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 하나로유통 흡수합병
삼송점 포함 직영점 6곳 폐점

[고양신문] 최근 고양시 홈플러스의 연이은 폐점 소식에 이어 지역 농산물 유통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해온 농협하나로마트 삼송점도 내년 폐점 수순을 밟게 됐다. 이커머스의 부상과 대형 복합쇼핑몰로의 상권 집중 현상 속에서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의 ‘탈(脫)고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농협하나로유통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1월 1일로, 농협이 유통사업 전문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나로유통을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킨 지 약 12년 만이다.

내년 폐점이 결정된 하나로마트 삼송점. 농협경제지주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덕양구 핵심 상권에 위치했던 대형 마트가 또 하나 사라지게 됐다.
내년 폐점이 결정된 하나로마트 삼송점. 농협경제지주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덕양구 핵심 상권에 위치했던 대형 마트가 또 하나 사라지게 됐다.

농협경제지주는 이번 흡수합병에 맞춰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하나로유통 직영점 6곳의 폐점을 결정했다. 폐점 대상에는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삼송점을 비롯해 양주·신촌·양산·창원·동탄점이 포함됐다. 농협 측은 올해 안에 양주·신촌·양산점 3곳을 우선 폐점하고, 내년 중 삼송·창원·동탄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이번에 폐점되는 6개 점포는 하나로유통이 운영 중인 전체 직영 하나로마트 23곳 중 약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실상 직영점 4곳 중 1곳이 문을 닫는 고강도 구조조정이다. 농협 측은 지속적인 영업손실과 누적 적자로 인해 현재의 운영 방식으로는 점포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하나로유통의 경영 지표는 최근 수년간 악화됐다. 2023년부터 지난해(2025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액만 1113억원에 달한다. 연도별 영업손실 규모는 2023년 319억원, 2024년 404억원, 2025년 39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손실 역시 10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줄고 있다. 2023년 1조291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4년 1조2711억원, 2025년 1조1804억원으로 감소해 2년 새 8.6% 줄었다. 반면 부채는 2023년 2123억원에서 2025년 2885억원으로 35.9% 늘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최근 3년간 주요 재무 실적 지표. 매출 하락과 부채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최근 3년간 주요 재무 실적 지표. 매출 하락과 부채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합병 이후 농협의 유통 조직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농협경제지주는 하나로유통의 인력과 자산, 판매장 운영 기능을 넘겨받게 된다. 이후 적자 점포 정리와 조직 통폐합 과정을 거친 뒤, ​남은 하나로마트의 매장 운영을 또 다른 유통 계열사인 농협유통에 위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부동산과 점포 등 자산 소유권은 경제지주가 갖고, 농협유통이 현장 영업을 전담하는 형태다.

농협경제지주 산하 자회사 지배구조 현황. 합병 이후 유통 부문의 중복 기능을 최소화하고 농협유통 중심으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농협경제지주 산하 자회사 지배구조 현황. 합병 이후 유통 부문의 중복 기능을 최소화하고 농협유통 중심으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대규모 경영 효율화에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폐점이 확정된 각 점포의 근무 인원은 적게는 20여 명에서 많게는 10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측은 폐점 점포의 무기계약직 등을 인근 공판장이나 경제지주 산하 타 사업장으로 재배치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전체 직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단기 계약직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 여부는 불투명하다. 노조 측 통계에 따르면 현재 하나로유통 전체 직원 중 계약 기간이 2년 미만인 단기 계약직의 비율은 약 60%에 이른다. 반면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은 각각 20% 수준에 불과하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설명회에서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은 타 사업장으로 배치하되 단기계약직은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는 단기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선고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삼송점 폐점 결정은 인근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이 자리 잡고 있는 등 치열해진 상권 경쟁과 오프라인 유통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에 이어 농협 하나로마트까지 문을 닫으면서 고양시 대형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입지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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