한 뼘의 온도 - 관계측정의 미학’에서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조성을 맛볼 수 있는 조각, 설치, 사진, 영상작품 16점이 관객들과 만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김다움, 김승영, 백정기, 심아빈, 정성윤, 리즈닝미디어 등이다.

 

접점(리즈닝 미디어, 접점, 2016, LED조명, 프로넬 렌즈, 조명센서컨트롤)

 

관계의 거리를 측정해보자

블루메미술관은 근래 기획된 일련의 전시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탐구를 이어왔다. 이번 전시 역시 사람들 사이의 관계성을 측량 가능한 요소로 읽어보자는 요청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전시의 아이디어는 ‘온도는 측정 가능한 것인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다룬, 과학철학자 장하석 교수가 쓴 『온도계의 철학』이라는 책에서 찾아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객관적인 온도를 알려주는 온도계가 ‘온도경’이라는 측정장치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밝힌다. 온도경은 정량적인 수치를 측정하진 못하지만, 어떤 것이 다른 것에 비해 더 따뜻할 때 이를 가리켜주는 측정장치다. 다시 말해 온도를 ‘관계의 언어’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이번 전시의 다음과 같은 질문이 도출됐다. ‘사람 사이의 관계의 온도 역시 측정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시는 현대미술작가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작가들은 영감이 반짝이는 작품들로 답장을 대신했다. 작은 틈을 사이에 두고 닿을 듯 말 듯 움직이는 기계장치는 일상에서 반복되는 위태로운 관계의 거리를 연상시키고, 앉으면 인간의 체온과 같은 따뜻함을 전해주는 철제 의자는 관계맺음을 통한 교감을 상징한다. 전시된 작품들을 하나하나 관람하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도와 거리가 우리의 감각 안에서 보다 세밀하게 소통될 수 있으리란 희망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수험생도 직장인도 온도 회복 도전

이번 전시와 연계해 블루메미술관에서는 ‘수험생 온도 회복 프로젝트’ 이벤트도 연다.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 친구나 가족과 함께 미술관을 찾아오면 입장티켓 1+1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미술관 카페에선 핫초코 가격도 할인해 준다. 직장인이라면 송년회, 또는 단합대회를 미술관에서 해 보는 건 어떨까? 전시를 기획한 블루메미술관 김은영 실장은 연말을 맞아 식사와 음주 중심의 상투적인 모임에서 한번쯤 벗어나 미술관 나들이에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직장 동료나 선후배와의 공감의 온도도 한 뼘 높이는, 조금은 특별한 송년모임을 만들어보세요.”

 

모 회사 직원들이 블루메미술관 전시장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한 뼘의 온도 - 관계측정의 미학
기간 : 12월 31일까지
장소 : 블루메미술관(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9-30)
문의 : 031-944-6324

 

Squares(정성윤, 2016, steel, motor, plastic) / 의자(김승영, 2011, 오브제, 전기장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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