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콘서트 현장 스케치

에어컨 나오는 실내체육관에 MD 부스
50~60대 겨냥한 경찰의 특별한 캠페인
편의점 대신 국밥집…상권도 '영웅 효과'

[고양신문] 고양종합운동장이 수만 명의 인파로 다시 한 번 들썩였다. 하지만 이번엔 이전의 대형 콘서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가수 임영웅이 4∼6일 사흘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2(IM HERO - THE STADIUM 2)’을 연다. 첫날인 4일 일산 고양종합운동장 주변은 기존 글로벌 K-팝 그룹들의 공연 당시 몰렸던 다국적, 1020세대 중심의 팬들 대신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대 이상 중장년층 관객들로 채워졌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주최 측 행사 운영 방식은 물론 지역 상권의 소비 패턴까지 달라졌다.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공식 포스터. 물고기뮤직 제공.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공식 포스터. 물고기뮤직 제공.

하늘색 옷의 50~70대 여성 대부분

최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BTS, 빅뱅, 세븐틴, 엔하이픈 등 아이돌 그룹이나 해외 팝스타의 공연은 관객의 20~30% 이상이 외국인이었으며, 주 관람층은 10대와 20대였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임영웅 공식 팬클럽 상징색인 하늘색 복장을 한 중장년 관객들이 대화역에서 주경기장으로 향하는 보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임영웅 공식 팬클럽 상징색인 하늘색 복장을 한 중장년 관객들이 대화역에서 주경기장으로 향하는 보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취재진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대화역 인근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하는 보행자의 90% 이상은 임영웅 팬덤 상징색인 하늘색 의상을 착용한 50~70대 여성이었다. 지방에서 전세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상경한 중장년 모임 단위의 관람객이 주를 이뤘으며, 고령의 부모를 모시고 온 3040 세대 자녀들의 모습도 간혹 눈에 띄었다. 

MD 판매도 야외 텐트 대신 실내체육관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건 공식 기획상품(MD) 판매 부스 위치였다. 통상 고양종합운동장 외부 광장이나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운영하던 것과 달리 인접한 실내체육관인 고양소노아레나(고양체육관) 내부를 전면 대관해 판매 공간으로 조성했다. 

고양소노아레나 주경기장 플로어에 설치된 공식 MD 판매 부스. 수천 명의 인원이 실내에서 대기하고 있다.
고양소노아레나 주경기장 플로어에 설치된 공식 MD 판매 부스. 수천 명의 인원이 실내에서 대기하고 있다.
냉방이 가동되는 소노아레나 로비와 통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장년 관객들.
냉방이 가동되는 소노아레나 로비와 통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장년 관객들.

 

안전 펜스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굿즈 구매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모습.
안전 펜스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굿즈 구매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모습.

이는 장시간 야외 대기 시 온열질환이나 관절 무리 등 체력적 부담을 호소할 수 있는 고령 관객의 신체적 특성을 배려한 조치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쾌적한 실내에 부스가 차려졌고, 체육관 2층 로비와 관람석은 대기 시간 동안 쉴 수 있는 전천후 휴게 공간으로 제공됐다. 그 결과 수만 명이 운집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통제는 질서정연하게 이뤄졌으며, 행사 시작 전 구급차로 이송되는 응급 환자 발생 건수도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객 맞춤형 경찰 치안 서비스

공연장 밖에서는 지역 치안 당국의 기민한 대응이 돋보였다. 일산서부경찰서는 고양종합운동장 입구 광장에 인력을 배치해 ‘보이스피싱 및 금융사기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일산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콘서트 관객들에게 다가가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물을 배부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산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콘서트 관객들에게 다가가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물을 배부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단순 질서 유지나 교통 통제를 넘어 특정 범죄 예방 캠페인이 대형 공연장에서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자녀 사칭 메신저 피싱이나 스미싱 범죄의 가장 큰 피해 타깃이 50~60대 여성이라는 통계 데이터에 기반한 선제적 조치다. 현장의 경찰관들은 관객들에게 다가가 예방 수칙이 담긴 전단과 부채를 배부했다.


편의점 대신 ‘국밥·한정식’

대형 공연이 열릴 때마다 대화역 인근 상권이 겪는 딜레마도 이번 행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통상 1020 관객들은 편의점 간편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선호해 인근 식당가로의 경제적 낙수효과가 미미했다. 그러나 이날 대화동 먹자골목과 역세권 상가는 몰려든 중장년 관객들로 인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대화역 주변 버스정류장에 부착된 임영웅 콘서트 광고판. 지역 상권과 행사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있다.
대화역 주변 버스정류장에 부착된 임영웅 콘서트 광고판. 지역 상권과 행사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있다.
대화역 인근 한방병원 건물과 식당, 카페 주변 인도까지 관객들이 가득 들어차며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화역 인근 한방병원 건물과 식당, 카페 주변 인도까지 관객들이 가득 들어차며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설렁탕, 순댓국, 한정식 등 일반 한식당은 점심시간 전부터 재료가 소진돼 영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추가 식자재를 급히 조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인당 구매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장년층이 단체로 식당과 프랜차이즈 카페를 이용하면서 상인들은 “평소 주말 매출의 2~3배 이상을 기록했다”며 반색했다. 대규모 지역 행사 유치가 실물 경제 활성화로 직결되는 사례인 셈이다.

 

드론쇼 등 야간 볼거리 마련도 눈길

안전 관리 외에도 본 공연을 위한 준비 현장 역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야간 공연의 주요 볼거리인 대규모 드론 라이트쇼를 위해 보조경기장 인근에 수백 대의 드론이 정렬된 모습이 확인됐다. 

주경기장 주변 통제구역에 야간 드론 라이트쇼를 위한 군집 드론 수백 대가 정렬돼 있다. 이중 안전 통제선이 쳐져 있다.
주경기장 주변 통제구역에 야간 드론 라이트쇼를 위한 군집 드론 수백 대가 정렬돼 있다. 이중 안전 통제선이 쳐져 있다.
오후 시간대, 안내 요원들의 통제에 따라 동문과 남문 게이트를 통해 질서 있게 주경기장으로 입장하는 관객들.
오후 시간대, 안내 요원들의 통제에 따라 동문과 남문 게이트를 통해 질서 있게 주경기장으로 입장하는 관객들.

이번 임영웅 고양 콘서트는 단순히 대형 아티스트가 고양시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넘어, ‘관객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춰 유기적으로 대응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줬다. 고양시가 향후 글로벌 K-팝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거점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례에서 도출된 관객 맞춤형 공간 활용과 행정 지원 매뉴얼을 지역 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제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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