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라현 고양시청소년의회의원(백신중 3)
[고양신문]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엄연한 시민이다. 「청소년기본법」 제5조의2 제1항은 ‘청소년은 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으로서 본인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언급하며 청소년의 참여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교육, 환경, 교통, 문화 관련 정책은 청소년의 일상과 직결되어 있다. 영향을 받는 당사자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성평등가족부의 「2026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5년 초(4~6)·중·고등학생 10명 중 8명(80.4%)은 청소년도 사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2023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13~24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제시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2.7%에 불과했다. 이는 청소년이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낼 기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청소년을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보다 보호와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오래된 시선이 자리하고 있다. 청소년은 아직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의견을 듣기보다 어른이 대신 결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이러한 현실을 직접 경험했다. 며칠 전 하교하던 길, 주민센터에서 고양시 관련 설문조사를 홍보하는 모습을 보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설문조사는 성인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내판을 다시 확인했지만, 어디에도 '성인'이라는 문구는 없었다. 단지 '고양시 시민'이라고 적혀 있었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 먼저, 청소년들에게 가장 연관 있는 학교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행법상 국·공립 학교에 두는 학교운영위원회는 그 학교의 교원 대표, 학부모 대표 및 지역사회 인사로 구성된다.
그러나 학생자치가 형식적인 활동에 그치지 않으려면,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할 때 재학생을 포함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여의치 않다면 학생들에게 방청권이나 발언권이라도 보장해야 한다.
지역사회 역시 변화해야 한다. 주민자치회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모아 정책에 반영하는 대표적인 주민참여기구지만, 고양시를 포함한 많은 지역에서는 연령 제한으로 인해 청소년의 참여가 어렵다.
이에 경기도 인권보호관은 이러한 연령 제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실제로 경기도 시흥시는 주민자치회 위원의 연령 제한을 폐지해 청소년도 주민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고양시 역시 청소년을 지역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으로 존중하고, 주민참여의 문을 넓혀야 한다.
청소년은 미래의 시민이 아니라 이미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이다. 청소년을 시민으로 존중하고, 그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청소년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결정의 자리에 청소년의 자리를 만드는 것. 그것이 청소년을 시민으로 인정하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