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문제 제기로 공사 중단 1년 만에 
주민-환경단체-한강청-파주시 한 테이블
지속적 소통 통해 견해차 좁혀나가기로

주민·환경단체·한강유역환경청·파주시가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공릉천 하구 정비사업의 해법을 함께 논의했다. 
주민·환경단체·한강유역환경청·파주시가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공릉천 하구 정비사업의 해법을 함께 논의했다. 

[고양신문] “홍수 방재를 위한 불가피한 정비사업이다.” vs “생태계를 파괴하는 과도한 공사다.”

한강유역환경청과 환경지킴이들의 좁혀지지 않는 견해차이로 1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된 공릉천 하구 하천정비사업 현장에서 △지역주민 △시민단체(공릉천지키기공동대책위원회) △시행청(한강유역환경청) △지자체(파주시)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면담 자리가 성사됐다. 지난해 2월 시민단체의 첫 문제 제기가 시작된 이후 4개 주체들이 하나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머리를 맞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임 한강유역환경청장으로 취임한 서흥원 청장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현안들을 직접 챙기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덕분에 쉽지 않은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28일 공릉천 정비사업 파주지구 현장사무실에서 열린 관련 면담회에는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서 청장을 필두로 관련부서 공무원들이 다수 참석했고, 파주시에서도 이종춘 맑은물사업본부장과 과장·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참석자들에게 회의 취지를 설명하는 서흥원 한경유역환경청장. 
참석자들에게 회의 취지를 설명하는 서흥원 한경유역환경청장. 

무엇보다도 관심을 모은 것은 공릉천 하구가 자리한 지역(연다산동·송촌동·갈현리·법흥리)의 주민대표들과 공릉천지키기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측의 첫 대면이었다. 그동안 공대위 측이 생태적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공사 재개를 막아서는 데 앞장섰기 때문에, 일 년 동안 공사가 중단되며 불안을 감수해야 했던 지역주민들로서는 불편한 심기가 축적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사전에 입장이 조율되지 않은 채 시작된 회의가 자칫 ‘주민안전’과 ‘생태보전’이라는 가치의 충돌로 전개될 경우 헤어나기 힘든 민-민 갈등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회의 초반에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공대위 측 참석자들이 자연재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역설하며 공릉천 하구 공사의 생태적 개선을 요구했지만, 주민대표들은 주민들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또한 그동안 공대위 측이 한강청과의 대화만 시도했을 뿐, 정작 주민대표들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강하게 성토하며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회의가 진행될수록 공릉천 하구의 다양한 가치를 함께 지켜나가자는 커다란 대의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조금씩 인식의 간극이 좁혀지기 시작했다. 공대위 측은 그동안 주민과의 대화에 소홀했던 점을 인정하며 향후 최우선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주민대표들도 서로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부터 풀어나가자며 공대위 측의 협력 요청에 호응했다.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후속 모임을 갖고 각자의 요구와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공사가 중단된 공릉천 하구 제방 옆 배수로. 임시로 조치된 모래주머니가 삭아 터져버린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사가 중단된 공릉천 하구 제방 옆 배수로. 임시로 조치된 모래주머니가 삭아 터져버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 주민대표들은 △공릉천 하구의 홍수 피해 경험 △수해시 정부의 보상정책 미흡  등을 성토했고, 이에 공대위 측은 공릉천 하구의 생태적 탁월성을 강조하며 환경부가 공릉천 하구 농민들을 대상으로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계약을 적극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비공사와 관련해서는 한강유역환경청이 △둑마루 포장규모 축소(기존 5m를 3.5m로) △대전차 방어목적 대형수로 덮개 설치 △수로변 생태탈출로 확대 등의 보완책을 제시하며 “우기가 오기 전에 시급한 부분부터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공대위 측은 “제시된 내용에 대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짚었다.  

회의를 주재한 서흥원 한강유역환경청장은 “핵심 쟁점들을 정리하고 어느 부분에서 의견차가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면서 “아직 입장의 차이가 크지만, 합의점을 넓혀나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공대위 측 관계자는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해주신 주민분들, 그리고 어려운 자리를 마련해서 대화의 물꼬를 터 준 서흥원 청장님께도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면서 “더 넓어진 생각들을 모아 공릉천 하구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지혜를 찾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영천교에서 송촌대교까지 3km에 이르는 공릉천 하구 구간은 자연생태계가 가장 풍요롭게 보존된 지역으로 손꼽힌다. 파주와 고양의 시민활동가들은 이곳에서 진행되다가 일시 중단된 하천정비공사가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영천교에서 송촌대교까지 3km에 이르는 공릉천 하구 구간은 자연생태계가 가장 풍요롭게 보존된 지역으로 손꼽힌다. 파주와 고양의 시민활동가들은 이곳에서 진행되다가 일시 중단된 하천정비공사가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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