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척추통증학회, 정부의 일방적 비급여 통제 정책에 강한 우려 표명
춘계학술대회서 전문가들 문제 제기
치료의 질 하락과 병원 경영난 초래
일방적 규제 아닌 합리적 기준 절실
의료계 자정과 제도개선 병행 필요
[고양신문] 대한척추통증학회(회장 이평복)는 지난 19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패널토의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경막외강신경성형술(PEN)의 관리급여 전환' 정책이 의료현장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토의에는 마취통증의학과와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참석해 관리급여 전환에 따른 수가 산정, 적응증 제한, 입원 적정성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토의에서 경막외강신경성형술이 수술을 피하거나 지연하는 데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로 자리 잡았는데, 관리급여가 되면 수가 제한, 재료대 조정, 시술 횟수와 적응증 엄격화가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여러 차례 강조됐다. 특히 수가가 낮아지고 삭감 우려까지 더해지면 병원들이 시술을 기피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신경성형술을 선택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일부 참석자는 관리급여는 가격 상한과 진료량 통제가 결합한 제도라며 이로 인해 환자는 수술과 비수술 사이의 선택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로 참여한 신진우 교수는 "관리급여는 명칭과 달리 실제로는 수가와 횟수를 강하게 통제하여 시술 자체를 어렵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크다"라며 "정당한 시술임에도 향후 삭감이 발생하면 병원은 과잉진료라는 오명을 쓰게 되어 의료기관과 환자 간의 신뢰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동아 교수는 "관리급여 지정 시 카테터 등 재료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수가가 낮게 책정되고 시술이 조정될 경우, 병원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뿐 아니라 관련 의료기기 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책의 다각적인 부작용을 지적했다.
경막외강신경성형술 시행을 위한 기준, 재시행 간격, 연간 시행 가능한 횟수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시술 전 3개월 정도 보존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대한 의견으로 '3개월 보존적 치료 후 시행'이라는 적응증 제한을 두게 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신화용 교수는 "급성기 환자에게 조기에 신경성형술을 시행하는 것이 만성 환자보다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다"고 했고, 신동아 교수는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3개월을 무조건 기다리게 하는 것은 고통을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1~2회 정도 신경차단술 시행 후 증상의 개선이 없으면 시행하는 안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최근 보험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입원 적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학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박휴정 교수는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주요 합병증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6시간 관찰'은 환자 안전을 위한 임상적 골든타임"이라며 관련 논문을 근거로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일부 의료기관의 무분별한 시술 행태에 대해서는 자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적응증을 무시한 무분별한 시술이 정책적 규제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전문가 집단의 내부 감시 체계 강화를 주장했다.
이평복 대한척추통증학회장은 "신경성형술은 불필요한 척추 수술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해 온 유효한 치료법"이라며 "정부는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학회의 전문성을 존중하여 적응증, 시술 간격, 횟수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척추통증학회는 향후 의협 및 주요 과별 학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의 관리급여 논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