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알려주는 구강건강과 세균이야기 『내 입속에 사는 미생물』

▲ 『내 입속에 사는 미생물』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책 읽고 공부하는 행복감을 만끽하며 쓴 책이다. 인문학 모임 ‘귀가쫑긋’의 주요 멤버이자 독서광인 김혜성 원장은 미생물 공부에 푹 빠져있다. 미생물 공부는 항균제 연구로 이어질 만큼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김혜성 사과나무치과병원 원장 책 출간
입속 세균 췌장암 등 전신에 영향


국내 임플란트 1세대 치과의사인 김혜성 사과나무치과병원 원장이 책을 냈다. 임플란트와 관련한 첫 책을 낸 지 14년만이다. 1990년대 치과계의 ‘세계적인 사건’으로 주목받았던 임플란트를 배우기 위해 가장 먼저 미국으로 달려간 의사 중 한 명이었던 김혜성 원장은 이번에도 먼저 화두를 꺼냈다.

두 번째 주제는 미생물이다. 우리 입속이 미생물 천지이며, 입속 질환은 모두 미생물이 원인이라는 것, 예방과 치료의 핵심은 이 미생물을 향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김 원장이 주목하는 점은 잇몸병과 충치는 물론 몸 전체로 퍼져 또 다른 질병을 일으키는 해로운 미생물을 제거하고, 이로운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며 대안을 찾고 있고, 지금까지 찾은 대안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치주 세균인 진지발리스에 대한 혈중 항체가 높으면 췌장암 위험이 2배 높아지고 치주질환을 앓아본 사람은 췌장암 위험이 64% 더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치주질환은 단순한 구강문제만이 아니라 인체 내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분들이 잇몸병을 간과하지만 치주질환이 다양한 전신질환에 관여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됩니다.”

김 원장이 제시하는 입속 미생물 관리의 대안은 프로폴리스와 프로바이오틱스, 강황, 정향 등 생약추출물이다. 모두 해로운 미생물을 제거하면서도 이로운 미생물은 살려내는 선별적 제어력이 검증된 항균제다.

저자는 그동안 만병통치약처럼 쓰였던 항생제가 해로운 미생물을 제거하긴 하지만 이로운 미생물까지 제거해버린다는 점,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또 그동안 잇몸병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잇몸약이 미생물과 관계없는 옥수수성분이나 비타민, 지혈을 멈추는 성분으로 구성돼 있음을 지적한다. 항생제에 의존해 면역력을 점점 잃어가는 현대의학의 약점을 보며, 잇몸약으로 버티다 질병을 키워 치과를 찾아온 환자들을 보며 뭔가 대안을 찾아야겠다고 나선 것이 미생물 공부였다.

저자는 진료를 온전히 보면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공부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구글스칼러에서 검색한 논문과 책을 번역해 읽으며 미생물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의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읽어내리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 인문학 모임 ‘귀쫑’의 주요 회원이자 다독가인 저자는 독서광에서, 새로운 의학의 흐름을 공부하고 의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생산하는 연구자이자 저자로서의 새로운 길에 진입했다. 몇 달 전에는 미생물 연구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저스틴 소넨버그 부부가 집필한 화제의 책 『건강한 장이 사람을 살린다』를 번역해 펴내기도 했다.

▲ 김혜성 사과나무치과병원 원장

김혜성 원장은 20여 년 동안 임플란트 연구와 시술을 하며 느낀 한계에 대한 대안을 미생물 연구와 항균제 개발에서 찾고 있다.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임플란트는 10년이 아니라 심지어 80년을 견뎌야 한다’는 그는 임플란트가 보다 온전한 기능을 하도록 보완하거나, 더 좋은 방법을 찾거나, 근원적인 대안을 갈망하고 있다. 잘 먹어야 건강한 만큼 치아 건강은 모든 건강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유’, 인간의 가장 큰 행복감을 지속시켜주기 때문이다.

책은 의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다루고 있어 의사가 꼭 읽어볼 만하지만, 의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읽을 수 있을 만큼 쉽다. 내내 높임말을 쓰며 마치 한 명의 환자를 앞에 두고 설명하듯이 친절하게 글을 이어간다. 읽고 나면 치과에 관한 한 상당한 전문가가 된 기분이 든다. 특히 칫솔질을 할 때, 음식을 먹을 때, 약을 먹을 때, 시시때때로 내 입과 내 몸속 미생물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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