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규근 의원 “기존 복지 조직 불신한 대체재일 뿐”
“향후 5년간 최대 158억원의 시민 재원 투입” 
이철조 의원 “초고령사회 대비한 복지 허브 시급”
시의회 본회의 표결 결과 반대 18석으로 부결

지난 19일 열린 제302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찬성 16표, 반대 18표로 부결 처리됐다.
지난 19일 열린 제302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찬성 16표, 반대 18표로 부결 처리됐다.

[고양신문] 이동환 고양시장의 핵심 공약이자 민선8기 복지정책의 근간이었던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이 결국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최종 무산됐다. 지난 19일 열린 제302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찬성 16표, 반대 18표로 부결 처리됐다. 이로써 수년간 지속됐던 복지재단 설립 논란은 재정 건전성과 기능 중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채 마침표를 찍게 됐다.

송규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9일 열린 제302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의 구조적 결함과 행정적 비효율성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송규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9일 열린 제302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의 구조적 결함과 행정적 비효율성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해당 상임위(문화복지위)를 통과한 조례가 본회의에서 부결된 결정적 계기는 이날 송규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반대 토론이었다. 송 의원은 조례안의 구조적 결함과 행정적 비효율성을 조목조목 짚으며, 재단 설립이 시민의 혈세 낭비로 이어질 것임을 경고했다.

송 의원은 우선 조례안 제3조에 명시된 사업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시민복지재단만큼 흐리멍텅하고 추상적인 단어가 혼재된 조례가 없다”며 “현재 시 집행부가 수행하지 못하는 구체적인 사각지대가 무엇인지에 대해 끝내 납득할 만한 응답을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즉 설립 목적에 명시된 ‘전문성 증진’이라는 수사가 실체 없는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제6조 제2항 ‘이사장은 시장으로 한다’는 규정에 대해서는 “독립적 감시와 견제 기능을 원천 봉쇄하는 설계”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시장이 출연금을 주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재단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구조는 출연 주체가 스스로를 감독해야 하는 모순을 낳으며, 향후 재단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정적 측면에서의 비판은 더욱 거셌다. 고양시의 전체 사회복지 예산 약 1조4500억원 중 국·도비 보조사업과 법정 의무지출을 제외하고 시가 자율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예산은 단 11%(약 1595억원)에 불과하다.

송 의원은 “실질적 정책 재량 영역이 10분의 1 수준인 상황에서, 향후 5년간 최대 158억원의 시민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납득 가능한 설계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32%대에 머무는 고양시 여건을 고려할 때, 충북 옥천군이 비용편익(B/C) 분석 결과가 낮아 설립을 백지화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고양시 희망복지지원단’을 비롯해 사회복지협의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기존 조직과의 기능 중복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송 의원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기존 단체를 지원하고 보완해야지, 대체재를 만드는 것은 예산 낭비와 역할 혼선만 야기할 뿐”이라며, 이는 결국 ‘조직을 위한 조직, 자리를 위한 자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조례안’ 찬성 토론에 나선 이철조 의원(국민의힘)은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기구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날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조례안’ 찬성 토론에 나선 이철조 의원(국민의힘)은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기구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반면 찬성 토론에 나선 이철조 의원(국민의힘)은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기구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 의원은 “고양시 노인 인구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2028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며 “고독사, 1인 가구 돌봄 공백 등 급증하는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양시만의 복지 허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 의원은 조직 신설에 따른 우려에 대해 “재단은 행안부 설립 기준에 맞춰 최소 인원(20명)으로 설계됐으며, 경기도 설립 협의와 경기연구원의 타당성 검토를 이미 통과했다”며 행정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히 “5년간 출연금 총액은 고양시 일반회계의 0.1%에 불과한 수준이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연속성과 효율성은 비용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기존 조직과의 중복 문제에 대해서도 ”수천 개의 복지시설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으로 연결할 전담 기구는 현재 고양시에 단 하나도 없다“며 “복지재단은 흩어진 정책 기능을 한데 모아 유사 중복 사업을 줄이는 행정 효율화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이 조례안은 지난번 지적 사항을 충실히 보완한 완성도 높은 안”이라며 “고양시 복지의 내일을 준비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의원들의 결단을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시의회는 송규근 의원이 제기한 ‘재정 건전성 및 기능 중복’ 우려에 더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부결로 인해 이동환 시장이 추진해온 복지 정책의 핵심 인프라 구축은 동력을 잃게 됐다. 

일각에서는 “어려운 시 재정 상황을 고려한 의회의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미래를 대비한 복지 혁신 기회를 잃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