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옥 ‘두메 풀밭’ 대표

[고양신문] 공인옥(56세) 두메풀밭 대표는 원당역 6번 출구 400m쯤, 예전 배다리 술 박물관과 이웃하는 곳에서 20년째 들꽃들이 마음껏 자라고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농장을 가꾸고 있다.

공 대표는 “조그마한 꽃잎을 자세를 낮추고 오래 볼수록 사랑스럽고 정겨우며, 찡하게 와 닿는 것이 들꽃의 매력이다”라고 말한다.

입구부터 노오란 빛깔이 들어간 무늬 줄사철이 줄기를 길게 뻗고서 울타리를 이루고 직접 뚝딱 뚝딱 만든 오래된 나무 입간판이 세월을 말해준다. 마당엔 이른 봄에 연보라색의 꽃잎을 피워냈던 깽깽이풀이 내년 봄을 기약하며 잎사귀로 인사를 건넨다.

작은 진분홍색 꽃잎을 보여주는 끈끈이 대나물, 보라색 꽃이예쁜 무늬부추, 노랑물싸리, 쥐손이풀, 무늬둥글레, 사초 등과 함께 어우러진 토우인형들이 반긴다. 한켠에 있는 준베리나무에는 먹음직스럽게 열매가 달려 있고 명자, 단풍나무, 부처손의 미니 느낌이 나는 구실사리와 이끼류들이 그늘에서 싱그럽다.

실내온실의 헤고판(착생식물 심는 나무고사리 종류)에는 잎 끝이 살짝 갈라진 ‘콩자개사자’가 경이로운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

공 대표는 “풍로를 닮은 풍로초 꽃잎은 일년 내도록 피고 지며, 깊은 화분에 뿌리를 살며시 올려서 심으면 분재처럼 멋스럽게 감상할 수 있다”라며 재배기술을 말했다.

잔잔한 꽃잎이 예쁜 꽃창포, 열매가 낙하산이 거꾸로 매달린 느낌을 내는 쥐방울 넝쿨, 작지만 예쁜 꽃을 보여주는 암담초, 분재사랑초, 이끼류 등이 살아가는 환경에 맞도록 배치되어 자라고 있다.

식물들은 함께 어우러질 때 더 예쁘다고 하는 공 대표는 “시댁 창고에서 잠자던 시할머니가 쓰시던 사발에 붉은 대나무와 무늬어성초, 구실사리를 심고, 조그마한 돌도 하나 올리고 나무 빨래판이 받침이 되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전용 화분이 아니라 오래된 찻잔, 밥공기, 대접을 비롯한 기왓장, 깨진 항아리들도 공 대표의 손에서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식물들의 근사한 보금자리로 만들어진다.

식물뿌리가 통기성이 좋아서 잘 자라도록 마사, 녹소토, 적옥토 등을 세척 후 혼합해서 적정하게 사용하며, 작은 용기일지라도 자연의 한 부분을 옮겨온 듯 한 신비로움을 나타낸다.

공 대표의 부모님과 형제들(2남 2녀)도 모두 고양에서 하다가 파주로 옮겨가서 오랫동안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남편은 같이 하다가 건축업을 한다. 어릴 때부터 꽃과 함께 자란 딸과 아들은 감성이 풍부하여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전공했다.

예전에 음악회와 사진전을 열었던 이곳 두메풀밭은 농협대 귀농귀촌 멘토링담당으로 현장실습이 이루어졌고, 파주농업기술센터 강사로도 몇 년 동안 역임했다.

마니아들의 요청으로 인터넷 들꽃 판매와 블로그(유쾌한 풀밭이야기)를 운영하는 공인옥 대표는 “들꽃들이 주는 위로와 행복의 공간을 많은 이들과 서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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