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철 신임 양봉협회 고양시지부장
주변 권유로 양봉업 발 디뎌
기술공유, 교육시스템 절실
1월 양봉협회 신임지부장 취임
양봉업 활성화 위한 정책필요
[고양신문] “양봉기술과 방역·방제노하우는 더 많이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벌들이 건강해야 내 벌도 건강해지고 기술도 같이 발전해야 시민들에게 더 좋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고양시 양봉산업을 위해 이번에 지회장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지난 1월 27일 양봉협회 고양시지부장에 취임한 모순철씨. 효자동에 살고 있는 모씨는 현재 은평구 진관동에서 벌꿀을 생산하고 있다. 양봉을 시작한 지 어언 10년이 넘은 그이지만 여전히 양봉기술이 어렵고 힘들다고 말한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분야인 것 같아요. 그만큼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높은 분야인데 정작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아서 안타까워요. 특히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수밖에 없죠.”
모순철 지부장이 양봉일을 처음 접한 것은 2009년경이다. 원래 건축토목일을 했던 그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고민하던 중 주변 지인들로부터 양봉업을 권유받았다. “막상 시작하려다보니 막막한 점이 많았어요. 그때만 해도 정식 교육과정 같은 건 없었고 그저 고수분들 따라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우는 게 전부였죠.”
다행히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온 결과 1통으로 시작했던 벌통이 어느덧 159통까지 늘 정도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문희 전 고양시지부장을 비롯해 선배 양봉꾼들의 기술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모 지부장은 “저같은 경우 다행히 선배 벌꾼들의 도움을 받아서 시행착오 없이 정착할 수 있었지만 양봉을 시작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중도 포기하곤 한다”며 “양봉업계가 워낙 경쟁이 심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다 보니 기술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모순철 지부장은 작년 고양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했던 양봉벤처대학 1기 수강생으로 입학했다. 좀 더 체계적이고 선진화된 양봉기술을 배우기 위함이었다. 함께 공부했던 수강생들은 25명. 이중에는 양봉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많았다. “동기들 중에 군·경·공무원 출신도 많았고 정년퇴직을 앞둔 직장인도 있었죠. 다들 저처럼 은퇴 후 새로운 일거리로 양봉을 배우고 싶어 하더군요. 어쩌다보니 후반기 반장을 맡게 되고 지금도 1기 졸업생 회장을 맡아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요.”
양봉초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기술공유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저변확대, 인식개선의 필요성도 느끼게 됐다. 그가 이번에 지부장으로 나서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벌을 키우시는 분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높아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평소부터 갖고 있었고 그래서 지부장 제안이 왔을 때 흔쾌히 승낙했죠. 막상 자리를 맡고 나니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모순철 지부장에 따르면 고양시 양봉협회에 속한 회원 수는 51명. 하지만 정작 양봉업으로 정식 등록된 수는 고작 5명에 불과하다. 취미양봉을 하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그보다는 현재 양봉산업법상 양봉업 등록을 위한 문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모 지부장은 “양봉업 등록을 위해서는 봉사설치 등 각종 시설설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양봉농장이 도심 외곽에 있다보니 이러한 시설설치가 현행법상 불법건축행위로 간주되고 있다”라며 “오는 8월 등록기간 전까지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담당부서와 소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봉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업도 과제다. 모 지부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소나 돼지 등 가축분야에 대한 지원 사업은 잘 마련되어온 반면 양봉업의 경우 이제야 별도의 산업으로 분리된 정도”라며 “실질적인 지원이 너무 빈약하다보니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봉산업법)은 작년에 겨우 국회를 통과했을 뿐 고양시에는 아직까지 관련 조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모 지부장은 “판로개척뿐만 아니라 기기지원, 방역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모순철 지부장은 “양봉을 통해 좋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고 벌이 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만큼 양봉업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많이 좋아졌으면 좋겠다”며 “협회를 통해 양봉업을 하시는 분들 간의 정보공유뿐만 아니라 교육, 판매, 지원정책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