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콘텐츠 플랫폼 ㈜위뉴 황보율 대표(국립암센터 전문의)
국립암센터서 일하며 박사학위
의학지식 플랫폼 서비스 창업
근거 기반 헬스 콘텐츠 제공
“인류의 건강한 삶 기여하고파”
[고양신문] “국립암센터에서 지능정보화 책임관으로 일하면서 인공지능사업팀을 만들었습니다. 의료분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일이었죠. 암센터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 자체도 일종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그 과정에서 민간 기업과 지속해서 협업을 이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제게는 창업이 어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사실 무슨 큰 결심을 하고 회사를 만든 건 아닙니다(웃음).”
사업가로서의 길은 의사나 연구자로서의 길과는 전혀 다른 차원일 텐데 어떻게 그 어려운 창업의 길로 나서게 됐냐고 던진 첫 질문은 황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우문이었음이 분명해졌다.
공학도 마인드 셋 갖춘 전문의
황보율 대표가 내민 명함은 두 장이었다. 하나는 올해 설립 3년 차를 맞은 ‘위뉴(weknew)’ 명함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국립암센터’ 명함이었다. 헬스케어플랫폼센터 지능정보와책임관·인공지능사업팀장·암빅데이터인공지능연구과장·내분비내과전문의·의학박사·갑상선암센터··· ‘이 분은 의사인가, 공학자인가?’ 이름 앞에 있는 여러 직함을 보며 든 의문이었다.
“유전체학 분야를 선택해 의학과 간단한 코딩과 공학을 활용해서 석·박사학위를 논문을 쓰기도 했지만, 순수한 의미의 개발자는 아닙니다. 리눅스를 기반으로 기본적인 사항 정도를 다룰 수 있는 정도죠. 20년 전 의학 공부를 하면서 홈페이지를 제작해본 적도 있고, 어도비 등 웬만한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 위뉴가 생산하는 콘텐츠의 포맷은 거의 다 제가 구상하고 직접 디자인까지 했습니다.”
근거 중심 의료·건강 정보 쉽게 제공
국립암센터에 겸직신고를 하고 21년 7월 위뉴(weknew)를 설립한 황보율 대표는 의료 빅데이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학자다. 전자건강기록, 의료영상, 병리영상, 유전체 등 의료 관련 데이터를 통합해 인공지능 개발의 기반을 다진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보건복지부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2015년부터 국립암센터 재직 중에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2015년)와 박사학위(2020년)를 받을 정도로 일을 하면서 학업도 쉼 없이 이어갔다.
요즘은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각 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정보와 언론기사는 물론 블로그나 카페, 그리고 유튜브에도 각종 건강정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어렵거나 부정확하고 잘못된 정보, 광고의 영향을 받는 콘텐츠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자칫하면 잘못된 정보와 습관으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병원에서는 평균 3분 진료가 이뤄지다 보니 의사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이 큰 불만이 된 지도 오래다.
“위뉴는 각 분야 전문의, 의대 교수들과 함께 집단지성으로 만든 헬스케어 의료지식·콘텐츠 플랫폼입니다.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의학지식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는 그래픽 콘텐츠로 제작하고 누구나 편리하게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어요. 회사를 만든 근본적인 이유는 정확한 건강정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헬스 리터러시(health literacy)를 키우고, 근거 중심 의료정보를 통해 모든 사람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건강 관련 궁금증 1분 이내 해결
“그냥 두통인 줄 알았는데 뇌종양?”, “심근경색증 환자, 홍삼 먹어도 되나요?”, “유방암 환자, 코로나 백신 접종해도 될까요?”, “류마티스 관절염이 폐를 나빠지게 하나요?”, “임신 중에 커피를 마셔도 되나요?”, “공황장애는 어떤 병인가요?”, “암 치료 중에는 유기농 식품만 먹어야 하나요?”
위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이러한 질문과 답으로 구성된 콘텐츠는 아무리 길어도 1분 이내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카드뉴스 형태로 제공한다. 대한심장학회, 대한뇌졸중학회, 국립암센터, 질병관리청, 동국대일산병원, 중앙보훈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인하대병원 등 학회나 병원과 공동 제작한 콘텐츠이고, 의대 교수와 전문의로 구성된 120여 명의 위뉴 자문단이 콘텐츠에 대한 검증을 거치기에 그 진위를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뢰받는 콘텐츠 제작을 이어가다 보니 국제적 협업을 할 기회도 생겼다. 지난해 9월 연세의료원 제중원보건개발원과 협약을 맺고 세계보건기구 (WHO)가 진행하는 근시 예방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한 것. WHO는 세계적으로 근시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어 2050년에는 세계 인구 52%가 근시 환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근시 유병률이 가장 높은데, 이 지역 청소년층에서 근시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WHO와 연세의료원 제중원보건개발원과 함께 위뉴는 아동·청소년 근시 예방 캠페인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위뉴가 만든 의학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확산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황보율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와 손잡고 인공지능 서비스
그런데 이렇게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해서 과연 적절한 수익이 나오기는 하냐는 물음에 황보율 대표는 “위뉴는 창업 첫해부터 수익이 발생했고, 단 2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지난해에 10명 올해는 20명으로 직원 수가 늘었고 매출도 매년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며 “대부분 매출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양질의 의료콘텐츠를 B2B로 공급받는 헬스케어 기업, 병원, 보험사, 제약사, 대기업 등에게서 나온다”고 귀띔했다.
신뢰 기반 헬스케어 콘텐츠를 원하는 B2B 기업이나 기관에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 응용 프로그램과 소통하기 위한 일련의 약속) 방식과 맞춤형 알고리즘을 활용해 의학 지식을 더욱 자세하게 큐레이션해서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재방문이나 재사용이 늘어나면서 기업 이윤이 증가하고 기관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게 되다 보니 위뉴의 서비스를 원하는 곳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위뉴는 지난 6월 네이버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기반 거대 인공지능 언어모델을 통해 고도화된 의학 지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황보율 대표는 “눈부시게 진화하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소비자와 의료 전문가 사이의 놓여있는 높디높은 정보 비대칭을 줄이게 될 것”이라며 “위뉴는 네이버의 AI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헬스케어 지식서비스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형 의료·건강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위뉴는 올해 안에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아랍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2년 이내에는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서비스에도 나설 예정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는 2017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명을 선정·발표하면서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한현민군을 뽑았다. 그해 연말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군은 장래 꿈이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모든 사람, 인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누구는 슬프고 누구는 행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 같이 행복하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인터뷰 끝자락에 ‘사업적 목표와 개인적 소망이 무엇이냐’라고 던진 마지막 질문에 대해 돌아온 황보율 위뉴 대표의 답은 6년 전 한현민군의 목소리와 오버랩됐다.
“위뉴는 글로벌 플랫폼 회사를 지향합니다. 솔직히 전반적으로 높은 의료수준을 바탕으로 다양한 건강정보를 탁월한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곳은 지구상에 한국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약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의료기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좋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으면서 쉽고도 재미있는 명품 헬스케어 콘텐츠를 전 세계에 제공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생활습관을 바꾸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것이 사업의 목표이자 개인적 소망이기도 합니다. 인류 문명은 정신의 산물이잖아요. 위뉴가 만들어가는 지식플랫폼 역시 수많은 사람의 정신이 담긴 산물일 테고 인류의 삶이 더 나이지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것이라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