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인 인터뷰 -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최고 대행사에서 경험 축적
프로젝트 기획·실행력 탁월
도시는 문화를 먹고 사는 곳
고양 도시마케팅 필요성 절실
“콘텐츠 살아 숨쉬는 도시돼야”
[고양신문] “도시는 늘 바쁩니다. 오가는 사람도 많고 차들도 많죠. 모두들 분주히 움직이며 저마다의 길을 갑니다. 화난 것처럼 웃음기 없는 냉담하고 무뚝뚝한 얼굴은 도시인들 자화상의 한 단면 아닐까요. 그러나 도시가 늘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단지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정감을 느끼지 못하며 무심히 지나칠 뿐입니다. 저는 도시가 삶을 그려나가는 원고지라고 생각해요. 도시문화마케팅 컴퍼니를 표방하며 회사를 만든 이유입니다.”
월드컵·올림픽 등 통해 실력 쌓아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는 옛 금강기획, TBWA KOREA, 더와이즈 등 국내 대표적인 회사에서 25년 넘게 PR, 브랜드프로모션, 스포츠이벤트·마케팅·스폰서십, 행사기획 등을 담당했던 전문가다. 최고의 기업에서 일했던 만큼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다양하고 그 경험이 고스란히 실력으로 남았다.
1996년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부터 시작해 2002년 월드컵 때 서울광장을 수놓았던 국민응원콘서트,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2012년 런던올림픽 마케팅 등 대형 이벤트뿐만 아니라 SK텔레콤 공익캠페인, KT&G 사회공헌 프로그램, 아디다스 브랜드 캠페인 등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브랜딩 등 손으로는 다 꼽을 수없이 많은 작업에 참여했다.
“2017년에 이천도자예술마을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고 1년을 준비해서 예스파크로 브랜딩을 하고, JTBC와 함께 이천도자기축제 개막식과 축하 콘서트까지 진행했어요. 도자예술마을의 기획-출범-운영에 이르기까지 장기 프로젝트로 시작했는데 타의에 의해 그 프로젝트가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글로벌 명품 예술마을로 만들고 싶었는데, 기획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도시문화마케팅 전문회사 창업
윤 대표는 덕양구 행신동에 신혼살림을 차린 이후 24년째 살고 있는 고양시민이다. 물론 젊을 때는 서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느라 눈만 뜨면 고양을 떠나 있었지만, 마이스(MICE)·문화콘텐츠를 만들고 도시재생과 지역 문화사업을 기획하면서 도시문화마케팅 컴퍼니 와이어반컬쳐를 설립한 후에는 고양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깊이가 달라졌다.
2018년 고양시 마이스얼라이언스 회원사로 가입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MICE관련 업계의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파이브스타협동조합의 설립을 위한 정관 작성, 조합설립 신고 필요서류 준비 등 모든 일에 솔선수범으로 나섰다. 출범 2년차를 맞은 올해는 조합 회원사가 총 8개로 늘어났고, 고양시의 브랜딩 파워를 키우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요즘은 지방에 있는 작은 군 단위 지역에서 더 적극적으로 도시 마케팅을 추진합니다. 틈만 나면 자문을 구해오고 담당 공무원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더라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시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107만 인구를 가진 우리 고양시 입장에서 보면 시사점이 굉장히 크다고 봐요. 아파트 값에 대해서는 다들 할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고양시의 도시 브랜드와 경쟁력은 무엇이고 한국에 또 세계에 내놓을 우리의 문화자원은 ‘이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윤 대표는 90년대 중반 시작된 고양꽃박람회야말로 세계적인 경제 박람회로 키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었는데 의지와 전문성, 기획력과 추진력이 결여돼 오늘날의 모습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도시는 사람 이야기 그리는 도화지
와이어반컬쳐는 수준 높은 기획력으로 차별화된 도시관광, 문화행사와 도시 브랜딩 등 도시가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아 기획하고 실현하려고 만든 기업이다. 하지만 윤 대표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가수 양준일 콘서트, 이태원-경리단 아트&디자인페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연간 마케팅 사업 등 모든 프로젝트가 무산되거나 연기됐기 때문이다.
요즘은 파이브스타협동조합 회원사와 수시로 모임을 갖고 고양국제회의복합지구를 포함해 고양시 곳곳을 문화적 핫플레이스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가고 있다. 윤 대표는 정부 예산으로 고양시 여러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대해서도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래된 집의 지붕이나 창문 그리고 가게 간판 같은 것을 바꿔주고, 길 좀 넓히고, 그럴듯한 마을회관 하나 지어 놓으면 도시재생이 될까요? 정반대로 재개발을 통해 대규모 건설을 통해 대형 건축물을 지어놓으면 도시가 살아나는 것일까요? 도시는 문화를 먹고 사는 곳입니다. 과거에 그 속에 살았고 또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과 관계가 녹아 있는 곳이에요. 인간적 삶이 살아 숨 쉬는 그 이야기들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 콘텐츠로 만들어야 해요. 도시는 문화, 인문, 영상, 디자인 등 총 천연색 물감으로 그려야 하는 도화지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