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건강 갑상선암 로봇 수술 - 강석민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외과 교수
갑상선 호르몬 에너지 대사 조절
불필요·과량 방사선 노출 피해야
갑상선암 95% 이상이 분화성 암
수술 후 예후 좋아서 100% 생존
적절한 치료·정기검사로 재발 ↓
[고양신문] 갑상선은 우리 목 앞쪽 중앙에 있는 나비 모양을 띤 내분비기관으로, 성장과 에너지 소비를 포함한 많은 대사 과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안의 세포가 과하게 증식해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매우 흔하게 관찰되며, 이중 극소수에서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양성 결절일지라도 명확한 구분이 어려울 수 있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잘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이나 목 초음파나 CT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신규 암 발생자 27만 7523명 중 갑상선암 환자는 3만 5303명으로 발생 순위 1위를 기록했고,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 환자의 대부분은 절제 수술을 해야 하는데 목 아랫부분을 절개해야 해서 흉터가 남는 문제가 있다. 최근엔 정밀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흉터가 작고 회복도 빠른 로봇 수술이 도입돼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에 부임해 로봇 갑상선암 수술을 본격 시행하고 있는 강석민 암센터(외과) 교수는 “목 부분을 5~6cm 정도 절개하는 전통적인 갑상선 수술법은 비후성 반흔(튀어나온 흉터)을 남기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일상생활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부위 절개를 통한 내시경 수술도 있지만, 로봇 수술이 발달함에 따라 최근엔 로봇 수술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석민 교수를 만나 갑상선암과 로봇 수술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인체에서 갑상선은 어떠한 역할을 하나.
갑상선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내고 조절하는 중요한 장기다. 갑상선 호르몬은 태아 또는 성장기 발달 과정에 필수적인 호르몬이며 성인에게도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과다하거나 부족하지 않고 항상 정상적인 양이 유지되도록 조절하고 있다.
갑상선암을 흔히 ‘거북이 암’, ‘착한 암’이라 부른다.
대체로 느리게 진행되고 전이가 드물어 다른 암에 비해서 생존율이 매우 높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 갑상선암은 뚜렷한 임상 증상도 없고 별 통증 없이 만져지는 경부 종괴(혹, 결절)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만일 쉰 목소리가 나거나 기도나 식도가 무언가에 의해 눌려서 호흡곤란이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 등이 있다면 갑상선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최근엔 건강검진이 보편화하고 초음파 검사 등 영상 검사 기술의 발달과 보급이 늘어나면서 작은 크기의 갑상선암까지도 진단율이 크게 높아졌다.
주된 원인이 방사선 노출이라고 하던데.
사실 갑상선암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위험인자가 방사선에 과량 노출된 경우인데, 악성 두경부 질환에 대한 방사선 치료 후 갑상선 유두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수질암 일부에서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대부분의 다른 갑상선암에서는 밝혀진 유전적 소인이 아직은 없다. 그래도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거나 짧은 시간 동안 커진 혹과 더불어 쉰 목소리가 나거나 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갑상선암 검사를 권하고 싶다. 초음파 검사, 갑상선 스캔 검사, 세침흡인검사, B-Raf라는 단백질의 생성에 관여하는 BRAF 유전자 변이 테스트, 면역조직화학검사, PET이나 뼈 스캔 등의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주된 치료법을 설명해달라.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갑상선 절제술이다. 갑상선 유두암은 전절제술과 중심부 림프절 절제술이 기본적인 수술법이다.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갑상선의 다발성 병변으로 재수술 시행 가능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편측에 국한된 경우 한쪽 갑상선만 절제할 수도 있지만, 수술 전엔 발견되지 않았던 다발성암, 림프절 전이, 주변 조직 침윤으로 일부 예후가 좋지 않은 소견 등이 있다면 남은 갑상선도 제거하는 2차 수술이 필요하거나 적극적 추적관찰을 하기도 한다. 여포성 종양, 수질암, 역행성 암 등에서도 절제술이 기본이다. 어떤 종류의 암이라도 측경부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면 측경부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 암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을 통한 갑상선 호르몬 억제요법이나 미세한 갑상선 조직의 제거를 위한 방사성 요오드치료 등도 병행할 수 있다.
최근 갑상선암 로봇 수술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전통적인 기존 갑상선암 수술은 5cm 내외의 절개창을 내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고 각 개인의 성향에 따라 비후성 반흔이나 켈로이드가 동반될 수 있다. 로봇 수술은 이런 한계점을 보완해 절개 부위에 따라 겨드랑이, 유륜, 경구접근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목에 상처를 내지 않고 갑상선암을 제거할 수 있다. 제가 주로 하는 방법은 겨드랑이 접근법으로 겨드랑이 정중선을 따라서 가슴 외측에 5cm가량 절개해 로봇으로 갑상선을 절제한다. 로봇 수술은 3D 입체영상과 10~15배 시야 확대로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을 통해 부갑상선 혈관이나 목소리 신경 보존에 효과적이고 합병증 위험이 적고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다. 비용적 측면에서는 실손 보험 가입자라면 치료 비용의 일부분만 환자가 부담해 일반 수술과 비슷한 비용으로 치료할 수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70%대인데 비해 갑상선암은 100%던데.
100%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으면 고분화암의 치료 성적은 매우 좋은 편이다. 우리나라 갑상선암은 예후가 나쁜 미분화암 빈도는 매우 낮고 예후가 좋은 분화 갑상샘암(갑상선 유두암 혹은 갑상선 여포암)이 95% 이상으로, 수술 후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갑상선암 환자가 평생 살 수 있다 보니 재발 빈도도 약 30% 정도가 되지만,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갑상선 호르몬 억제요법이나 방사성 요오드치료와 같은 적절한 치료를 하면서 꼭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예방이나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가 중요해 보이는데, 유의할 점이나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갑상선암의 기전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진 않지만,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진찰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방사선 노출은 피하고,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적 소인이 있는지 전문가의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은 매우 천천히 자라고 적절하게 치료받으면 아주 좋은 예후를 보이니 과도한 걱정이나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 모든 질병이 그렇고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수면과 휴식 등을 통해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 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란 걸 꼭 기억하고 실천하라고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