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최승임 동국대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11월 초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의료체계 정비·사회적 합의 중요
백신 부작용보다 접종이득 더 커
마스크·개인위생은 기본 중 기본
[고양신문] 2019년 말 중국에서 원인 불명의 집단 폐렴 발병으로 처음 시작된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당시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년 가까운 어둡고 길었던 터널의 끝에 거의 다다른 걸까. 11월부터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3일 각계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위드 코로(with corona)나 관련 논의를 시작했기 때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고난의 시간을 보낸 끝에 이제 조심스럽게 일상회복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코로나19를 더는 미지의 공포가 아닌 통제 가능한 감염병으로 바꿔내고, 국민 여러분께 온전한 일상을 되돌려 드리는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증가면서 당초 목표한 11월 초 ‘단계적 일상회복’을 통해 위드 코로나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눈앞으로 다가온 위드 코로나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13일 최승임 동국대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 들어봤다.
치명율이 그리 높지도 않은데 다른 국가에 비해 이른바 'K-방역‘이 너무 과도했다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감염병은 일반적인 질환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비록 치명율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전염력이 강한 질환이다. 감염병은 병 자체로 인한 치명율 뿐만 아니라 얼마나 전염이 많이 되고, 특히 어떤 그룹이 취약하고 또 어떠한 상황에서 더 많이 전염되는지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치명율은 훨씬 높았지만, 지역사회보다는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중증환자 발생 위주였던 메르스와는 다른 차원의 대응이 필요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30대 젊은 층에서는 설사 코로나에 감염돼도 무증상이거나 혹은 가볍게 지나며 곧 회복된다는 인식도 있는데.
사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고령층이나 고위험 환자의 사망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20대 코로나 환자들은 일반 호흡기 질환과는 달리 코로나19로 인해 중증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설사 본인 자신은 괜찮다고 하더라도 함께 사는 가족이나 주변의 동료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나.
국내 백신 접종율이 70%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아직도 접종을 꺼리거나 거부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은 미국처럼 백신을 안 맞았다고 해서 회사에서 해고되는 일 같은 건 없지 않나.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조차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처럼 마스크 철저히 쓰고 개인위생관리 잘하고 조심하며 사회활동을 해도 된다. 하지만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기억해달라는 것이다.
감염병은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의 문제다. 사회 전체의 면역력을 획득해야 진정한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될 수 있다. 백신을 접종했어도 돌파감염으로 인한 환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백신 미접종자에 비하면 중중율이나 치명율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것도 임상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급하게 만들어진 백신이라서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는 두려움도 큰 원인으로 보이는데.
코로나 백신이 급하게 개발되긴 했지만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보통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임상 1·2·3상을 거의 겹쳐서 진행했기 때문에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mRNA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짧은 염기서열을 이용해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또는 단백질 생성 방법을 세포에게 가르쳐, 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이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술만 있다면 생산이 비교적 쉽고 안전하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변용 제조도 그리 어렵지 않다.
백신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감기약 같은 약에도 부작용은 있기 마련 아닌가. 너무 많이 들었던 말이겠지만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너무 두려워 말고 꼭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하고 싶다.
정부가 드디어 ‘단계적 일상회복’을 통한 위드 코로나 시대로 방향을 모색 중이다.
정부와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가 ‘일상회복 로드맵’을 만들어 잘 준비하겠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를 위해서는 3가지 부분에 대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에서도 보듯이 위드 코로나 시대로 가면 지금보다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은 분명한 만큼 그에 대응하는 의료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더 바빠지게 될 일선 보건소의 인력을 충분히 충원하고, 역학조사도 감염경로 추적·조사보다는 감염확산 방지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잘 해온 것처럼 달라지는 시대를 위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면 백신 패스 도입은 불가피하게 백신접종을 할 수 없는 상황인 사람에게는 부당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아마도 정부가 단계적으로 완화 조치를 취했다가 상황에 따라서는 다시 조이기도 하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는데, 그 때마다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당부의 말이 있다면.
먼저, 위드 코로나 시대라고 하더라도 당분간 마스크 착용, 철저한 개인위생관리만큼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 여기고 늘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제시하는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협조해 줄 것도 부탁하고 싶다.
새로운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위드 코로나는 결코 단기간에 달성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금보다 두 세배 많은 3000~4000명 혹은 그 이상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방역실패라고 비난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 답답하더라도 긴 호흡과 안목으로 상황을 헤쳐 가며 서로 지혜를 모아가면 좋겠다.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라면 지금까지처럼 잘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더 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최승임 동국대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문진료분야>
- 감염질환(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 병원감염, 예방접종, 해외여행상담
<주요경력>
-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 울산대학교 대학원 석사
- 서울아산병원 인턴
- 서울아산병원 내과 전공의
-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전임의
<소속학회>
- 대한내과학회
- 대한감염학회
- 대한화학요법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